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를 지나간다
靑霞 정시기
오늘도 하루는
말없이 나를 지나간다.
붙잡고 싶었던 순간들은
손끝에서 바람처럼 흩어지고,
미처 전하지 못한 말들은
가슴 한편에 조용히 머문다.
아침 햇살이 창가에 내려앉고
저녁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는 동안,
시간은 한 번도 쉬지 않고
제 길을 걸어간다.
기쁨도 지나가고
아픔도 지나가고
수많은 기억들이
계절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래도 괜찮다.
오늘이 나를 지나간 만큼
나는 또 한 걸음 자라났고,
내일이라는 새로운 길이
다시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오늘도 나를 지나간 하루에게
조용히 인사를 건넨다.
"수고했다, 그리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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