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130-46 미술>미술사>서양
시공사 렘브란트 전기에 "렘브란트가 키아로스쿠로 기법의 자의적인 사용은 결국 회화를 종말로 이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나와 있는데..
먼저 키아로스쿠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겠네요. 레오나르도의 모나리자에서 키아로스쿠로를 예로 듭시다. 가장 어두운 곳을 명도1, 중간을 5, 가장 밝은 곳을 8정도로 숫자를 매겨보세요. 그러면 옷은 1, 배경은 5, 얼굴은 8 정도가 될 거예요. 그래서 그림을 볼 때 먼저 얼굴이, 그 다음 배경이, 그리고서 옷이 눈에 들어오고, 나중에 모나리자를 생각하면 먼저 얼굴-배경-옷의 순으로 기억이 나는 것이지요.
다음은 미술이야기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명암법에는 키아로스쿠로와 스푸마토가 있다. 키아로스쿠로는 이탈리아 말로 명암을 뜻한다. 입체표현을 위한
명암법이다. 밝은 곳은 밝게, 어두운 곳은 어둡게 그린다는 말이다. 연필로 그린다면 어두운 곳은 까맣게, 아주 밝은 곳은 흰 종이를 남기면 된다. 그러나 그 정도라면 키아로스쿠로는 되지 않는다. 명도단계에 따라 화면 전체가 일정한 질서에 따라 명암이 구성되어야 한다. 그것이 르네상스의 레오나르도가 추구한 키아로스쿠로이다.
렘브란트는 키아로스쿠로에서 매너리즘의 위험성을 간파합니다. 이를테면 한국에서 미술대학을 가기 위해 석고데생이라는 것을 하죠?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먼저 화면 가운데 코를 그리고, 옆에 눈-입.... 그런 식으로 그림을 그려 완성하는 편법과 요령을 배워 시험을 치기도 하죠. 그런 사람에게 밑에서 올려다본 석고를 그리라던가 하면 그림을 못 그립니다. 렘브란트가 경계한 것은 그러한 류의 요령주의라고 생각됩니다. 이론상 요령을 배우면 모나리자 같은 그림은 아무라도 그릴 수 있다는 판단도 가능했겠지요.
야경 Night Watch, 또는 민병대의 캡틴 프란스 배닝 코크 와 윌렘 반 루이텐부르크 중위
대신 테네브리즘이 대두됩니다. ‘야경’에서 빛은 왼쪽 위에서 쏟아집니다. 빛이 닿는 부분은 밝고 닿지 않는 부분은 어두워서 식별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렇게 콕크 장군이 돋보이는 듯 하지만 그 외의 조합원들 역시 장군이 돋보이기 때문에 그와 동등한 비중으로 화면에 자리 잡게 됩니다. 또 하나, 뒤 쪽에 소녀가 보이죠? 화면에서 가장 밝은 부분에 중성적인 이미지의 소녀- 혹은 천사일 수도 있겠지만-가 위치하므로써 상대적으로 전체 조합원들의 비중이 같아지게 되죠.
만약 레오나르도의 키아로스쿠로로 ‘야경’을 그렸다면 전체가 기념사진처럼 되었겠죠? 렘브란트는 대신 방향지워진 빛이 화면 위에서 극적인 효과를 발휘하도록 화면을 재구성했습니다. 그렇게 화면은 작가의 구성에 의해서 성립하지만 자율적인 질서를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조금 더 미술이야기의 내용을 인용하지요.
렘브란트
현실 Rembrandt van Rijn Anatomy lesson of Doctor Deyman 데이먼 박사의 해부학강의. 1656 oil on canvas, Rijksmuseum, Amsterdam
*렘브란트 야경(프란스 반닝 콕크 장군 휘하의 사수 조합원, 1642년, 암스텔담 국립미술관
Harmenszvan Rijn Rembrandt 1606∼1669
네델란드의 대가 렘브란트는 후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화면질감을 만들거나 시각적 효과를 절묘하게 표현하는 붓 터치로 이름이 높다. 그는 단순한 붓놀림으로도 거칠고 부드러운 질감과 두껍고 엷은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렘브란트 반 리진은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다. 아버지가 원하는 대학에서 자퇴하고 라스트만 등에게 배웠다. 라스트만은 카라바지오 등 이탈리아 화가들의 영향을 받았다. 그리하여 루벤스는 네델란드를 떠난 일이 없으면서도 레오나르도의 키아로스쿠로를 배웠다. 티티아노의 두껍고 불투명한 물감으로 밝고 빛나는 하이라이트를 그리는 방법을 익히기도 했다..
카라바지오의 테네브리즘을 배우기도 했다. 테네브리즘은 그림전체의 톤을 매우 어둡게 표현하는 기법이다. 그리곤 주제가 되는 부분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듯 시선을 집중시킨다. 테네브리즘의 극적인 효과는 당시 선풍적인 유행이었다.
그러나 렘브란트는 이미 당시의 유행에서 떠난 독창적인 테네브리즘을 확립하고 있었다. 스스로 체득한 비결이란 비례에 의해 색과 빛의 강도가 결정된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화면 전체가 어두울 때 중간 채도의 색면이라도 엄청나게 밝은 색으로 인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렘브란트가 음영법, 즉 키아로스쿠로를 이해하는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