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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옥녀봉에/소설

옥녀봉에 옥녀 221/거무튀튀하면 영락없는 색녀였다

작성자신씨 아줌마|작성시간26.05.27|조회수134 목록 댓글 1

옥녀봉에 옥녀 221

 

갓 쓴 사내 하나가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었다. 나이는 서른 고개를 막 넘었을까? 비록 갓은 썼다고 하나 축 쳐진 눈꼬리며 쭉 빨아내린 턱주가리가 영락없는 쥐새끼 상이었다. 천상도 그런 천상이 없었다.

그런 천하디 천한 얼굴은 양반이라면 사또 밑에서 알랑방구나 뀌는 이방 이상의 벼슬은 못할 것이며 설령 동냥아치라도 제대로 밥 한끼 얻어먹기 힘들 것이었다. 세상을 떠돌다 보니까 강쇠 놈도 제법 사람의 얼굴은 볼 줄을 알았다.

볼따구니 살이 두툼하고 눈빛은 순하며 인중이 넉넉한 사람일수록 마음씀씀이도 넉넉했으며 인정을 베풀 줄 알았다. 그런데 턱이 쥐새끼 턱처럼 아래로만 길쭉한 사람은 사내건 계집이건 쫌생이기 일쑤였으며, 하는 꼴도 영락없는 쥐새끼 놀음이었다. 그런 얼굴은 남에게 이로움을 주기는 커녕 해만 끼치기 마련이었다.

강쇠 놈이 머슴을 살 때 보면 얼굴이 넉넉한 주인은 사경도 후했으며 아랫사람을 아끼고 보살필 줄 알았지만, 얼굴이 쥐새끼상인 주인은 노랭이 아니면 심술쟁이기 일쑤였다.

그래서 강쇠 놈은 혹시 머슴을 살 일이 있으면 주인의 낯짝부터 살피는 것이 일이었다. 그것은 계집도 마찬가지였다. 부자집 맏며느리상이라는 말은 그냥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얼굴이 넉넉한 주인 아씨는 머슴의 밥상을 오히려 주인상부다 풍성하게 차려냈다. 얼굴이 넉넉한 주모는 탁배기 한 사발을 내놓아도 철철 넘치게 내놓았다. 비록 손님이 먹고 남긴 안주일망정 아끼지 않고 인정을 베풀었다.

주모의 얼굴이 쥐새끼 형상이면서 눈이 번들거리고 눈밑의 주름살이 거무튀튀하면 영락없는 색녀였다. 그런 계집은 제가 받은만큼만 돌려주었다. 아랫녁 송사 때 서너 차례 구름을 타야 닭 한마리가 나올까말까 했다.

어쩌다 마음이 동해 살잔치까지 벌였는데, 뒤끝이 껄쩍지근하면 아침밥도 먹이지 않고 쫓아내기 일쑤였다. 아직까지 강쇠 놈은 살풀이가 시원치 않다고 푸대접을 받은 일은 없었다.

쥐새끼 형상의 갓 쓴 사내를 보니, 일을 당해도 단단히 당한 것이 분명했다. 겉 모습으로 상놈이 분명한 강쇠 놈이 곁에 있는데도 땅이 꺼지도록, 느티나무의 푸른 잎들이 푸르륵 떨도록 한숨을 쉬는 꼴이 그랬다. 오라는 곳 없어도 갈 곳은 많고, 남의 일에 참견하다가 뺨을 맞고 쫓겨날 망정 입이 간질거려 참을 수 없는 강쇠 놈이 갓 쓴 사내의 그런 꼴을 보고 그냥 지나칠 리가 없었다.

그 쪽으로 흘끔 고개를 돌리며 강쇠 놈이 물었다.

"선비님, 먼 일인디, 듣는 사람 귀창이 나가도록 한숨을 내쉬시요?"

갓 쓴 사내가 벌겋게 닳아오른 눈빛으로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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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올림픽 | 작성시간 26.05.27 즐감~~~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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