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 낮은 뒷문 하나 있으면 좋겠다 / 유승희
칠흑 같은 어둠이
까맣게 내려앉는 꺼멍 밤
동글동글 달빛 차르르 쏟아지면
그 옛날 꼬맹일 적
엄마가 가꾸신 예쁜 꽃동산
채송화, 백일홍, 맨드라미, 봉선화, 접시꽃, 분꽃, 다알리아
졸망졸망 고것들
납작 엎드려 소록소록 잠든 위로
달빛 차란차란 춤추는
평화로운 모습 볼 수 있으면 좋을
뒤란이 있는 턱 낮은 뒷문 하나 있으면 좋겠다
땡글땡글 볕 뜨거운 날
억새 발 하나 걸어놓고
얼음 동동 띄운 미숫가루
팔죽선 하나에
뒷동산 골짜기 바람 가슴팍 시원하니
긴긴 여름 너끈히 보낼 수 있는
턱 낮은 뒷문 하나 있으면 좋겠다
안개 비 부슬부슬 내리면
축축한 구들
메적지근 불 지피고
우거지 삶은 듯 떱떠름한 녹차 홀짝이며
뽀얀 안개 감실감실 산허리 감고 도는 멋들어진 정경에
그럴 듯한 시 한편 건져 올릴 수 있는
턱 낮은 뒷문 하나 있으면 좋겠다
뭐니뭐니해두
나 늙어
당신이랑
턱 낮은 뒷문이 있는
그런 집에서 살았음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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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눈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9 자연을 아름답게 가꾸고 살아 가려면
많은 노동이 필요 하다는 생각이 들어
머리속에 그리던 것을 포기 하게 되는것 같아요
하늘연가님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눈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9 창 넘어 장독대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요
여러 종류의 꽃동산이 요즘 한창 예쁠때 이지요
지기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풀피리 작성시간 26.06.18 글을 보자마자 어릴적 시골집 생각이났어요
문턱은 높았지만 뒷뜰에 돌배나무 챙죽 꽃나무 장독대가 있어 정겹던 우리집이요 -
답댓글 작성자눈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9 시골집 풍경은 상상 만으로도 아름다움 이지요
장독대 옆으로 꽃이 피면 너무나 예쁘지요
풀피리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