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 생각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펼쳐 주는 도구
생성형 인공지능이 등장한 이후 세상은 기대와 우려 속에 변화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저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어 내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직접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본 경험을 돌아보면, 그 어느 한쪽의 평가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필자는 오랫동안 성경을 묵상하고 신앙과 사회, 역사에 대해 생각해 왔다. 수십 년 동안 머릿속에 쌓여 있던 생각들은 설교와 대화 속에서 일부 표현되었지만, 대부분은 단편적인 형태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하나의 성경 본문에서 출발한 생각이 다른 본문과 연결되고, 개인의 신앙적 묵상이 교회와 사회, 민족과 국가의 문제로 확장되었다.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생각들이 글의 형태를 갖추고 체계적으로 정리되기 시작했다. 블로그와 카페에 올린 글들을 읽은 사람들 가운데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생각을 대신한 것이 아니라 생각을 펼쳐 주었다는 사실이다.
좋은 씨앗이 없는 땅에서는 아무리 좋은 농기구가 있어도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다. 반대로 좋은 씨앗이 있어도 농기구가 부족하면 그 가능성을 충분히 펼치기 어렵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농기구에 가깝다.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과 사고, 독서와 묵상이 있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드러난다.
실제로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내용은 언제든지 검토와 수정이 필요하다. 때로는 오류도 있고, 깊이가 부족할 때도 있다. 그러나 적절하게 활용하면 생각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게 해 주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신앙인의 입장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은 더욱 흥미로운 의미를 가진다. 하나님께서는 역사 속에서 새로운 도구와 기술을 통해 복음과 지식이 확산되는 길을 열어 오셨다. 인쇄술은 성경 보급을 가속화했고, 라디오와 텔레비전은 복음 전파의 영역을 넓혔다. 인터넷은 지리적 한계를 무너뜨렸다. 생성형 인공지능 역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한 도구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이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묵상은 대신할 수 없고, 기도는 대신할 수 없으며, 신앙적 결단도 대신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존재하는 생각과 경험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데에는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오늘날 생성형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시선은 종종 지나친 기대와 지나친 두려움 사이를 오간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은 다른 가능성을 보여 준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의 사고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 오랫동안 쌓아 온 지식과 경험을 더욱 넓고 깊게 표현하도록 돕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인공지능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