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전쟁(4)(파트로클로스의 죽음)
헥토르는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가 서로 싸워 아킬레우스가 전쟁에 참여하지 않음을 알자, 더욱 더 맹렬히 그리스 연합군을 몰아 부쳤다. 그리스 연합군은 마지막 한계점까지 와 있었다.
율리시즈, 디오메데스는 물론 아가멤논까지 부상을 입었고, 그리스 최고의 의사인 마카온마저 부상을 입은 상황이었다. 이를 극복하고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아킬레우스를 다시 불러들이는 것이었다. 아가멤논은 마지못해 아킬레우스를 불러들이기로 하였다.
율리시즈와 아이아스 그리고 아킬레우스의 스승이었던 포에니쿠스가 아킬레우스의 마음을 돌리려 그의 진영으로 찾아가 간곡히 부탁을 하였다.
아킬레우스는 죽어가는 그리스의 병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으나, 아가멤논에 대한 증오가 워낙 컸기에 냉정하게 거절 하였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에게로 다가가 '자신만이라도 그리스 연합군을 위해 싸울 수 있게끔 허락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아킬레우스는 유일한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혼자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불안했지만 어찌할 수 없었다.
아킬레우스는 자신의 갑옷과 자신의 발이 되어 수많은 전선을 함께 달린 명마 크산도스와 발리오스 그리고 최강의 군사들을 파트로클로스에게 건네준다.
그리스 연합군의 병사들은 군사들을 이끌고 오는 파트로클로스를 보자 다시 기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파트로클로스와 그의 군사들은 트로이의 진영을 마구 누비면서 맹활약을 펼치자, 그리스 연합군은 가까스로 전멸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트로이의 용병으로 참여하여 맹활약을 하였던 리키아의 영웅 사르페논이 이 때 파트로클로스에게 죽게 된다.
파트로클로스로 인해 다시 수세에 몰리게 되자.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의 친구인 파트로클로스와 그의 군사들을 우선 물리쳐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는 자신의 군사들을 이끌고 파트로클로스에게로 향하였다.
파트로클로스는 어떤 창이나 칼로도 뚫을 수 없다는 아킬레루스의 갑옷을 믿고 있었다. 그러나 그 믿음이 방심을 불러일으켜 결국 헥토르의 창에 죽게 된다.
(헥토르의 최후)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에 의해 파트로클로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분노에 치를 떨면서 헥토르를 잔인하게 죽이기로 맹세를 한다. 반면 율리시즈는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이용하여, 아가멤논에게 아킬레우스에게 사과하고 화해하기를 권하자,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를 끌어들일 수 있을 뿐더러 파트로클로스 덕분에 간신히 전멸을 면할 수 있었기에 기꺼이 아킬레우스에게 화해를 청한다. 아킬레우스는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고 선봉에 서서 트로이를 함락하는 그 순간까지 싸울 것을 맹세한다.
아킬레우스의 어머니인 바다의 여신 테티스는 전령을 보내, 아들에게 "싸움에 나서면 살아서 돌아올 수 없다'고 간곡히 만류하지만 아킬레우스는 친구의 복수를 위해 거침없이 전장터로 나섰다.
아킬레우스는 자신의 명마 크산토스를 타고 그리스 연합군의 선봉이 되어 트로이의 진영을 마구 헤집고 다니자, 트로이의 병사들은 후퇴하기 시작했다. 아킬레우스의 참전으로 전세가 순식간에 역전이 되어버린 것이다.
트로이의 성문 앞까지 후퇴를 한 헥토르는 아킬레우스를 쳐다 보았다. '내가 성문 안으로 숨어 들어 간다면 트로이 병사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져 더 이상 공격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생각을 한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와 승부를 결하기로 하고, 트로이의 성문(스카에아 문) 앞에서 당당하게 아킬레우스를 맞이한다.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자꾸만 꺼져가는 헥토르의 눈에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친구들 그리고 부모님의 얼굴들이 보였다. 헥토르는 죽어가면서 아킬레우스에 부탁을 한다. "내 시체를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돌려주라"고….
그러나 아킬레우스의 입에서는,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앞에서 행한 맹세를 헥토르에게 내뱉는다. "너의 시체를 넝마로 만들어 들개의 밥이 되게 하겠노라"고….
아킬레우스는 죽은 헥토르의 시체를 수레에 메달아 끌고 다니면서, 트로이의 성 주위를 몇 바퀴 돌았다. 헥토르의 시체는 넝마가 되어 있었고, 헥토르의 아버지 프리아모스의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프리아모스는 수레에 온갖 보물을 실고는 아무도 모르게 혼자 성 밖으로 수레를 몰고 나갔다.
수많은 그리스 연합군의 병사들과 트로이 병사들의 시체가 마구 널려 있었지만,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프리아모스는 트로이의 해변을 가로질러 아킬레우스의 막사로 들어가는데, 아무도 그를 막거나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아킬레우스는, 전쟁 중인 적군의 왕 프리아모스가 아무런 무장도, 수행원도 없이 홀로 적의 진영에 들어왔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 프리아모스는 아킬레우스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자기의 아들 헥토르를 돌려 달라고 부탁을 한다. 아킬레우스는 비록 적의 왕이지만 깊은 동정을 느끼고는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 준다. 프리아모스는 수레에 가득 실고 온 보물들을 내려 놓고는 자기의 아들 헥토르의 시신을 가지고서 아킬레우스의 막사를 떠났다.
(아킬레우스와 아이아스의 죽음)
헥토르는 죽었으나 트로이의 저항은 계속되었다. 동맹국인 에티오피아의 왕 멤논과 여자들만이 사는 아마존의 여왕 펜테실레이아가 트로이를 돕기 위해 원군을 이끌고 그리스 연합군과 싸웠다. 특히 멤논의 가세는 그리스 연합군에게 치명타를 가해 전세가 역전되면서 그리스 최후의 방어선이 붕괴될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아킬레우스의 창에 멤논과 펜테실레이아가 죽게 되자, 트로이는 다시 함락 일보직전까지 몰리게 된다.
그런데 이 때 아킬레우스가 파리스가 쏜 화살에 맞아 죽게되면서 그리스 연합군은 다시 수세에 몰리기 시작한다.
아킬레우스가 죽자 율리시즈와 아이아스는 목숨을 무릅쓰고 아킬레우스의 시체를 그리스 진영으로 가져오자,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그리스 최고의 영웅에게 주어야한다면서 이를 심사에 맡겼다. 최종적으로 율리시즈와 아이아스 두 사람이 선택되었는데, 용기보다는 지혜가 우선이라며 율리시즈에게 아킬레우스의 갑옷이 수여되었다.
아이아스는 이에 격분한 나머지 이성을 잃고는 자신의 군사들을 살육한다. 다음날 이성을 찾은 아이아스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에 헥토르에게서 받은 칼로 자살을 하는데, 그가 죽은 자리에서 히야신스 꽃이 피어 났다. 히야신스의 꽃잎에는 아이아스의 이름 두 글자 'AI'가 새겨있었다고 한다.(←소포클레스의 비극 '아이아스' 중에서)
(필로테테스와 파리스의 죽음)
헤라클레스의 친구인 필로테테스는 헤라클레스의 유품인 활과 화살을 물려 받아 그리스 최고의 명궁이 되었다. 그리스 연합군에 참가한 필로테테스는 독사에 발이 물려 상처를 입었는데, 상처부위에서 악취가 심하게 나는 바람에, 그는 전쟁에 참여하지 못하고 렘노스 섬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다.
아킬레우스가 죽자 그리스 연합군은 그간 잊고 까맣게 있었던 신탁 하나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것은 '헤라클레스의 활과 화살만이 트로이를 함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율리시즈와 디오메데스는 곧 바로 헤라클레스의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는 필로테테스를 렘노스 섬에서 데려오고, 마카온은 필로테테스의 발을 치료해 준다.
파리스는 바로 이 필로테테스의 독화살에 맞아 죽고 마는데..
필로테테스의 독화살을 맞은 파리스는 약초의 지식이 풍부한 오이노네를 찾아 갔다. 오이노네는 파리스가 헬레네를 만나기 전, 그와 결혼하였던 요정이었는데, 그녀는 파리스의 지난 행위를 용서할 수 없어 치료를 거절하고는 돌려 보냈다. 그러나 곧 후회가 들어 파리스를 찾아갔지만 파리스는 이미 죽어 있었다. 오이노네는 슬픔에 복받쳐 자살을 한다.
(트로이의 목마)
트로이에는 팔라디온이라는 아테네 여신의 조상이 있었는데, '아테네 여신의 조상이 트로이에 있는 한, 트로이는 절대 함락되지 않는다'라는 트로이 병사들간의 믿음이 있었다. 율리시즈와 디오메데스는 변장을 하고 트로이의 성 안으로 들어가 팔라디온을 탈취하는데 성공을 하였지만, 트로이의 성은 여전히 난공불락이었다.
트로이를 함락하기 위해 고민을 하던 율리시즈는 거대한 목마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테네 신에게 이 거대한 목마를 바치고는 제사를 드렸다. '거대한 목마는 아테네 신의 가호를 받아 국가를 지켜주는 수호신이 될 것'이며, '트로이의 용맹함에 대한 신의 선물'이라 하고는 거대한 목마만을 남겨두고는 모든 군대를 철수시켰다.
그리스 연합군의 철군에 트로이의 병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하였다. 그리스 연합군이 철수한 자리에는 단지 거대한 목마만이 홀로 서있었는데, 프리아모스와 트로이의 병사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이 거대한 목마를 바라 보면서, '왜 이런 거대한 목마를 남겨 두고 철군했을까?'에 대한 의견들로 분분했다. 이 때 목마 뒤에 숨어있던 시논이라는 그리스 병사가 나타난다.
시논은 그리스 진영으로부터 몰래 탈출한 병사라고 자신을 밝히면서, 거대한 목마를 남기게 된 사연을 말해 주었다. 그러나 트로이의 아폴론 신관인 라오콘은 의심이 들어 목마의 배를 향해 창을 찌르고는 목마를 없애자고 주장하는데, 마침 이 때 라오콘의 두 아들이 뱀에 물려 죽게 되었다. 이러한 광경을 본 프리아모스와 트로이의 병사들은, 라오콘이 목마에 대해 불경스러운 행동를 했기 때문에 신의 저주를 받은 거라 생각을 하고는, 거대한 목마를 신성시하여 성 안으로 끌고 들어온다. 프리아모스와 트로이의 병사들은 승리의 기쁨으로 밤새 축제를 벌였다.
거대한 목마안에 숨어 있던 율리시즈와 그리스 병사들은, 트로이의 병사들이 술에 취해 잠든 틈을 타 몰래 나와 스카에아 성문을 열고는, 매복해 있던 그리스 연합군과 합세하여 트로이의 성을 함락시킨다.
트로이가 멸망하자 아이네이아스는 트라키아와 마케도니아 연안 그리고 시칠리아섬을 지나 이탈리아에 도착하여 로마를 건설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