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심판하지 마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말씀은 좋지만 실천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말씀이다.
빵집에서 빵을 훔친 행위는 절도 죄이지만, 굶어 죽는 자식을 살리기 위한 사랑이 그 속에 있고,
교통신호를 위반한 것이 범법행위일지라도, 응급환자를 살리기 위한 노력일지 모르는데,
그 죄를 탓하기 앞서 우리는 죄지은 인간에 대하여 심판부터 한다.
왜 그렇게 우리는 인간을 판단할까? 어떻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까?
"우리가 타인을 판단하고 심판하며 단죄하는 현실의 감옥에서 해방되는 길은,
우리의 정체성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만일 우리의 정체성이 자신이 이룬 성취나 타인의 인정과 평가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우리는 남을 판단하고 또 남에게 판단받는 사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정체성의 근거를 하느님의 사랑에 둘 때, 심판의 사슬은 끊어지고 두려움도 사라진다.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한 사람은 타인을 판단하기에 앞서 연민의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기에 그는 타인에게 판단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해방될 뿐 아니라,
타인을 심판해야 한다는 내적 압박에서도 자유로워진다.
결국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는 진리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관계처럼, 서로 떨어질 수 없게 연결되어 있다." (J.H. Nouwen, Vivere nello spirito)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내 눈 속의 들보는 내 입장에서 남을 보고 심판하는 본능, 자기 투사 행위일 것이다.
내 눈에 비친 타인이 나의 투사임을 깨닫는 것이 내 눈 속의 들보를 빼는 첫걸음 아닐까?
타인이나 세상을 나의 투사를 통해 보는 데서 하느님 사랑으로 보는 전환,
정체성의 기준과 보는 방식의 전환, 나에게서 하느님으로의 전환을 이르시는 말씀으로 들린다.
[출처] 연중 제12주간 월 - 남을 심판하지 마라|작성자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