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곡과 푸가 g단조(Fantasy and Fugue in g minor, BWV 542)
1. 개설
이 곡은 흔히 또 하나의 <g단조의 소푸가, BWV 578>와 구별하기 위해 로 불린다. 여기에 사용되는 환상곡(전주곡이라 불리기도 한다)이라는 말은 17세기 초기의 환상곡이나 파헬벨적인 환상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실질적으로는 2개의 푸가토 부분을 삽입한 5부분의 토카타이다. 그러나 원래 즉흥성이 강한 이 형식이 여기에서는 각 부분간의 조화와 동기 소재의 통일성에 의해 훌륭한 완결적 형식에 도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격렬한 표현은 대담한 화성에 의한 점이 많다. 반음계적 전조의 풍부함과 감7화음의 전의(轉義)에 의한 이명동음적(異名同音的) 전환의 다용은 <반음계적 환상곡과 푸가, BWV 903> 외에는 바흐에서 그 예가 없으며 화성법의 역사에도 이 시대에는 전혀 이례적인 것이었다. 물론 이러한 전조의 가능성은 12평균율을 전제로 하고 있다. 환상곡의 과도한 표출성은 푸가의 명쾌한 구조와 청랑(淸郞)한 표현으로 보완된다. 여기서는 간주부의 재현이 협주곡풍인 성격을 낳고 전 통적인 푸가의 원리와 당시의 새로운 구성 원리와의 융합을 볼 수 있다. 스토코프스키가 푸가만을 위한 오케스트라용으로 편곡한 것이 가장 유명하며, 영국의 작곡가 엘가(Edward Elgar: 1857-1934)는 환상곡도 포함하여 전체를 오케스트라용으로 편곡하고 있으며, 리스트는 역시 전체를 피아노용으로 편곡한 바 있다. d단조의 <토카타와 푸가, BWV 565>나 c단조의 <파사칼리아, BWV 582>, 혹은 클라비어를 위한 <반음계적 환상곡과 푸가, BWV 903> 등과 함께 바흐의 파퓰러한 작품의 하나이다.
작곡은 쾨텐 시대(1717-1723)의 중기로 추정되고 있다. 1720년 바흐는 함부르크의 성 야콥 교회의 오르가니스트를 지원한 일이 있었는데(실현되지는 않았음), 그 때 연주한 것이 바로 이 '환상곡과 푸가'였다. 푸가는 당시 함부르크에서 작곡되었으며 환상곡은 이미 바이마르 시대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 증거는, 이 환상곡에 나타나는 3점 D음은 BWV 564의 토카타를 제외하고는 이 곡에서 밖에 그 예가 없으므로 BWV 564의 토카타와 비슷한 무렵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때문이다.
2. 곡해설
- 환상곡
G단조 4/4박자. 환상곡은 토카타풍인 부분과 푸가토 부분이 교대로 나타나는 형태를 취하며, 전체가 환상곡풍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C장조의 <토카타, 아다지오와 푸가, BWV 564>의 토카타에서 보았듯이 아래 4성의 화음에 뒷받침되어 풍부하게 장식된 선율로 시작된다. 리스트는 그 편곡에 있어서 이것에 Grave를 지시하고 있는데, 다분히 장식적인 선율이 그 묵직함 속에 정치(精緻)한 정열을 간직하고 있 어서 아름답다. 한편 페달의 지속으뜸음 위에서 단성의 토카타 음형이 용해된 후 곧이어 짧은 푸가토가 나타나 악보 전체는 토카타-푸가토-토카타-푸가토-토카타의 5부분으로 구성된다. 종지의 으뜸화음은 현재 남아있는 몇 종류의 사본을 살펴보면 장화음으로 된 것과 단화음으로 된 것이 있어 어느 쪽으로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 푸가
g단조 4/4박자. 맨 처음 소프라노에 의해 제시된 성격적인 주제는 네덜란드 민요에서 유래한다. 이는 네덜란드 출신으로 당시 함부르크의 오르가니스트로 있던 노대가 라인켄(Jan Adams Reinken: 1623-1722)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실제 이 푸가의 주제는 라인켄의 'Hortus musicus' 제5번의 주제와 일정부분 유사성이 있다. 이 주제는 협주곡풍의 간주부를 끼고 4성부의 푸가로 전개되었는데, 2중의 대위악구를 수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수법은 아마 북스테후데나 브룬스(Nikolaus Brunhns: 1665-1697)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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