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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말잇기 해요

여전히 우리가 남의 떡에 눈을 못 떼는 이유

작성자러비코즈.|작성시간26.06.18|조회수81 목록 댓글 5

우리는 흔히 누군가 화려한 조명 아래서 박수갈채를 받을 때

마음 한구석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미묘한 연기를 느낍니다

그것은 부러움이라는 예쁜 포장지를 가위로 슥 베고 나온 이름하여 질시라는 녀석이죠

오늘은 이 못난 감정이 남녀의 일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유쾌하게 발현되는지

그리고 이 쓸데없이 고결한 감정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지 즐겁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여성들의 질시는 대단히 섬세하고 현미경 같은 터치를 자랑합니다

누군가 대단한 주목을 받을 때 대놓고 돌을 던지는 야만적인 방식은 쓰지 않습니다

대신 아주 우아한 방식으로 균열을 찾아내죠

회사 동료 영희가 역대급 성과를 내고 모두의 찬사를 받으며 출근했을 때

겉마음은 대외용 프로페셔널하게 ~영희 씨 오늘 진짜 최고다 옷도 너무 잘 어울려 완전 연예인 같아

하지만 속마음은 본능적 방어기제로~저 재킷 분명 지난달 세일 품목이었는데...

그리고 오늘 파운데이션 톤이 목이랑 살짝 따로 노는 것 같은 건 내 기분 탓인가

여자의 질시는 상대의 완벽함 속에서 인간적인 빈틈을 찾아내어 내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려는

눈물겨운 자아 보호 프로세스에 가깝습니다

그녀는 완벽해 하지만 스타킹 올이 나갔으니 지구 평화는 유지되었어라는 식의 안도감이죠

날카롭기보다는 지극히 디테일하고 귀여운 심리전입니다 

 

반면 남자들의 질시는 대단히 거시적이고 뜬금없으며 우주론적입니다

남자가 다른 남자의 인기와 주목을 목격했을 때 그 질시는 보통 침묵과 스케일 확장으로 나타납니다

친구 철수가 새로 산 외제차를 끌고 와 모임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겉마음으로는 쿨한 마초같이~오~ 차 좋은데 야 성공했다 툭 치며 건조하게 퇴장합니다

하지만 속마음 및 대화 전환으로 본질 흐리기를 하게 되죠~

지가 운전을 잘하면 얼마나 잘한다고... 저 차 유지비 장난 아닐 텐데

실제 행동은 갑자기 철수의 차와는 아무 상관 없는 세계 경제 흐름 독일 내연기관의 한계

혹은 자신이 군대에서 두돈반(2.5톤 트럭)을 몰았던 무용담을 꺼내며 분위기를 주도하려 합니다

남자의 질시는 상대의 성공을 깎아내리기보다

내가 더 거대하고 본질적인 가치를 쥐고 있음을 증명하려는 고독한 활극에 가깝습니다

네 차가 아무리 좋아도 이번 미 대선 결과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네가 알아 라며 판을 흔드는 식이죠

 

우리가 타인의 주목을 배척하려 드는 이 못난 감정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요

고상하게 학술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그것은 나의 존재 가치에 대한 일시적 시력 저하 때문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참 묘해서 타인의 머리 위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너무 눈부시면

순간적인 착시 현상을 일으키곤 합니다

저 불빛이 너무 밝은 나머지 지금 내가 서 있는 방의 불이 꺼진 것처럼 느껴지는 상대적 상실감에 빠지는 것이죠

여기에 에너지 보존 법칙같은 엉뚱한 심리적 오해가 더해집니다

세상의 인기와 칭찬이라는 총량이 딱 정해져 있어서 저 사람이 저만큼을 다 가져가 버리면

정작 내 몫은 하나도 남지 않을 것 같다는 귀여운 공포심이 발동하는 셈입니다

결국 우리가 저 사람이 빛나는 만큼 내가 어두워진다는 착각에 빠지는 이유는

우주의 주인공 자리는 단 하나뿐인데 내가 새치기를 당한 듯한 억울함이 밀려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질시는 우리가 태생적으로 악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내 안의 철없는 어린아이가 나도 좀 봐줘 라며 부리는 안쓰러운 투정에 가깝습니다

 

이 질시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끝까지 밀어붙이면

인류는 아주 생산적(?)인 결론에 도달합니다ㅎㅎ

싫어하는 사람의 SNS를 그 누구보다 열심히 염탐하며 거의 흥신소 수준으로 그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게 됩니다

가장 싫어하지만 가장 잘 아는 아이러니한 팬클럽 회장이 되는 셈이죠ㅎㅎ

내가 저 인간보단 잘 살아야지라는 비장한 각오로 갑자기 새벽 영어 학원을 등록하거나

갑자기 헬스클럽에 나가 스쿼트를 시작합니다

동기는 조금 불순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인생이 건강해지는 기적을 맛봅니다

 

누군가의 주목이 배 아프고 괜히 미워질 때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그저 내 마음속 안테나가 나도 지금 빛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뿐이니까요

다음번엔 질시의 눈빛 대신 싱긋 웃으며 오늘 좀 멋진데 한턱 쏴라라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내 품격도 살고 공짜 밥도 얻어먹는 가장 세련된 복수극이 될 테니까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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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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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말대꾸 하는 리오 | 작성시간 26.06.18 살아 있다는거죠
    누구나 조금씩 그런 마음 다 있지 싶어요
    나이 들어가며 조금씩 내려 놓는다는걸
    배운다는거죠~~
  • 답댓글 작성자러비코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8 나이들어갈수록 상실감에 더 심화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리오님 말씀대로 아직 살아있기 때문 맞는것 같습니다ㅎ
    평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 작성자김보연 | 작성시간 26.06.19 상대적 박탈감은 누구에게나 존재하죠
    다만 그것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 하느냐가
    문제지만요
    우리 판장에 히로인이 된 그녀에게
    고참들의 심기가 불편한 것은
    공평성이 어긋나기 때문이죠

    이제 신입인데 고참이 해야할 일들을
    다 가로채고
    일도 다른 신입들보다 더 많이 불러주고

    근데 그런 차별은 어디서나 존재하더라구요
    공평성의 저울로 세상을 사는게 불편하다면
    다 때려치우고 산으로 가야겠죠

    저도 가끔씩 삐죽거리며 올라오는
    그 마음들을 싸그리ᆢ잘라내느라 애먹고 있지만
    이젠 본래 세상은 그렇게 불공평한거고
    제마음에서 일어나는 질시와 질투의 감정들도
    그럴수 있어ᆢ사람이니까!!
    하며 인정해요

    근데ᆢ
    쫌ᆢ천성적으로 질투가 심한듯ㅋ

  • 답댓글 작성자러비코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1 자기애가 강할수록 질투가 심한거래요
    파괴적인 질투가 문제가 되지 생산적인 질투는 좋은거래요 ㅎ
    자존감이 높아지면 모두 웃음으로 넘길수가 있대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감사하고 사랑하며 사시는
    멋진 보연님 되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해당화 | 작성시간 26.06.22 비즈코즈님 방글입니다
    남의떡에 눈을
    못떼는 이유는
    젊다는거 입니다
    70이 넘으면 버릴줄
    알고 비울줄알어
    눈을 몬 떼는게
    아니고 쳐다보지도
    않게 되지요
    부러운게 아니고
    시시해 지는거지라

    비즈코즈님도
    비우고 버렸지용?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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