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달반은 씨뿌리고 모종심고
잘도 하다
더위 시작되면 밭쪽으로 가는 발길이 끊긴다
곡석과 채소는 주인발자욱 소리 듣고 큰다는데...
무덥다는 핑게로
2주 넘게 안가니
대순도 미터반이 쑥 자라 올랐고
쑥갓꽃이 활짝 핀 가운데
호박줄기 목느러지게 주인 기다리다
한 송이 수줍게 피어 숨어 있었다
미나리밭은 쑥대밭이 되고
깻잎,호박잎은 해충들로 곰보가 되가고
고추목들도 짓딧물에 힘겨워 한다
그래도
믿는 구석이 하나 있었는데
입이 닷발이 나온 이그러진 상의
베트남 허수아비조차 머리를 돌렸다
"아니, 주인장이 자주 와봐야 되지 않컸습니까?
고라니 철담장 높이 세워 놓고
이것이 밭입네까,숲 동산입네까?
아니 유채나 쑥갓이나 채소를 자시려 했씁네까
아니면 꽃을 보려 했씁네까?
자주 돌보지 않으려면 봄날에 힘들여 모종이나
심지 마시요, 잉. 우리도 이주일처럼 조용히 살고
싶습네다!"
울어대던 소쩍새와 뻐꾹새가 침묵모드에 접어
들었다.
불기 2570.6.8 11:55
산길 맨발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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