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음소리 비문을 해석하기에 앞서, 잠깐 추배도에 대해 먼저 언급하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인데, 물론 대부분의 내용을 아시리라 믿지만 혹여 모르는 분들을 위해 첨언토록 합니다.
인류의 구원자가 나올 것을 예언한 중국 추배도는 주지하다시피 오랫동안 금서로 분류되어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로는 당시 여황제의 출현을 예고했기 때문이라 학자들은 말하고 있지요.
미디어(MBC TV-서프라이즈)에서도 그런 시각으로 방영된 적이 있었습니다만, 그러나 사실 그것이 무려 140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동안 추배도가 금서로 된 이유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책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측천무후라는 일개 궁녀가 여황제로 등극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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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일반적이라면 여왕이 도리어 이 책을 해금하여 자기 왕권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데 사용했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미 예언이 성취된 이상, 후대 열왕들이 추배도를 금서에서 풀지 않을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 책이 금서로 남은 이유에는 중국 황실이 밝힐 수 없는 어떤 다른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라 짐작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은 곧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지요. 책의 그림(제목)이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추배도는 위 그림처럼 앞 사람의 등을 밀고 있는 상황으로 묘사되어 그 본 뜻을 오해하기 쉬우나,
이것은 사실 그 저자 원천강, 이순풍이 예언속에 심어놓은 트릭(trick)에 지나지 않습니다. 곧이 곧대로 사실을 말했다가는 대중이나 황실로부터 자칫 큰 낭패를 당할까 염려 했던 것이지요.
추(推)는 밀다라는 뜻으로 보통 쓰이지만 공경하다, 받들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배(背)는 간방(艮方) 즉, 동이를 말하는 것으로서 당나라때 우리 한민족을 가리키지요.
따라서 추배도라 함은 한민족을 따르고 기려야 한다는 그림으로서 한국에서 구원의 도가 나옴을 예고한 것입니다.
이것을 대놓고 말할 수는 없으니 난데없이 등을 미는 장면으로 묘사한 것인데,
그럼에도 중국 열왕은 추배도를 끝내 금서로 정하게 됩니다. 동쪽 오랑캐를 섬겨야 산다니 그 노여움이 이만저만 아니었겠지요?
六十章
頌曰:
茫茫天數此中求 世道興衰不自由
萬萬千千說不盡 不如推背去歸休
송왈:
헤아릴 수 없이 망망한듯한 하늘의 수에서 도를 구해보라 세상의 흥망은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천천과 만만의 좋은 설법이 다함이 없으나 이 모든 것이 동이의 지혜를 받들어(추배-推背) 따라가 쉬는 것만 못하다.
추배도에 등장한 구원의 인물은 격암 유록의 진인을 가리키며, 동이의 지혜 역시 진인으로부터 나오는 사상과 진리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동서고금 모든 예언서가 한 목소리로 말하여 '동방에 빛이 나타나매 마귀가 박멸되고, 세상은 상전벽해 되는 등 인류 역사에 큰 파문이 일어날 것'이라 전한 것이지요. 한반도를 넘어서서 진인은 곧 세계에 복이 되는 인물인 것입니다.
(一人爲大世界福, 추배 제59상)
그러면 여기서 한가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겠군요.
도대체 진인이란 어떠한 종류의 사람이길래 이와 같은 광영이 그에게서 발현되 나오는 것일까요?
유명인중에서도 성인 자격이 있는 수신제가 인물들은 얼마든지 많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예언서는 하나같이 그 사람들은 아니라 말하며 숨겨진 다른 한 사람만을 고집하고 있으니, 과연 진인은 어떠한 성품의 소유자일까요? 우리가 혹 그 인격을 미리 엿볼 수는 없는 걸까요? 이제 소울음소리 해석에 들어가봅시다.
*소울음소리
眞聖一人알랴거든 牛聲入中 차자들소 (진성일인 알려거든 우성입중 찾아드소)
牛吟滿地 見不牛而 牛聲出處 (우금만지 견불우이 우성출처)
참된 성인 알려거든 소울음 소리 나는 곳을 찾아보소
우는 소리는 충만한데 소는 보이지 않고 소 울음 소리만 나는 곳이었네
소의 울음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갔는데 정작 소는 없고 그 우는 소리만 들린다 하였으니,
그러므로 울음 소리의 출처는 소가 아니고 바로 진인이었음을 비서는 말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비결은 진인의 인품을 한마디로 정의하여 소울음소리가 나는 사람이라 했습니다. 우명성(牛鳴聲)이란 다름아닌 성인의 고유한 캐릭터를 가리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어찌하여 비서는 진인을 울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한 것일까요? 아마도 그 까닭은 성인이 다음과 같은 인품을 갖
추고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애통(哀痛)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라' (마태오 5장)
마음이 가난하고 애통해 하며 긍휼을 베푸는 자.....
혹자는 우명성이란 천하 창생이 하느님을 찾는 소리라며 발음도 어려운 한자를 주문(呪文)으로 만들어 와서는 외우라 강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에 해당되겠는지요..?
세상에 넘치도록 많은 것이 주문이라 하여 천수경이니 반야심경이니 있는 것만 해도 다 쓰지 못할 지경이 되었는데,
여기에 깃털처럼 가벼운 주문을 또 하나 얹어 놓고는 이것을 도통의 지름길이라 호도하고 있으니 오호 애재라, 여러분은 아무라도 이런 말에 속지 마십시요.
소울음소리란, 신을 부르는 주문이나 혹은 주역으로 뜻풀이 할 대상이 결코 아닌 것입니다.
오직 성인의 낮아진 마음, 겸비한 영성등을 소개하기 위하여 비결이 소처럼 우는 사람이라 묘사한 것 뿐이지요.
따라서 본문글을 읽는 독자 제위께서도 이와 같은 품격을 연마하고 수행하십시요.
남사고 어른이 그 다른 사람들에게도 우명성같은 인격 수양을 동일하게 당부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래와 같이 말이지요.
修道先入 天民들아 不撤晝夜 哀痛하며 一心祈禱 退却하소
(수도선입 천민들아 불철주야 애통하며 일심기도 퇴각하소)
-송가전 -
* 무극도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긴 하지만 격암유록은 진인과 함께 또 하나의 성인이 출현할 것을 여러 차례 밝혀주고 있습니다.
51장 양백론에서는 이러한 원리를 면면히 들여다보라 종용하기도 했던 것이지요.
"人種求於兩白也니 兩白理를 仔細알소 (인류를 구하는 것은 두 선비에게 있으니 양백의 이치를 자세히 알아보시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풀이한 것이 동학가사의 진사성인 출세가입니다. 그 내용을 보면 두 성인이 나타남에 더 이상
반론의 여지가 없음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성인하나 나온대도 천하만국 넓은천지 억조창생(億兆蒼生), 그 인명(人名)을 혼자 읏지 건질손야! 그럼으로 하날임이
무극도주(無極道主) 보내시와 구변운기(九變運氣) 되는일이 선기별(先奇別)해서 태극도주(太極道主) 다시보내 ..."
그러나 동,서양 예언서는 한반도의 진인에 촛점을 맞추어 왔고 이 둘째 성인에 대하여는 대부분 침묵해왔습니다.
따라서 이 사람도 위대한 인물이 될 것임은 분명하나, 진인의 공력에는 미치지 못함을 알 수 있지요.
(차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만 둘째 성인은 진인으로부터 감화를 받은 사람중 하나에서 나오며, 한국사람은 아닙니다)
그런데 동학가사는 이 두 진인을 무극도주, 태극도주라 하였군요...
황극을 포함하여 무극과 태극, 이 세가지 삼극(三極)은 우주 본체를 설명할 때 쓰이는 철학적 표현으로서 각각 고유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중 태극(太極)이나 황극(皇極)의 경우, 한자 뜻만 보더라도 직관적인 해석이 가능하므로 '무극(無極)'에 대해서만 짧게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동양에서는 별자리를 통해 방위와 높이가 서로 다른 아홉 개의 하늘을 발견하고는 이를 구천이라 명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현재 북극성이 있는 가장 높은 우주를 '자미원'이라 칭하고 그 곳에 천제(天帝-옥황상제)가 살고 있다 하였지요. (이 곳은 오늘날에도 사시사철 그 궤도가 변하지 않고 있으며, 그 이유는 지구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한번 과학적 상상을 해보십시요. 옥황상제가 살고 있다는 아홉째 하늘 그 윗 공간에는 무엇이 존재할까요? 첫째 하늘 위에는 그보다 더 높은 둘째 하늘과 별자리가 있어서 자기 서열을 지키며 있을테고, 둘째 하늘은 그보다 높은 셋째하늘과 그 별들의 공간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식으로 올라가다보면 결국 제일 높은 아홉번째 하늘에 도달할텐데 그 곳엔 모든 신중의 최고 신인 천제가 머무르는 곳이며 더 이상의 하늘은 없다고 알려진 장소이지요. 그러므로 그 아홉째위에는 과연 무엇이 있겠느냐 이 말입니다..
만일 아홉째 하늘위에 또 다른 별자리와 사물이 있다면 그 곳이 다시 최고의 자리(the highest place)가 됩니다.
좀 번거롭더라도 상제께서 그 체통을 생각하사 다시한번 옥체를 이동하셔야 하겠지요. 그런데 고대 천문학자들이 말하길
우주를 자세히 살펴보니 아홉하늘 이외에 더 이상 높은 곳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러므로 신이 계신 아홉째 하늘 이상부터는 별은 물론이거니와, 호흡하는 그 어떤 생명이나 물체등 단 하나의 사물도
존재치 않는 공(空)의 상태, 즉 완벽한 무극이 형성되어 있는 것입니다. 마치 산의 정상에 오르면 더 이상 위로는 아무런 산을 볼 수 없는 것처럼 말이지요.
[북방향으로 극(極)에 다다르면 더 이상 아무 별이나 상(像)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 나온다. 그곳이 바로 무극이다]
따라서 무극은 절대자가 있는 처소를 말함과 동시에, 자신이 절대자임을 증거하는 것이 바로 무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이 무극에 위치할 수 있으면 그가 곧 왕중의 왕, 신중의 신이 되는 것이지요. 기독교에서는 천사중 하나가 이 무극의 자리를 탐내다가 사탄이 되었다 전해집니다.
"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루시퍼)이여...
네가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별 위에 나의 보좌를 높이리라, 내가 북극 집회(북극성-아홉째 하늘)의 산 위에 좌정하리라, 가장 높은 구름에 올라 지극히 높은 자와 비기리라 하도다 그러나 이제 네가 음부 곧 구덩이의 맨밑에 빠치우리로다" (이사야 14장)
무극 밑과 그 좌우로는 천하 만물과 우주 공간이 끝없이 펼쳐지니 이를 가리켜 태극이라 하고,
이 태극을 다스리는 신과, 인간과 자연의 법칙을 곧 황극(왕의 표준, 규범)이라 합니다. 그래서 삼극이 우주 본체를 규명한다 말하는 것이지요.
두 성인을 각각 무극도주, 태극도주라 이름한 것도 이러한 이치에서 나옵니다. 추배도에 보면 특별히 한반도 진인을 하느님의 대리인이라 표현했으니 삼극중에 무극이 맞는 것이겠지요?
혹시 여러분중에 공허하고 카오스인 공간에 계신 분 있습니까. 그럴지라도 그것을 무극이라 생각하지 마십시요. 첫번째 하늘은 커녕 자칫 태극 세계의 맨 밑 지하에 빠져버리는 난처한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