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벌가의 추문: 부자가 같은 여배우를 '공유'하고, 친형제는 재산과 권력을 두고 내로남불하다
롯데그룹. 석유, 관광, 소매, 식품, 영상,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한국 5위의 대기업이자, 세계 500대 기업 중 하나다. 창업주 신격호는 1921년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 대학을 졸업했다. 그 이력 덕분에 그는 일본에 대해 남다른 이해와 심지어 애착까지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또한 시대에 순응한 진정한 조혼자였다. 스무 살에 첫 부인과 결혼하여 딸을 하나 얻었으니, 이는 그가 아무것도 없던 시절, 첫 부인이 그와 함께 가장 고난의 세월을 함께 겪어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이 신격호가 자신의 첫 부인을 배신하는 데에는 조금도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첫 부인이 시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를 키우며 한국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동안, 그는 일본에서 이미 재벌 2세 시게미쓰 하쓰코와 인연을 맺고 있었다. 하쓰코의 숙부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A급 전범이자 1952년 일본 외무대신을 지낸 정치인 시게미쓰 마모루였다. 이런 집안의 여인과 함께한 덕분에, 신격호는 일본 사업에서 더없이 좋은 기회를 얻게 된다. 1948년, 신격호는 롯데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부인과 이혼했다. 그 후 그는 곧바로 하쓰코와 결혼하고, 이름을 시게미쓰 다케오로 개명하여 롯데를 승승장구로 키워냈다. 1967년이 되어서야 그는 비로소 한국으로 돌아와, 새로운 한국 사업 제국을 개척하기 시작한다. 그로부터 30년, 롯데그룹은 한국에서 명실상부한 유명 기업으로 성장하며 국내 재벌 순위 5위에 자리 잡았다.
원래 이런 고군분투와 발전은 신격호의 큰 자랑거리가 되어야 했지만, 그는 여자 문제로 자신의 명예를 스스로 묻어 버리고 말았다. 아내를 버린 것도 모자라, 재혼 후에도 다른 여성들과 끊임없이 엮였던 것이다. 하지만 하쓰코는 줄곧 일본에 머물며 신격호의 여성 편력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애초에 이해관계로 맺어진 결혼이었기에, 서로의 사생활에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던 2009년, 큰 사건이 터졌다. 한국 여배우 장자연이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그녀가 남긴 50장 분량의 방대한 유서에는, 장자연이 끊임없이 한국의 30여 명의 유력 인사들에게 성 상납을 강요당했던 충격적인 내막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그 충격적인 명단 속에는, 신격호와 신동빈 부자의 이름이 나란히 올라 있었다. 당시 신격호는 여든 살이었고, 신동빈 역시 쉰 살이었다. 이 그럴듯해 보이는 늙은 부자가, 바로 같은 자리에서 같은 여배우를 침해했던 것이다. 정말로, 인간 마음속 깊은 곳의 악이야말로 인류 최대의 비극이다. 도저히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그런 상황 속에서 이 부자는 도대체 어떤 낯으로 서로를 마주했으며, 또 어떻게 그렇게 태연할 수 있었을까. 말할 필요도 없이, 이 사건 하나로 롯데그룹의 이미지는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때 신격호와 신동빈은 극도로 수세에 몰려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본에 있던 장남 신동주가 일련의 상상을 초월하는 행보를 보일 줄은.
원래 신격호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장남 신동주, 차남 신동빈. 그 시절, 일본 롯데 주식회사가 성숙기에 접어들자, 신격호는 장남 신동주에게 일본 사업을 맡기고, 자신은 차남 신동빈을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새 사업을 키웠다. 이는 곧, 일본의 사업은 신동주에게 상속하고, 한국에서 키운 사업은 신동빈이 장악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한국 롯데그룹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며 일본의 사업을 훌쩍 뛰어넘자, 신동주의 마음은 극도로 불편해졌다. 이 때문에 신격호가 은밀히 장남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그는 계속해서 한국 롯데의 지분을 늘려갈 수 있었다.
2014년, 장자연 사건이 공개 재판에 회부되자 신동빈은 온갖 방법으로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그 틈에 신동주는 이미 지분을 가득 쥐고 있었다. 그가 바로 친동생 신동빈을 권력의 중심에서 몰아내려던 바로 그때, 신동빈이 이 모든 사실을 눈치채 버린다. 분명, 신동빈도 호락호락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는 직접 외부 주주들과 연합하여, 오히려 신동주를 일본 롯데에서 축출해 버렸다. 게다가 그 기세는 등등하여 일본 롯데마저 집어삼키려는 형국이었다. 이것은 신격호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비록 그가 친일 성향에 외세를 숭배했을지언정,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그에게 장남만이 가문 기업을 정통으로 계승할 중요한 인물이었다. 차남의 이런 행동은 그의 마지노선을 건드린 도발이었다. 그리하여 2015년, 신격호는 신동주를 데리고 일본으로 건너가, 신동빈을 비롯한 다른 이사들의 직무를 해임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또다시 예상을 뒤엎었다. 바로 하쓰코가 나서서, 놀랍게도 차남의 편에 선 것이다. 사실 오래전부터 하쓰코는 작은아들에게 희망을 걸고 있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신동빈의 곁을 지키지 못했지만, 마음 한구석으로는 항상 이 아들에게 기울어 있었다. 신동빈이 절대 열세에 몰렸을 때, 하쓰코가 직접 전면에 나서준 것은 그가 기업 내부의 지지를 얻는 데 엄청난 뒷심을 발휘했다. 결국 최후의 승리자는 신동빈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렸을 뿐만 아니라, 롯데그룹 전체의 '가장'으로 군림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일본 내에서 하쓰코의 실력은 결코 만만히 볼 수준이 아니었다. 오랜 세월 신격호가 일본을 떠나 있던 현실 속에서, 그 옛 이사와 주주들은 이미 진작에 그에게서 등을 돌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쓰코는 자신의 막강한 인맥을 바탕으로, 신동빈에게 엄청난 이득을 안겨준 셈이다.
이러면 이제 롯데그룹은 모든 악재를 말끔히 털어내고 정상으로 돌아온 걸까. 전혀 그렇지 않았다. 2017년, 한국의 전 대통령 박근혜가 탄핵되면서, 이른바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사건'은 삼성뿐만 아니라 롯데까지도 줄줄이 끌어냈다. 이것이 바로 먹이사슬이라는 것이다. 한 거물의 등 뒤에는, 언제나 그를 떠받치는 수많은 작은 인물들이 있기 마련이다. 당시 재벌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절대 무너지지 않을 굳건한 기반으로 여겼다. 하지만 바로 그 대통령이 결국 탄핵되고 만 것이다. 그리고 검찰이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롯데가 최서원의 두 재단에 70억 원을 헌금했다는 사실이 갑자기 불거져 나왔다. 이 일이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던 그때, 롯데의 고참 직원이자 그룹 내 최고 실세였던 한 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롯데에는 비자금 문제가 없습니다"라는 유서를 남겼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롯데의 불리한 국면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신격호는 두 아들과 함께 법정에 서게 되었다. 횡령, 뇌물 공여, 배임, 탈세… 이제 롯데는 그룹 전체가 위태로운 지경에 놓였다.
그런데 신격호는 법정에서 나이를 핑계로 추태를 부렸다. 한국말조차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면서, 일본어를 섞어 가며 난동을 부렸다. "롯데는 내가 내 손으로 직접 세운 회사야, 내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어! 누가 감히 나를 고소해? 누가 감히 나에게 판결을 내려!" 하지만 결과는 어땠는가. 신격호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94세라는 초고령을 이유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신동주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신동빈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재벌의 힘이 한국에서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지경이다. 장자연은 죽음을 통해서도 그들을 털끝 하나 움직이지 못했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청난 소용돌이 속에서도 그들이 받은 형량은 겨우 이 정도일 뿐이다. 《홍루몽》의 가탐춘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이런 큰 가문은, 바깥에서 적이 쳐들어온다고 해서 단번에 망하지는 않아. 옛말에 '다리가 백 개 달린 벌레는 죽어도 쓰러지지 않는다'고 했지. 반드시 먼저 집 안에서 서로를 찌르고 죽여야만, 비로소 완전히 몰락하게 돼 있느니라." 분명, 롯데그룹도 마찬가지였다. 외부의 추문과 수사만으로는 그들을 당장 무너뜨릴 수 없었다. 하지만 신 씨 집안의 형제들이 서로를 물어뜯기 시작했을 때, 그건 바로 멸망으로 치닫는 길이었다.
지금은 신격호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롯데의 중국 시장 내 영향력도 거의 사라졌다. 신동주와 신동빈 사이의 관계는 아버지가 생존해 계실 때로 결코 돌아갈 수 없으며, 롯데 역시 창업 초기의 그 영광을 되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지, 일본에서는 또 어디로 흘러갈지, 이 모든 것은 아마도 신격호가 가장 보고 싶지 않았을 현실일 것이다. 내부에서부터 서로 찢고 싸우는 집단은, 결코 멀리 나아갈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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