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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사랑방

「새벽단상 320: 사람이 남는 이유

작성자쉐도우영.|작성시간26.06.08|조회수152 목록 댓글 11



[새벽단상 320]
사람이 남는 이유

부제 : 별은 지고, 사람의 온기만 남는다

벗님들에게.

살다 보면 늦게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젊은 날에는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조금 더 높은 자리, 조금 더 큰 명함, 조금 더 많은 박수.

그것을 얻기 위해 밤을 새우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졸이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가고 나니 문득 보입니다.

우리가 평생 품고 달렸던 계급과 직함은 결국 한철 가슴에 달았다가 내려놓는 훈장 같은 것이었다는 사실을.

잠시 빌려 쓰는 이름표.
그뿐이었습니다.

며칠 전, 오래된 벗들과 마주 앉았습니다.

누군가는 별을 달고 나라를 지켰고,

누군가는 강단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의 미래를 일깨웠으며,

누군가는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묵묵히 오늘을 견디어 왔습니다.

세상은 그들을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릅니다.

장군이라 부르고,
교수라 부르고,
공직자라 부르고,
사업가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날만큼은 달랐습니다.

세상이 붙여준 이름들은 모두 문밖에 두고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오직 하나.

친구.

그 오래되고도 따뜻한 이름 하나뿐이었습니다.

함께 젊음을 건너왔던 사람들.

서툴렀던 시절의 꿈을 기억하는 사람들.

성공보다 실패를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긴 설명 없이도 서로의 시간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

어쩌면 친구란,
말보다 침묵이 편안한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식탁 위에는 음식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기억나는 것은 음식이 아닙니다.

잔을 부딪치며 터져 나오던 웃음소리.

주름 사이로 번지던 눈빛.

서로를 바라보며 건네던 따뜻한 농담.

그것들이 더 풍성했습니다.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산은 초록빛으로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가장 아름다웠던 풍경은
산도 아니고,
물도 아니고,
오랜 세월을 견뎌낸 사람들의 우정이었습니다.
단언컨대.

세월은 누구도 비켜가지 않습니다.

머리카락에도 내려앉고,
얼굴의 주름에도 스며들고,
삶의 무게에도 조용히 쌓여갑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젊은 날 함께 웃던 사람들은
여전히 같은 이유로 웃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늙어가는 존재가 아니라,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고.
아마도.

언젠가 우리 모두는 지금의 자리를 떠나게 될 것입니다.

별도 내려놓고,
직함도 물려주고,
명함도 서랍 속에 남겨둔 채
조용히 인생의 저녁길로 걸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 길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틀림없이.

그러나 끝내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함께 걸었던 길.
함께 울었던 시간.
함께 웃었던 기억.

그리고 어느 날 누군가의 입가에 남을 한마디.

"그 사람 참 따뜻했지."

어쩌면 그것이 인생의 마지막 훈장인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인생의 성적표는 얼마나 높은 곳까지 올라갔는가에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얼마나 많은 재산을 남겼는가에도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좋은 사람으로,

그리운 사람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남았는가.

어쩌면 그것이 인생의 진짜 점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성공보다 사람을 선택하고,

경쟁보다 인연을 선택하고,

직함보다 마음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별은 언젠가 빛을 잃어도,

사람에게 남긴 온기는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꽃은 지고,
계절은 바뀌고,
이름은 잊혀도,
사람의 향기는 오래 남습니다.

그 향기는 세월마저 지우지 못합니다.

2026년 6월 어느 초여름 날,

*벗들의 웃음소리 사이에서
인생이 끝내 남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배웠다.

결국 사람이었다.

언제나 사람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사람일 것이다.

인향(人香) 쓰다.

본 글은 인향(人香) 작가의 「새벽단상 320: 사람이 남는 이유 (부제: 별은 지고, 사람의 온기만 남는다) 에서 인용한 글입니다. (2026년 6월 초여름 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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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따람따람 | 작성시간 26.06.08 여행길에 만난 모든것들인것을요
  • 작성자따람따람 | 작성시간 26.06.08 뼈아픈 추억도 후회도 모두가 찰라 였어요
    그러면서도 또 되풀이 되고 돌고 도는 것인게지요
  • 답댓글 작성자쉐도우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8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작성자봉황덕룡 | 작성시간 26.06.08 샬롬!! 한주 시작 즐거운 월요일
    주님 은혜와 사랑이 충만한 시간
    모두가 헹복 하시고 건강 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쉐도우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8 봉황님
    늘 고맙습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고 승리하는 삶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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