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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철학

지하생활자의 수기

작성자crazy for you|작성시간04.05.12|조회수307 목록 댓글 0

전공 : 영어교육과
학번 : 200214338
이름 : 이혜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읽고...

[주제]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환경을 무시하고서 오로지 나만의 세계에 빠져든다는 것은 과연 가능한가. 과연 실존이란 무엇인가. 자기 속으로 무작정 빠져든다는 것은 결국 어찌되겠단 말인가. 타인은 진정 나와 별개인가.

[구성]
  "지하생활자의 수기"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은 "수기"라는 형식을 빌려서 제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 1부 지하의 세계
  "수없이 많은 미해결의 문제를 하나의 문제로 끌어가기 때문에 그 주위에는 무언가 숙명적인 잡탕 같은 것이 이루어진다."
  "그것은 지극히 미묘하여 때로는 의식으로 포착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두뇌의 융통성이 없는 인간이나 신경이 둔한 인간은 이 문제에 관해선 뭐가 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인간이란 언제 어디서든 이성이나 이익이 명령하는 것에 따르기보다는 하고 싶은 짓을 제멋대로 하고 싶어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설사 자기 자신의 이익에 반대되더라고 하고 싶은 걸 어쩌겠는가. 뿐만 아니라 천하없는 일이 있어도 꼭 그렇게 해야만 할 경우도 있다."
  "그런데 여러분, 2 2는 4는 이미 생활이 아니고 죽음의 시작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 수기의 첫머리에서 자의식은 인간에게 가장 큰 불행이라고 말한 바 있지만, 그러나 인간이 그 불행을 사랑하여 어떤 만족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이네가 단언한 바에 의하면 인간은 자기 자신에 관해선 반드시 거짓말을 하게 마련이므로 정확한 자서전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예컨대 루소만 하더라고 자기 참회록 속에서 줄곧 자신을 헐뜯고 있는데, 그것은 허영심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라고 봐야 한다."
  제 2부 진눈깨비의 연상에서
  "그러나 음탕의 시간이 끝나면 나는 형언할 수 없는 메스꺼움을 느꼈다. 회한이 엄습해 왔다. 나는 그것을 물리치려고 애썼다. 너무나 메스꺼워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나한테는 모든 것을 체념케 하는 도피처가 있었다. 이를테면 모든 '아름답고 고귀한 것' 속으로 숨어들어가 버리면 되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이런 소릴 지껄이는지 나 자신 알 수가 없었을 뿐더러, 일종의 공포감에 휩싸여 온몸이 얼음처럼 싸늘해 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의견]
  이 책의 첫부분을 읽으면서..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자꾸만 의식하게 되는 것은 주인공의 태도이다. 딱히 말하자면, 그것은 "나는 당신들..특히 독자..를 고려하지 않고서 글을 쓰겠다"라고 명시함으로써 오히려 "나는 당신들이 너무도 신경쓰여"를 강조하는 듯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책의 구성상 제 1부와 2부에서 모두 드러나고 있다. 얼핏 읽으면 주인공은 그의 주변 상황이나 인물들에 대해서 무관심한 듯..무시하고 지나치려는 듯 하지만, 주인공이 보여주고 있는 의식의 흐름들은 그와는 정반대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남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지뿐만 아니라, 과연 내가 남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는 가를 누구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염려하고 신경 쓰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모뿐만이 아니라, 나의 심리상태 그리고 다른 이들의 심리상태까지 짐작해서 고민하고 있다. 내가 어떤 모습일 때 남들은 과연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식으로 여길지를 염두에 두고, 그 뒤에 나의 행동을 결정하고 - 이때 결심했던 행동들은 결과적으로 그다지 좋진 않은 듯하다.- 그런 후에 그 행동에 따른 남들의 심리상태를 짐작하고...주인공은 매사에 이런 과정을 되풀이한다. 이것을 자기 내면 세계라고 말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이 과정에 있어서 그 첫단계인 "어떤 모습"이라는 것이 순수하게 자기만의 결과물일까. 그것은 시작부터 다른 이들의 시선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인공이 하고 있는 일련의 의식 상태에서 혼자서 이루어 낸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난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지하생활자의 수기"에서 보여지고 있는 주인공은 안테나를 모조리 외부 세계로 향하고 있는 듯 하다. 장교와의 일, 친구들과의 연회, 그리고 리자와의 사건에서 주인공은 기존의 실존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아니, 그것을 실존이라는 말로 부르고 싶다면, 그것은 철저히 사회 속에서의 그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것은 그다지 실존적이지 못하다. 상황 속에서 선택을 하는 주요 원인은 다른 이에게 내가 어떤 식으로 여겨질 지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과연 그것이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실존인지 의문이다. 나의 실존이란 것이 뭔가에 의해서 만들어져야 쓰겠는가. 지금껏 수업 시간에 배운 실존은 이 책을 읽고나서 잠시 보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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