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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사랑방

2017년 말레이시아 심커팅 사건

작성자쉐도우영.|작성시간26.06.16|조회수109 목록 댓글 3

그녀는 새벽 도로에서 10대 8명을 치어 숨지게 했지만, 150만 명은 오히려 그녀의 무죄를 외쳤다. 판사는 끝내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 사망했다고 해서 운전자가 반드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2017년 2월 18일 새벽 3시쯤, 말레이시아 조호르주 조호르바루의 한 순환도로에서 22살 심커팅은 차를 몰고 있었다. 길은 어둡고 굽어 있었지만, 그녀는 과속하지 않았고 술을 마시지도 않았다. 휴대폰을 보지도 않았고 안전띠도 착용한 상태였다.

그런데 커브를 도는 순간, 눈앞에 갑자기 여러 명의 소년들이 나타났다. 심커팅은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피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차 앞부분은 무언가를 강하게 들이받았고, 순식간에 사람들이 도로 위로 튕겨 나갔다.

그녀는 도망가지 않았다. 충격으로 몸이 굳을 만큼 놀랐지만 곧바로 차에서 내려 현장을 확인했고, 경찰에 신고한 뒤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상황은 이미 참혹했다. 10대 소년 16명 중 8명이 숨졌고, 나머지 8명도 다쳤다. 가장 어린 아이는 13살, 가장 나이가 많은 아이도 겨우 16살이었다.

그들이 타고 있던 것은 일반 자전거가 아니었다. 말레이시아에서 ‘모기 자전거’라고 불리는 불법 개조 자전거였다. 브레이크를 없애고, 안장과 핸들을 낮춘 뒤 몸을 납작 엎드려 속도를 내는 방식이었다. 전조등도 없고, 안전모도 없었다. 새벽 3시의 도로에서 그들은 집단으로 역주행하며 도로를 마치 경기장처럼 달리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는 비교적 분명했다. 심커팅은 음주도, 과속도, 휴대폰 사용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차선에서 정상적으로 운전하고 있었다. 반대로 소년들은 불법 개조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보호 장비 없이 역주행을 한 상태였다.

사건은 곧 법정으로 넘어갔다. 1심 법원은 그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유가족 측은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항소가 이어졌다. 이후 고등법원은 판결을 뒤집어 그녀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고, 심커팅은 곧바로 구속됐다.

하지만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항소했고, 이 사건은 말레이시아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논쟁이 되었다. 사람들은 묻기 시작했다. “규칙을 지킨 운전자가, 정말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가?”

결국 150만 명이 그녀를 지지하는 탄원에 서명했다. 그들이 그녀를 지지한 이유는 단순한 동정 때문이 아니었다. 누구라도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두운 새벽 도로에서, 불빛도 없는 개조 자전거들이 갑자기 역주행해 나타난다면, 평범한 운전자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었다.

2023년 4월 11일, 항소법원은 다시 한 번 사건을 판단했다. 세 명의 판사는 만장일치로 고등법원의 유죄 판결을 뒤집고 심커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단순히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운전자에게 모든 형사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보았다. 또한 기소 과정에서 ‘무모한 운전’과 ‘위험한 운전’이라는 성격이 다른 혐의를 함께 다룬 점에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죽은 소년들의 잘못을 조롱하거나, 그들의 죽음을 가볍게 여긴 것이 아니었다. 법은 감정으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것이었다.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은 너무나 비극적이지만, 비극이 곧바로 누군가의 범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심커팅은 법원을 나서며 기뻐하지 않았다. 그녀는 숨진 소년들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한 명씩 이름을 부르며 사과했다. 그녀는 그날 밤의 장면이 지금도 매일 머릿속에서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갈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죄책감과 법적 책임은 다른 문제였다. 그녀가 슬퍼한다고 해서, 그녀가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숨진 소년의 아버지 중 한 명은 언론에 “실망스럽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 역시 평생 후회 속에 살아갈 것이라며, 모두가 치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은 이 사건이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로만 설명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50만 명이 탄원한 이유는 한 사람을 무조건 감싸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오늘 심커팅에게 일어난 일이 내일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만약 법이 규칙을 지킨 사람조차 보호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무엇을 믿고 도로 위에 설 수 있을까.

이 사건이 남긴 가장 큰 질문은 이것이다.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그리고 누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가.

법원이 그은 선은 차가웠지만 필요했다. 유가족의 눈물도, 여론의 분노도, 사망자의 숫자도 그 선을 대신 넘을 수는 없었다. 법은 슬픔을 외면한 것이 아니라, 슬픔 때문에 무고한 사람에게 죄를 씌우는 일을 막은 것이다.

[출처]
본 글은 2017년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서 발생한 '불법 개조 자전거(Basikal Lajak) 교통사고' 및 2023년 4월 11일 말레이시아 항소법원의 최종 무죄 판결(CNA, The Star 등 현지 언론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수록된 대사와 수치는 당시 현지 재판 기록 및 Change.org의 시민 청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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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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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쉐도우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6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쉐도우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6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봉황덕룡 | 작성시간 26.06.16 샬롬!! 고은 하루 화사한 화요일
    주님 은혜와 사랑이 충만한 시간
    모두가 헹복 하시고 건강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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