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척교는 알고 있다, 장미의 열흘 시선을
님께서 꽃을 들어 보이시니
가섭이 씽긋 웃었다
침묵이 흘렀으니 잠깐이었다
수세기 나무로 지어졌던 다리가
물쎈 장마와 부식으로
세멘골조의 또 다른 백년을 약속한다
천변둔덕 장미는
봄날 열흘을 목척교와 오가는 이들을 바라보니
시선의 영화에 장단을 논하지 않고
다만 푸른 하늘에 무심을 풀어 놓는다
목척교는 알고 있다
뜨거운 장미의 시선이 열흘 못가 지고
나무다리를 건넜던 무수한 사람들이
다음생으로 떠난 후
지나 밟던 다리를 기억하지 못하고
목척교위 무던히도 힘겨운 하중으로 섰던
홍명상가를 드나들던 이들도
이제 아득한 전생의 추억으로 사라질 때
유월 대전천은 소리없이 흐르고
둔덕의 장미 또한 지난 생의 영화를 뒤로하고
소리없이 소리없이 목척교를 본다
목척교는 알고 있다
시간과 공간에 결정체가 없다는 것을
님께서 회상의 보좌에서 꽃을
들어 보이심은 꽃은 예쁘지만
피고지고 오고가는 목척교의 역사처럼
만법에 공성을 보라는
침묵의 사자후였다
곧 장미는 질 것이고
세대를 바꾸고 이어
오고가는 시민들로 목척교는 계속
눈보라와 우기의 장마도 버티며 이어갈 것이니
뜨겁던 장미의 눈망울을 어디가 찾으리오?
불기 2570.6.6 11:20
※초하루법회:2026.6.15 10시
산성동 9:30 차량대기 ㅡ천중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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