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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칼럼

뉴턴과 흄의 감성적 반작용

작성자이병기|작성시간26.06.22|조회수12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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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과 흄의 감성적 반작용

6.3 지방선거가 끝난 지 약 20일이 흘렀다. 애매모호한 선거 결과로 인해 중앙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해석이 갈리면서 또다른 갈등과 대립도 연동되는 분위기다. 지역적으로는 승패가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는 묘한 승패가 연출됐기 때문인데, 이는 모두가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각자가 자신의 입장에서 유리하게 바라보기일 뿐이다. 다양한 관점의 세상이 낳는 풍경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확실히 예상 밖이다. 당초 저조한 선거율이 대폭 상승했으며, 그로인해 선거관리위원회가 부실 선거를 조장하면서 국회의 국정조사위원회가 구성되는 사태를 낳았다. 중앙정치권은 재선거 소청을 결의하기도 하고, 정당 별로는 당권 싸움의 빌미가 제공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의 문제는 저질 공천으로 보인다. 공천 과정에서의 온갖 추문과 진흙탕 싸움도 목불인견이었지만 공천 이후의 불협화음도 유권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그래서 정치 무관심이 정치혐오로 번지면서 투표 참여 저조 현상을 예고했는데, 결과는 오히려 냉정한 유권자 심판이었다. 대국적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 주는 형색이었지만 부분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심판도 준엄했다.

이러한 전국 지방선거 저질 공천 현상은 종로구 지방자치 선거에도 나타났다. 공천 과정에서 폭로된 돈 봉투 전달 의혹이 그대로 묻혔으며, 후보자들의 음주운전 전과나 허위학력 의혹 등도 아랑곳없는 공천이 이뤄졌다.

더군다나 주민의 정서에 어긋나는 후보자와 주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후보자들 공천하면서 주민의 불신을 키우는 형국을 보였다. 특히 무슨 오류인지 구의원 무투표 당선을 구의회 의원 정수 50%에 해당하는 5명을 탄생시킨 것은 주민의 선택권과 참정권을 속절없이 침해한 경우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는 끝났고, 다음 임기 시작은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천둥과 번개 그리고 비바람과 폭풍이 지난 뒤 새로운 날들이 펼쳐지듯이 과거보다 나은 지방자치가 전개되길 기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로 지방자치가 시작도 전에 반목과 대립 양상이어서 우려스럽다. 구청장 당선자 측의 인수위원회가 구청의 모든 인허가 중단을 밝히고, 당선자가 직접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중지를 요구하면서 소란이 발생했다. 심지어 구청 주무 부서에서 인가를 강행하면 공무원들에 대한 감사도 펼치겠다고 압박하면서 뉴턴의 작용과 반작용 법칙이 나타나는 형국이 됐다.

이른바 현직 구청장이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시행계획 변경을 인가하고 구보에 고시까지 하면서 현직 구청장과 신임 당선자 간에 대립과 갈등이 표면에 드러난 것이다.

이번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는 지난해 10월부터 불거진 아주 민감한 사안이어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당초 서울시가 지난 21년간 지지부진했던 사업의 추진을 위해 건축물 높이를 완화하면서 국가유산청의 반발을 샀고, 이것이 정치권의 진영 간 대결 구도로 번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증폭시켰던 사안이다. 서울 도심 재개발사업의 추진과 그 앞의 종묘 문화재 보존이라는 목적과 원칙이 상호 충돌하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정치권의 정치 공학 또는 선거 공학이 결부되어 개발 대 보존이라는 백가쟁명이 소란스러웠던 부분이다.

그 후 서울시가 지난 5일 세운4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 대한 건축물 안전영향평가를 조건부 의결했는데, 이는 서울시 차원의 재개발정비사업 통합심의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는 것이며, 앞으로 사업시행허가 단체인 종로구의 인가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종로구는 오는 24일까지 인가 여부를 확정 지을 예정이었다.

문제의 발단은 이러한 상황에서 당선자 측이 인가 중지를 요구하고, 더 나아가 종로구청에서 인가를 하면 공무원에 대한 감사를 펼치겠다고 압박을 하면서 작용, 반작용이 싹튼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20년 지연된 재개발사업의 추진과 국가문화유산보존이라는 이분법적 논란은 차치하자. 지역의 발전과 주민의 재산권 보호 그리고 역사문화환경 보존이라는 주장은 양측 모두 일리가 있으며, 나름대로 설득력이 없지 않다. 더군다나 앞으로 법원의 행정소송과 세계유산영향평가(HIA)라는 관문도 남아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개발과 보존의 이분법적 옳고 그름은 이번 갈등의 본질이 아니다.

이번 반목과 대립의 씨앗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다.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이성은 감성의 노예라고 주장했듯이, 아무리 이성적으로 옳고 그르다고 판별해도 감성적으로 좋고 나쁨이 행동을 결정한다는 주장이다. 오늘날 양자물리학이 발전하면서 발견한 심장의 진동파가 뇌의 진동파의 60배라는 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종로구청장 당선자 측이 아무리 옳은 결정을 했다고 해도 방법론이 잘못된 것이다. 아직 정식 임기가 시작도 하지 않은 시점에서 강압적으로 이래라 저래라한 것도 부적절했지만 더 나아가 공무원 감사 운운한 것은 성급하고도 오만한 압박인 셈이다.

다시 뉴턴의 작용 대 반작용 법칙으로 돌아가서, 흄의 감성 우위론을 적용하면 아직 임기가 남은 구청장 입장에서는 감성적 반작용을 결행할 수도 있는 경우다.

순리대로 물 흐르듯이 노자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생각했다면 이번 논란은 생기지도 않을 부질없는 오만의 소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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