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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샘통문 Ⅲ-15]‘펜화 대통령’을 아시나요?

작성자알록달록|작성시간26.06.05|조회수196 목록 댓글 0

[찬샘통문 -15]‘펜화 대통령을 아시나요?

 

 

 

개개인을 따지자면, 누구라도 대체(代替) 불가능한 인간들이지만, 예술의 어느 분야에서만큼 그가 아니라면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특출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어느 때부터 우리는 대체 불능한 인간’, 줄여서 대불인(代不人)으로 부르기로 했다. ‘정치 대통령도 있지만, 그 분야만큼은 그를 대통령이라 칭해도 유감이 없는, 이를테면 전각(篆刻)대통령’ ‘소리꾼 대통령’ ‘평전대통령’ '생활글대통령’ ‘출판대통령등이 그들이다. 오늘은 그중에 한 명인 펜화 대통령을 소개한다.

 

펜화를 아시리라. 세밀화하고도, 엽사사진하고도 많이 다르다. 0.1mm 철펜으로 그린 그림. 무엇을 그리며, 작가(화백)는 누구인가? 안충기 화백, 그를 안지는 20년도 넘지만 이런 재주가 있는 걸 알게 된 건 최근이다. 화려하게 등장한 신문기사에 의하면 개인전이 4번째이며, 공동전은 스무 번도 넘는다한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도시와 산천을, 빌딩의 숲을 그린다. 새의 눈으로 바라본다해 조감도(鳥瞰圖)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오래된 절의 대웅전이나 탑, 불상을 그릴 수도 있고, 4대 고궁을 순례할 수도 있다. 오래된 멋진 돌다리는 또 무릇 기하인가. 그는 그런 것들을 고독하게 그리고 있다. 필력이 이미 20년에 육박한다. 엊그제 서초구에 있는 한국미술재단 KAF에서 610일까지 전시하는 펜화전에서 작가를 간만에 반갑게 만났다. 전시회의 제목 <우리 모두 조금은 고양이>부터가 재밌다. 고양이를 소재로 그린 펜화 50여점은 발상부터가 기가 막혔다.

고양이가 옥수수를 뜯어먹으며 푸하하하크게 웃고 있다. 어느날 집근처 동물병원에서 사는 고양이(냥이)를 유심히 보면서 필이 꽂혔다한다. 고양이의 변화무쌍한 모습에서 인간의 단면을 본 이후, 고양이를 빌어 우리가 사는 모습을 은유(隱喩)하기 시작한 게 한 점 두 점 쌓였다. 그렇게 몰입한 게 2년이 되었다던가. 참 별나도 너무 별나다. 0.1mm 철펜으로 고양이의 털을 하나하나 그린다고 상상해보라. 다 사용하고 버린 철펜을 재료로 고양이 한 마리를 완성한 작품을 보면 기도 안찬다. 고양이는 도시에도 숲에도 있고, 자전거에도 있고 사람과 다른 동물의 틈에도 숨어 있다. 벌거벗은 여인의 몸 뒤에서 새촘하게 있기도 한다. 고양이를 그리다 보면 아침도 오고 밤도 온다는 그림 제목들을 보라. 편집기자 출신답게 위트와 유머가 넘친다. 작가는 그 은밀한 작업에서 그만의 희열을 느끼는 모양이다. 좋은 일이다. 우리가 그림을 감상하며 그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업을 하는 그 사람이 예술가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 작품의 제목이 <우리 모두 조금은 고양이>이다. 고양이가 벽을 긁으며 상채기를 내듯, 우리도 인생을 살면서 누군가를 할퀴는 등 상처를 주기 일쑤여서 붙였을까? 모를 일이다. 느낌은 감상자의 몫일진저.

나는 다짜고짜 시비부터 걸었다. “웬 고양이? 고양이가 농촌에선 얼마나 골칫거리인 줄 아나? 모르나?”금시초문, 전혀 모르는 눈치다. 인구 소멸위기에 봉착한 시골 마을에 주민보다 정작 고양이(길냥)이가 더 많다고 하니 깜짝 놀랐다. 대도시에서 강아지든 고양이든 펫(반려동물) 인구가 많다지만, 농촌에서는 계륵(鷄肋)과 마찬가지여서, 동물병원에서 동네를 찾아다니며 중성화수술하기 바쁘다니까 관심을 보인다. 고양이의 똥은 설사 비슷해 지저분하기까지 하다. 그거야 팩트이긴 하지만, 그의 작품 속 고양이를 뭐라고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농담식으로 웃으며 말한 것이다. 작품은 참 많이 특이하다. 이런 펜화를 그릴 수 있는 사람이 흔치 않을 것은 당연. 독보적인 특기로 그린 그림으로, 그가 세상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해주길 빌어마지 않는다.

대작이다. 대한민국의 3대 누각(樓閣)으로 유명한 밀양의 <영남루>이다. 그리느라고 눈이 빠졌을 것같아 걱정된다. 진주의 <촉석루>와 삼척의 <죽서루>도 머지 않아 선을 보일 것이다.
바오밥 나무 아래에서 수만 마리의 고양이들이 살고 있다.
어느 여인이 홍콩의 강변을 자전거에 고양이를 실고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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