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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말잇기 해요

네? 내가 벌써 중년이라~~고

작성자러비코즈.|작성시간26.06.16|조회수56 목록 댓글 9

6월의 무더위는 정말 눈치가 없습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정수리가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것이

마치 제 인생의 전성기처럼 뜨겁기만 합니다.

어느 날 퇴직한 친구 녀석이 땀을 뻘뻘 흘리며 톡을 보냈더군요.

야 나 요즘 너무 더워서 에어컨 밑에서 꼼짝도 안 해 완전 네비게이션 인생이야

그게 무슨 소린데?

와이프가 가라는 대로만 가고 경로 이탈하면 경로를 재탐색 하면서 바가지 긁히거든...

웃을 일이 아닌데 격하게 공감하며 배를 잡고 굴렀습니다.

우리 중년들의 여름은 참 그렇습니다.

거울을 보면 머리숱은 에어컨 바람에 날려갈 듯 가벼워졌는데

어깨에 얹어진 삶의 무게는 쌀 한 가마니보다 무겁습니다.

집에서는 아이들 눈치 보느라 리모컨 주도권도 뺏기고

밖에서는 젊은 친구들 트렌드 따라가느라 가랑이가 찢어집니다.

얼마 전에는 마트에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려는데

뒤에 젊은 애들이 줄을 서 있길래 괜히 당당해 보이고 싶어서 외쳤습니다.

아가씨 여기 아아 한 사발... 아니 한 잔 최고로 차갑게 쌔리 주세요

순간 정적~ 쌔리주세요라니... 제 입에서 나온 80년대 감성 용어에 알바생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보며 속으로 외쳤습니다

... 제가 틀딱입니다ㅎㅎ

 

하지만 여러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무더위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우리가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젊은 날에는 인생이 고속도로인 줄 알았습니다

엑셀만 밟으면 시속 200km로 질주할 줄 알았죠

하지만 지금 보니 우리 인생은 꽉 막힌 여름철 휴가지 초입 도로 같습니다

풀엑셀을 밟고 싶어도 기름값 무섭고

앞차(노후 걱정)와 뒤차(자식 걱정) 사이에 끼어 고작 시속 20km로 기어갑니다

어떤 날은 정말 힘들어서 네 발로 기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땀에 쩔어 갈 때

통장 잔고가 에어컨 실외기처럼 뜨겁게 녹아내릴 때

라떼는 말이야~ 하다가 꼰대 취급당하고 입을 닫을 때~

 

그런데 말입니다. 기어가는 게 창피한 건가요?

아닙니다.

멈추지 않고 어떻게든 앞으로 가고 있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에어컨 필터에 먼지가 끼듯 우리 마음에도 세월의 먼지가 좀 꼈을 뿐

우리 엔진은 아직 생생합니다

 

자 가슴을 쫙 펴고 이 무더위와 삶의 무게를 한 방에 날려버릴

네가지 주문을 외쳐봅시다

~긍정의 마법

누군가 태클을 걸면~ 네 ~ 맞습니다 하고 쿨하게 넘기기 (정신건강에 최고)

네려놓기~욕심 버리기

백만장자는 못 돼도 오늘 퇴근길 시원한 캔맥주 한 캔에 행복해하기

네모나게~둥글게 살기

모난 세상 내 마음이라도 네모나고 각지게 버텨내며 중심 잡기

네 인생~ 주인공은 나

누가 뭐래도 이건 내 인생이다 하고 거울 보며 윙크 한 번 날리기ㅎ

 

한바탕 웃고 나니 조금 시원해지셨나요

사실 우리가 이렇게 더운 여름을 힘들게 버텨내는 이유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늘이 되어주기 위해서입니다.

뙤약볕 아래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으면 그 아래 지나가던 사람들이 잠시 땀을 식히고 가잖아요

당신의 처진 어깨는 당신의 거친 손은 이미 가족들에게

그리고 이 사회에 가장 시원하고 든든한 느티나무 그늘입니다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 마세요

오늘 저녁에는 집에 들어가기 전 편의점에 들러 가장 차가운 아이스크림 하나 사 들고 가세요

그리고 거울 속 나에게 씩 웃으며 한마디 건네는 겁니다

네 이놈 그동안 버텨내느라 참 고생 많았다 넌 참 멋진 중년이야

시원한 바람은 곧 불어옵니다 가을은 반드시 오니까요.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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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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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보연 | 작성시간 26.06.17 왠지ᆢ러비코즈님은 중년이 안 어울리실듯ㅎ
    아무리 젊게 입고
    젊은 사람처럼 행동을 해도
    어느새 나이가 드러나더라구요

    그나마 이젠 조금 너그러워지고
    융통성 있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어서
    제 스스로에게 감사하고 있어요

    야ᆢ보연이도 이제 나이드니 조금씩
    사람의 향기가 풍기는구나ᆢ하고

    혼자서 카페도 잘가고
    오늘은 너무 더워서 반바지입고 출근 했더니
    고참 언니들이 제가 남자 꼬시려고 저러는 거라고
    흉을 봤다고 하네요ㅋ

    일할때는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일하는데
    아무래도 그 언니들 눈에는 낯설고
    불편하게 보이나봐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편협한
    사람들도 많은데
    난 그러지않아서 참 다행이야ᆢ라고
    스스로 토닥토닥

    멋진 중년도 좋지만
    당당한 중년이 좋아요


  • 답댓글 작성자러비코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7 보연님 어떻게 옷을 입든 그것은 본인의 자유이고 개성인데 괜한 소리를 하는 분들이 있네요
    보연님이 예쁘고 매력이 있어 보이니까 자신들은 가지지 못한 그 당당함과 멋이 부러워서 괜히 심술 가득한 소리를 하는거랍니다
    능력도 매력도 안되는 사람들의 못난 말에 절대 움츠러들지 마세요
    유부녀도 아니고 자유롭고 멋진 돌싱이신데 매력적인 분위기로 멋진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은들 그게 무슨 문제인가요
    오히려 능력이고 매력이지요
    앞으로 좋은 인연이 다가온다면 절대 거절하지 마시고 보연님만의 아름다운 인생을 마음껏 즐기며 사시기를 응원하고 격려합니다
    항상 당당한 보연님으로 사시기를 거듭 응원드립니다
  • 작성자해당화 | 작성시간 26.06.17 러비코즈님 방글입니다

    이제 덥기시작하니
    어제 작은아들 퇴근
    후에 에어컨 열어
    청소 합디다

    여름은 더워야 맛이
    나지요?

    여자말만 잘 들으면
    인생 살아가는데
    암것도 아닌게 되죵?

    리모컨 주도권도
    빼앗기면 불쌍타요
    아아한잔 쎄리요??

    멋진중년의 길을
    멋지게 걸어가세여

    난 70이 넘었으니
    중년이 넘어
    노친네가 되었답니당
  • 답댓글 작성자러비코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7 여름은 더워야 맛이라는 말에 공감하면서도
    다가올 더위에 건강 잃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가 담긴 유쾌한 조언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네요
    리모컨 주도권은 기꺼이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해야겠습니다
    저를 멋진 중년으로 응원해 주셨는데 청춘같은 활력과 정겨운 유머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는 해당화님이야 말로 진정으로 멋진 삶을 걸어가고 계신 분입니다
    시원한 아 아 한잔하시며 오늘도 초록빛 가득한 시원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해당화 | 작성시간 26.06.17 러비코즈. 님
    얍!
    점심모임하고 작은
    언니집으로 옮기는
    중이랍니다
    좋은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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