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성도 교회 밖 신앙
양희송 지음/197쪽/11,000원/포이에마
CBS 정희경 아나운서- 가나안 성도..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교회에 안 나가는 성도들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돌직구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꽤나 예민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인것 같습니다.
기쁨지기- 가나안 성도라는 말은 가나안을 뒤집어 발음하면<안나가>라는 말이되는데 엊지로 만든 조어입니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 그리스도인을 뜻하는 풍자적인으로 농담처럼 사용하던 용어가 어느새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지칭하는 단어로 굳어진 느낌입니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 그리스도인은 왠지 모순 형용처럼 여겨지는데요.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 성도’가 1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정희경 아나운서- 100만이라.. 상상을 초월하네요. 거의 열명 가운데 한명이 교회 안다니는 크리스천이라는 얘기인데요.
기쁨지기-그렇습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지난 2013년1월에 발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자신을 그리스도인이라 밝힌 사람들 가운데 10%정도가 지금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통계입니다. 이를 그대로 적용해서 한목협에서는 교회나가지 않는 수를 100만명으로 추정했고 한기총에서 개신교 1200만명중에서 2005년도 인구센서스에 나온 860만명을 빼면 340만명이나 가나안 신자에 해당된다는 황당한 계산법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이 책은 기독교 활동가로 두루 경험한 양희송 대표가 이들에 대해 진단하고 나름의 대안을 내놓은 것인데요.
한국 교회의 문제가 농축되어 표출된 가나안 성도에 대한 대안을 찾는 것이 곧 한국 교회의 어두운 현실에 대한 대안을 찾는 일 일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은 길을 잃은 한국 교회를 안내할 어떤 인사이트를 주는 것 같습니다.
정희경 아나운서- 가나안 성도.. 어떤 사람들인지.. 구체적으로 좀 짚어볼까요. 책에서는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가요?
기쁨지기- 보통 교회지도자들은 가나안 성도는 입맛에 맞는 교회를 찾아 떠도는 ‘교회 쇼핑족’이나 교회의 분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교회를 떠난 ‘영적 난민’, 혹은 머리 크고 교만한 ‘영적 엘리트주의자’ 또는 ‘영성소비자’, 좋게 보아야 ‘잃어버린 양’으로 여겨지곤 합니다(3장). 그래서 목회자와 리더들은 이들이 속히 교회생활에 복귀하기를 기도하면서 권면하기도 하지요.
물론 이런 유형의 가나안 성도들도 있겠지만, 저자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나안 신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과 숱한 인터뷰를 통해 처음에는 교회의 주변인이나 경계인, 혹은 부적응자 정도로 생각했는데 만나면 만날수록 이 흐름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가나안 성도들을 만나면서 예상 외로 많은 이들이 교회 밖에서 신앙을 잘 유지하면서 나름의 건강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발견했다는 것이지요.
정희경 아나운서- 교회를 떠나 있지만, 역설적으로 건강한 교회를 갈망한다는 이런 얘기군요.
기쁨지기- 기존의 교회 공동체를 대신하는 교회 밖의 모임에 참여하면서 오히려 기존의 교회에서보다 더 풍성한 공동체성을 경험
하는가 하면, 신학 책을 찾아 읽거나 강의를 찾아 들으면서 교회에서 충족할 수 없었던 지적 허기를 채우기도 한답니다. 교회 생활이 아닌 다른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면서 더 큰 만족을 누리는 이들도 있었고.... 오히려 교회 밖으로 나감으로 인해서 기존 교회의 문제점들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넘어설 수 있는 의미 있는 실험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저자는 가나안 성도들을 너무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말 것을 주문합니다. 책에 이런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이들은 오늘날의 한국 교회가 앓고 있는 질병으로 생겨난 증상일 수도 있지만, 이런 질병에 대항하며 항체를 형성해나가는 대표적 사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회로부터 이탈하는 모든 행동과 경우가 다 정당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 교회로부터의 탈출이 ‘하나님나라’를 위한 새로운 발걸음을 과감히 내딛는 것이라면” 이들의 몸짓은 하나님나라를 구하는 “제도권 내의 숱한 목회자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지, 절망의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168쪽).
정희경 아나운서- 교회로 돌아오라고.. 쉽게만 얘기할 게 아니라.. 가나안 성도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 고민에도 확실히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앞서 가나안 성도라는 표현 자체가 일종의 형용 모순이다라고 얘기를 해 주셨는데..실제로 그렇다. 교회 밖 성도라는 게 가능한가?... 과연 교회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도 던져보게 됩니다.
기쁨지기- 그렇습니다. 저자 역시 가나안 성도 현상이 제기하는 핵심적인 문제가 바로 교회론의 문제로 수렴된다고 얘기합니다. 사실 한국 교회에는 제대로 된 교회론이 없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인데요.
신학교에서도 개론적인 교회론을 간단히 가르친 후에는, 현직 목회자들의 목회기술을 무비판적으로 나열하는 것으로 목회론과 교회론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으며, 교회론이 교회성장의 기술로 전락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
한국 교회가 가나안 성도의 출현을 곤혹스러워하거나 애써 무시하려 하는 것은, 바로 이 같은 교회론의 빈곤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저자는 ‘교회’ 개념이 애초에 성경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고 어떤 역사적 변화를 겪었는지를 검토하면서,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자고 합니다. 아울러 가나안 성도들의 대안으로 최근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 책에서 제기한 물음들은 이제부터 한국교회지도자들이 교회론에 대한 더 깊은 논의와 신학적 성찰로 이어져 다음 세대의 기독교를 위한 든든한 토대를 마련할 숙제라고 여겨집니다.
정희경 아나운서- 교회 밖 성도들.. 이른바 가나안 성도들에 대해.. 그간 제대로 된 관심이나 논의가 없었는데..
말씀 듣고 보니..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이 담고 있는 고민의 깊이가 그래서 더 반갑고 소중하게 여겨집니다.책의 분위기도 궁금한데..
몇 대목 함께 읽어주세요.
기쁨지기-네...들어보시죠.
“저에게 왜 떠났는지를 많이 묻습니다. 그런데 제 질문은 이겁니다. ‘당신들은 왜 아직 남아 있습니까?’ 제가 떠난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거기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이유가 정말 궁금합니다. 교회를 개혁하기 위해서 남아 있는 건가요, 아니면 그냥 관성으로 남아 있는 건가요? 저에게 설득력 있는 대답을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 질문할 사람과 대답할 사람이 바뀌어 있다고 생각해요. 안 그런가요?“ _33-34쪽
나는 가나안 성도 현상이 현재의 한국 개신교에 던져줄 수 있는 긍정적 자극과 기여가 적지 않다고 본다. 우리는 작동하지 않는 전통과 정통을 붙잡고 ‘공동체’를 말하면서, 사실상은 ‘집단주의’를 조장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공동체는 집단 의존적 개인들이 많이 모인 곳이 아니라, 자립적 개인들이 함께 모여서 상호의존을 경험할 때 가능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가 제공해주는 것이 그의 신앙적 자원의 전부일 수가 없다. 한국의 개신교 사회 전반으로부터 자신에게 필요한 영적 자원들을 끌어 쓸 수 있어야 하고, 이것이 자유롭게 유통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_52쪽
사람들은 교회를 떠나면서 비로소 교회는 대체 어떤 곳인가에 대해 묻기 시작한다. 평소 무심히 넘기던 ‘교회의 본질’이며, ‘교회의 사명’ 같은 말들을 되새겨보게 된다. _99쪽
‘교회론=목회론’이 아니다. 교회론은 목회론보다 더 크다. 그러나 많은 경우 우리가 접하는 교회론은 목회자가 자신의 개별적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인 경우가 많다. 이런 삶의 지혜를 무시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목회자의 관점만으로 교회론을 구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도론’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성도들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교회를 이루고, 어떤 자의
식을 갖고 하나님나라를 섬겨야 할까? _108쪽
정희경 아나운서- 여전히 많은 교회가.. 가나안 성도들을.. 집나간 탕자 쯤으로 여기고 있는데요...
하지만.. '당신들은 왜 아직 남아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진지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가나안 성도 현상.. 쉽사리 멈출 것 같지가 않습니다. 교회는 이들의 물음에 응답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기쁨지기-가나안 성도는 21세기 한국 교회가 마주한 가장 큰 교회 이탈 현상입니다. 서구교회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예수를 따르기 위해 교회를 떠난다leaving church to follow Jesus’
어느새 한국교회에도 이 서구 교회의 모토가 현실로 다가와 있습니다. 이 책을 쓴 양희송 대표는 한국 교회
의 가나안 현상을 매우 광범위하게 분석하여 한국 교회 앞에 문제의 화두를 던진 것인데요 이제부터 내부적으로 충분히 논의 과정을 통해 이 비판을 진지한 반성으로 수용할 때 이 경고음이 희망의 가능성이 될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정희경 아나운서- 한국교회 안팎에 이런저런 문제들이 많다. 피하고 외면하기 보다..현실을 직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응답할 때.. 돌파구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