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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손길

작성자수여연필|작성시간26.05.05|조회수62 목록 댓글 9

임영웅 - 엄마의 노래

김광석 -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 가능하면 원곡자 곡으로 듣고 싶어요)

나드리님 이번 달에는 가정의 달이고 이번 주 금요일 어버이 날이지요

제가 3월 17일 문학글방에 올렸던 < 엄마의 손길 > 글을 나드리님이 낭독 해주시면 글이 더 빛날 것 같아요

ps : 방송 분량이 길면 축약해서 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긴 글 낭독해주시는 나드리님 그리고 청치자들께 양해 부탁드립니다.

 

                 엄마의 손길

 

뜨락에 꽃이 피었다.

엄마는 매년, 꽃을 심듯 시간을 심으셨다.

마당의 절반은 화단이었고, 한쪽 모퉁이에는 상추, 고추 등을 가꾸었다.

그 손길이 닿은 푸성귀들은 자식들의 입맛을 깨우곤 했다.

작은 햇살처럼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우리 밥상 위에 생명을 올려놓았다.

 

엄마가 심은 꽃과 채소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매일 마당을 거니는 발걸음마다 속삭이는 이야기였고, 바람에 흔들릴 때

마다 기억 속에 작은 향기를 남겼다.

나는 그곳에서 자라나는 생명을 바라보며, 엄마의 손길이 삶을 어떻게 비췄는지 배워갔다.

마당 한편의 정원은 흙과 씨앗의 공간이 아니라, 사랑과 추억이 뿌리내린 자리였다.

햇살과 바람, 흙냄새와 푸른 잎사귀 속에서 나는 매년 반복되는 계절에 엄마의 손길을 느끼며 성장했다.

 

봄이면 엄마는 가장 먼저 꽃밭을 정리하셨다.

제철 따라 채송화, 나팔꽃, 사루비아, 메리골드, 국화가 차례로 피었고, 마당 가득생명이 숨 쉬었다.

벌과 나비가 뒤섞여 춤추던 장면은 지금도 마음에 선명하다.

대문 옆에는 내 키보다 큰 라일락 나무가 서 있었다.

 

엄마의 손길은 꽃밭뿐 아니라, 집 짓는 흙 위에서도 이어졌다.

부천시 소사동에 터를 닦고,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워 한 칸 한 칸 정성으로 한옥을 지을 때도 그랬다..

‘엄마는 집을 지을 때 힘들었을 텐데…….’

한 번도 힘들다고 하신 말을 들어 본적이 없다.

‘엄마는 그런 건가?’

안방과 건넌방 부엌에는 연탄아궁이가 있었다. 연탄불로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드셨다.

구들장의 온기처럼 엄마의 마음은 내 몸과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

물은 지하에서 펌프로 길어 올려 사용했고, 재래식 화장실은 대문 쪽에 있어,

늦은밤이나 얼음이 꽁꽁 어는 한 겨울밤이며 가기가 싫었다.

 

엄마는 내가 어릴 적부터 삯바느질로 오남매를 키웠다.

‘그 세월이 얼마나 고단했을까.’

며느리 둘을 맞으시고, 딸 셋을 시집보내며 평생을 바느질처럼 정성으로 이어가셨다.

세월이 흘러 엄마의 허리는 굽었고, 머리칼은 들녘의 억새처럼 희어졌다.

 

형은 엄마의 손길로 지었던 한옥을 헐고, 그 땅에 3층 빌라를 지었다.

엄마는 “나 죽고 나면 새로 지으라.” 하시면서 몹시 섭섭하게 여기시는 눈치였다.

‘왜 안 그러시겠는가.’ 꽃 심을 마당이 없어졌으니.

뜨락이 사라지자 엄마의 웃음도 꽃잎처럼 하나둘 떨어졌다.

엄마는 꽃밭이 있는 집을 떠나, 아흔다섯 해에 세월을 끝으로 먼 길을 가셨다.

지금도 저세상에서 ‘올 봄에는 어떤 꽃을 심을까?’ 라고 궁리하고 계실까.

그래서 봄이면 더 생각난다.

 

작년 추석, 오남매는 부모님 선영에 국화 화분을 바쳤다. 올해 설날에도 엄마가 좋아하셨던 꽃을 들고 가리라.

 

세월이라는 강물이 흘러도, 시대라는 바람이 불어도, 내 마음속 정원에 엄마의 손길로 심은 꽃이

여전히 고요히 피어 있다.

오래된 책갈피처럼, 나의 삶을 잔잔히 물들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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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음마한 | 작성시간 26.05.05 new 방가워요 수여연필님 잘 지내시죠
    엄마생각 납니다 부모님 소중한 시간 떠오르고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감동입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나드리님 음악 함께 들어요
  • 답댓글 작성자수여연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05 new 고맙습니다
    부족한 글
    좋게 읽어 주셔서
    감솨해요
  • 작성자신념 | 작성시간 26.05.05 new 음미하고 잘 들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수여연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05 new 서투르고
    부족한 글
    좋게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작성자안 드 레 이 | 작성시간 2시간 22분 전 new 고은 수여님
    그래요
    짙은 그리움 으로 적어내는 편지

    아마도 누구에선가
    그런 그리움에 편지를 받는다면
    이또한 가시는 먼길에서

    잔잔히 바라보는 그리움에 한켠 이겠지요
    수여에 짙은 그리움에
    편지을 함께 하며

    생각해 봅니다
    그래요 수여님 가끔은 저도 아파요
    그리고 엄마가 보고파서 눈물이 납니다 ㅡ ㅡ

    울엄마 먼길 떠나실때
    어떤 마음 이었을가 ?
    엄마 ㆍ아빠

    떠나는 순간 떠나는 순간 못보고
    떠나신 후에야 붙들고 울었는데
    하얀봄 아카시아 있는 그림이 그려질때면

    장부의 서러운 가슴에
    차디찬 그리움으로
    마음을 더 시리게 합니다

    ㅡ네ㅡ
    고은 그리움에 수여님
    그렇게 저렇게 인생길 마음길을

    걸어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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