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화의 색채연구 한국 민화의 색채연구
-화조도를 중심으로-
목 차
1. 서론
2. 민화의 개념과 유형
(1) 민화의 개념
(2) 민화의 유형
3. 한민족의 색채관과 오방색의 의미
4. 화조도의 색채
5. 결론
참고문헌
참고도판
1. 서론
민화는 한민족의 미의식과 감정이 시각적으로 표현된 옛 그림이다 우리 민족의 미의식과 감정은 오랜 역사를 통하여 이 땅에 살아오면서 몸에 지니게된 생활의식과 정감의 미학적 측면이다.
원시미술에서의 동굴벽화와 고분벽화에서부터 그 시원을 찾아 볼 수 있으며 특히 고구려의 고분벽화는 벽사화(辟邪畵)로서의 전통이나 채색에 있어서 실상을 알려주는 현존하는 자료로서 그 독창성이 돋보인다.
또한 화조도도 실증적 자료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고려불화에 의해 화조도의 배경적인 자료가 많이 밝혀졌다. 그러나 역시 한국화로서의 화조도는 조선민화의 화조도 병풍에 가장 많게 독창성이 나타나 있다.
조선의 민화는 세사풍속(歲事風俗)에 따라 그려지고 장식되는 특수한 장(場)과 시(時)를 가지는 상징이 있는 생활화이다. 또한 멋과 흥을 가진 독특한 화풍으로 방랑화공, 불화공, 궁중화원 등의 무명화가들에 의해 그려진 민족화, 민속화라고 할 수 있다.
민화의 또 다른 특징은 색채에 있다.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조로 그려진 작품이 많고, 실제의 고유색과는 무관한 상징적인 색채가 평면적이고 직접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즉 우리민족은 색을 사용할 때 많은 경우 시각적인 이미지와 자기자신의 감정이나 지각보다 색에 의미와 상징성을 부여하여왔다.
특히 화조도는 가장 색채가 풍부하고 담담한 중간색으로 화려하게 그려지는 일이 많았고, 부부의 애정을 북돋는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지극히 다양한 묘사로 색조 하나 하나에 각기 상징성이 담겨져 있으며, 대요는 인생을 즐겁게 풍부하게 지내고 가족과 단란하고 애정 깊게 살 것을 그림을 빌어 표현하고 있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민화의 색채, 그 중에서도 화조도를 중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한민족의 색채관과 사상적 배경을 알아보고 어떻게 우리민족의 정감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소박하고도 강렬한 색채감각을 유지 발전 시켜왔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연구 방법으로는 각종 문헌을 참고하고 정기 간행물과 선행 연구자료를 읽고 화집에 있는 민화를 비교 검토하는 방식으로 작품분석을 하였다
2. 민화의 개념과 유형
1 김호연 저 《韓國民畵》 p.230, 경미문화사, 1976
2 조자용 〈李朝民畵槪論〉《李朝의 民畵》p.8, 한국색채문화사
(1) 민화의 개념
일반적으로 한국의 회화사에는 산수화, 사군자화, 도석화, 그리고 화원들이 그린 삼강오륜행실도와 같은 것이 취급되어왔다. 그러므로 우리가 민화라고 일컫는 그림들은 회화사에서 누락된 그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지배층의 이상과 변천의 기록이 회화사가 된다면 민화는 민중의 현실속에서 생활 그 자체 도구로 존재하는 그림인 것이다. 즉 우리 민족의 생활철학과 정서가 자유로이 표현된 가식 없는 그림으로 궁중실내화로부터 서민층 무속종교화까지 조선시대 생활전체에 널리 보급되어 왔다.
조선의 민화는 세사풍속(歲事風俗)에 따라 그려지고 장식되는 특수한 장(場)과 시(時)를 가지는 상징이 있는 생활화이다. 또한 멋과 흥을 가진 독특한 화풍으로 방랑화공, 불화공, 궁중화원 등의 무명화가들에 의해 그려진 민족화, 민속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생활화로서의 상징적 표현은 사회적 신분을 떠난 모든 민(民)들의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희로애락과 그것을 통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의 세계관을 보여주게 된다. 곧 민화에는 무병장수, 부귀공명, 다산, 벽사구복 등 인간으로서의 소박한 바램이 표현되어 있는데, 이것은 온화한 자연환경이나 현실생활에 순응해서 사는 민중들의 삶에 대한 애착과 동경의 대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의 모든 공예품 특히 민예품으로 불리운 공예품에 민화와 같은 그림이나 무늬가 많다는 사실은 한국의 민화의 기능을 추측케 하는 것으로서 민화는 그것 없이는 한 작품의 생명력이 없어지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한국 민족의 미의식과 조형감각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종합예술로서의 건축에 있어서 그림은 민가 궁궐 사찰을 불문하고 집을 장식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집을 만드는 가장 큰 요소의 하나였다. 집안과 밖, 대문 안팎과 울안 방안과 마당에서 그림과 글씨는 건축물과 사람을 하나로 맺어주는 매체이며 생명체였다.
이처럼 민화는 전통사회의 한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한국사람들이 빈궁한 생활 속에서도 언제나 즐거움만을 찾았다는 낙천성을 표현했다. 그 낙천성은 한국 무교의 인생관과 여기에서 비롯된 한국사람들의 낙관주의 사고 방식에서 연유한 것으로 한국민화의 화조, 산수, 민속, 교화의 모든 종류의 그림들은 우주와 역사의 중심인 사람들이 꽃과 새들처럼 행복하게, 자연처럼 순박하고 깨끗하게, 그러면서 십장생 등이 뜻하는 대로 오래오래 건강하고 아들딸과 함께 천년만년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원했다.
3 조자용 〈이조민화개론〉 《李朝의 民畵》p.15, 한국색채문화사 공급
4 김철순 〈민화란 무엇인가〉 《한국의 미 ⑧ -民畵》 p.191, 중앙일보사, 1978
(2). 민화의 유형
민화는 민화만이 갖는 표현방식을 지니고 그 특성은 대체로 유형(類型)의 형성과 진채(眞彩)의 미(美)로 요약된다.
유형의 형성은 민화가 실생활에 밀착되어 있었던 바 생활미술임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그림의 내용과 형식은 생활목적과 직결되어 있었다. 쓰임새에 따라 그림의 주제와 형식을 선택하고 민화는 그에 적응하는 상징을 부여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사랑방에는 책거리나(도1) 문자도 병풍(도2), 안방에는 화사한 화훼도나 부귀를 상징하는 화조도, 물고기가 노닐며 다산 다복을 뜻하는 어해도 병풍(도3), 혼례의 신방에는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모란 병풍 또는 복숭아가 열린 화조도 병풍을 쳐서 장식하였다. 수연이나 회혼례에는 그 사람의 일생을 그린 평생도나(도4)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도를 사용하였다.(도5)
3. 한민족의 색채관과 음양오행사상
우리민족은 고대인의 특성중의 하나인 태양숭배와 경천사상(敬天思想)에 따라 고유한 사상을 형성하였는데 은 곧 백(白)을 뜻하며 신성한 색으로 다루게 되었다.
흰색은 물감을 들인 색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흰색이라는 의미에서 흰색은 곧 무색(無色)이며, 무색은 곧 자연 그 자체이다. 한 민족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에 동화하며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을 올바른 삶이라 믿어왔다. 이는 한국미술의 바탕을 흐르는 자연주의 형성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미술은 색채가 요란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적막할 정도로 차분한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한국미술이 주위환경이나 자연과 훌륭하게 융합 조화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짙푸른 가을 하늘과 삼면이 바다인 반도적인 기후, 맑은 태양빛은 우리 선조들이 즐겨 쓰는 쪽빛과 백색의 원천적인 근거로 볼 수 있으며, 투명한 순연(純然)의 색채를 즐겨 사용하는 원인에서 천연의 자연적인 조건을 빼놓을 수 없다.
5 김호연 저 《한국민화》 p.230, 庚美文化社, 1977, 서울
6 구미래 저 《한국인의 상징세계》 p.41 교보문고, 1992
7 김원룡 저《한국미의 탄생》 p.128, 열화당, 1992
또한 우리민족만의 독특한 색채인식 방법으로 음양오행 훨씬 이전에도 한반도만의 빛깔에 대한 말이 있었다. ‘검다’ ‘희다’ ‘붉다’ ‘푸르다’ ‘누르다’ 가 바로 그것으로 모든 유사색을 종합적으로 표현하는 보편성을 포함한다. 더욱이 ‘새’ ‘샛' ’싯’ 또는 ‘시’등의 접두사가 붙은 샛노랗다, 새파랗다, 싯뻘겋다. 시퍼렇다. 등으로 표현되어 그 의미를 한층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색채에 관한 미시적이고 분석적인 색채인식은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서구의 색채인식과 무관하며 중국의 음양오향적 관념색과도 무관하다. 이것은 추상적 보편이 아닌, 구상적 보편으로 어우러지는 ‘검고’ 희고‘ 붉고’ 푸르며‘ 누른’ 색동이 나부끼고 펄럭이는 한마당인 것이다.
한편 무속사상, 도교사상과 관련하여 자연과 관련된 조형적 반영의 대표적인 것으로 중국의 음양오행설이 수용되어 소재나 색채에서 구체적인 형상과 의미를 내포하는 표현이 이루어졌다. 그것은 오행(五行)에 근원을 두고 있는 오방색(五方色)으로써 고구려 고분 벽화의 「四神圖」에서 채색화의 시원으로 발견되었으며, 이는 이후 각 신분과 용도에 맞게 설정된 복식, 공예품, 왕궁과 사찰에서의 단청을 비롯한 전반적인 색채의식을 형성하는 근간이 되었다. 즉 고려시대의 불화제작으로 이어지면서 보다 세련된 감각으로 발전되었으며, 조선조에 이르러서도 궁중장식화, 단청 그리고 민화를 통해 계승되고 있다.
이렇듯 한민족 색채관의 사상적 배경에는 크게 두가지 상반된 구조와 소박한 리얼리즘으로서의 토착윤리를 반영한 서민의 색채 인식방법이 있다. 그중 하나는 탈채색(脫彩色) 금채색(禁彩色)사상 즉 백색과 남색으로 대표할 수 있는 한민족 고유의 선호사상이고, 다른 하나는 전통적인 미술품이나 사찰에서 볼 수 있듯이 화려하고 원색적인 색을 사용하여 주술적인 목적과 색에 의미와 상징성을 부여한 음양오행사상이라고 하겠다. 또 여기에 민간층의 신앙적 바탕이 되어 온 무교적인 사상이 한민족의 색채관에 영향을 주게 된다.
한국민화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색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진채의 미라고 할 수 있는 민화의 색조는 건물의 단청과 색상을 함께하고 흉배(胸背), 노리개 등속의 몸치장과도 색감이 일치한다.
8 최병식 〈한국미술의 자연미에 대한 연구 -자연환경과 고대 전통한국사상을 중심으로-〉 《한국미술사상사 강의노트》 p.10, 2000
9 유준상 〈한국미술, 빛과 색〉 ,《1994-현대한국회화》 p.16, 중앙일보사, 1994
10 김성실 〈채색화에 있어서 채색의 중량 및 극대화를 통한 현대적 표현연구〉 p.13, 세종대학교 대학원 석사논문, 1996
11 유준상 〈한국미술 빛과 색〉 《1994-현대한국회화》 p.18, 중앙일보사, 1994
12 최병식 〈한국미술의 자연미에 대한 연구-자연환경과 고대전통한국사상을 중심으로-〉 《한국미술사상사 강의노트》p.18, 2000
그처럼 오랜 전통을 지닌 민화의 색조는 남(藍),주(朱),황(黃),녹(綠)흑(黑)을 기본색으로 하여 때로는 홍(紅),자(紫),백(白)이 곁들어 지는 색상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한국인의 의식세계의 중심이었던 음양오행적인 우주관에 바탕을 둔 사상체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음양오행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양문화권에서 우주인식과 사상체계의 중심이 되어온 원리이다. 우주의 본원에 음(陰), 양(陽)의 두 기(氣)가 있다해서 천지 만물은 두 기로 이루어졌다는 역학적인 이론과 천문학적 철학으로 발전한 것이다. 무극(無極)에서 음과 양의 기운이 생겨나 하늘과 땅이되고 다시 음양의 두 기운이 다섯가지 원소를 생산하였는데 이것이 목(木),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이다.
이에 따르면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을 오행의 각 기운과 직결된 다섯가지 기본색으로 하여 오색 또는 오채라 불렀다. 이는 또 동서남북 및 중앙의 오방이 주된 골격을 이루고 있는 양의 색이며, 다섯가지 방위사이에 놓여지는 간색을 음색이라하며, 녹색, 벽색, 홍색, 유황색, 자색을 말한다.
오행은 따로 독립되어 존재하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도와주기도 하고, 물리치기도 항고, 낳아주기도 하고 극(剋)하기도 하는데 이와 같이 물고 물리며 주고받는 관계를 상생상극(常生相剋)이라 한다.
색채에 대한 이러한 해석방법은 동양사상에서 색채에 대한 감각적 측면은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기인한 것으로 당시 사람들의 생활은 색채에 항상 감각적으로 쾌, 불쾌를 판단하기 전에 어떤 의미를 선행시켰던 것이다.
남(南)은 떠오르는 동방에 해당되고 만물이 생성하는 봄의 색인 까닭에 창조, 생명, 신생을 상징하며, 벽사기복의 색으로 즐겨 사용되었다.
적(赤)은 만물이 무성한 남방에 해당되고 태양, 불, 피 등과 같이 생성과 창조, 정열과, 애정, 적극성을 나타내며, 주술적 의도로 색이 쓰여졌다.
흑(黑)은 오행중 수(水)로서 음유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인간의 지혜를 관장한다.
백(白)은 결백과 진실, 삶과 낮, 순결 등을 뜻하며 우리민족이 흰옷을 즐겨입은 원인이기도 하다
황(黃)은 오방색의 중심색으로 우주중심에 해당되므로 가장 고귀한 색으로 인식되어 임금만이 황색옷을 입을 수가 있었다.
13 하용득 저 《한국의 전통색과 색채심리》p.31, 명지출판사, 1989
14 조은경 〈조선조 민화의 색채 연구〉p.15, 계명대학교 대학원 석사논문, 1996
민화에서는 주술성을 강하게 분명한 예로 청룡도(靑龍圖), 주작도(朱雀圖), 황룡도(黃龍圖), 현무도(玄武圖), 백호도(白虎圖) 등이 그것이다.
생활속에서의 사용으로는 남, 적, 백, 흑, 황을 중심으로 구성된 색동색은 흑대신 분홍, 초록을 가미한 화색(華色)이었다.
4. 화조도의 색채
민화의 대부분이 선명한 색채와 위트가 풍부한, 매우 명랑한 표현을 기호하였다. 그것은 삶의 장을 즐겁고 풍부하게 지내기 위한, 간결하고 좁은 방에 눈의 즐거움을 불러일으키는 최대의 효과를 낳은 것이다.
특히 민화의 색채구성은 강렬한 원색들간의 대비효과를 강조한, 색면의 평면성을 강조함으로써 장식효과를 높인다 .이것은 형태감과 다른 색채 자신의 독립성, 상징성, 생명감에의 발휘이다.
한국 민화에는 꽃, 나무, 새, 짐승을 그린 화조그림이 절대적으로 많은데 옛부터 꽃은 인생을 나타낸 것이라고 해서 존귀하게 여겼으며, 한편 오리는 영원히 끊기지 않는 깊은 인연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해서 매우 가까이 해 왔었다.
화조도의 화려한 색조는 민화 전반에 걸쳐 쓰이는 풍윤한 색채를 포괄적으로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색료는 주로 풀뿌리나 잎의 즙 ,또는 광물이나 흙에서 채취했으며 남 주 홍 황 녹 청 흑 백색 등이 쓰인다. 특히 작화 연대가 오래된 것일수록 남 주 황이 많이 쓰여졌고, 선명한 청색이 일반적으로 쓰여진 것은 18세기 이후라고 생각해도 좋다.
또한 사물 모두의 존재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에 붉은색 옆에 파란색을 똑같은 채도로 칠하여 어느 한 색이 약화되지 않도록 했다. 이러한 강렬한 색상대비는 민화의 멋이고 아름다움이다.(도6)
화조도의 종류를 구별해보면 화조도, 초충도, 목단도, 연화도, 화훼도, 기타 초화수목을 중심으로 한 그림 등이 있다.
화조도는 그 표현양식도 다양해서 당초에 소위 정통화에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사실적 그림이 일반적이었다고 생각되며, 시대가 내려옴에 따라 데포르메가 심해져서 반추상화된 것까지 그려지게 되었다.
8폭 병풍그림이 일반적으로 한 폭마다 다른 정경이 그려져 있으며,
15 원동석 〈우리민화의 미학과 현대적 조명〉 《미술세계 1988.3》p.50, 미술세계 1988,
16 이우환 〈李朝民畵類別考察〉 《李朝의 民畵》 p.45, 한국색채문화사 공급
17 이우환 〈李朝民畵類別考察〉 《李朝의 民畵》 p.44, 한국색채문화사 공급
색채가 풍부하고 담담한 중간색으로 화려하게 그려져 신혼초야나 부부방에 둘러쳐져 부부의 애정을 북돋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도7)
초충도는 주로 부인 방에 장식되며, 따라서 여서의 재기나 총명함, 또는 단려한 몸매에 어울리는 표현이 취해지고 특별히 과장한다거나 화려하게 채색되어지는 대상은 아니었다. 정통화에 가까운 구성으로 서민층의 수요는 적고 사임당 신부인의 그림이 유명하며, 여성다운 섬세한 표현과 미려한 색감으로 품위높은 그림을 그렸다.(도8)
목단도는 뿌리 밑에 적, 청, 녹, 백, 자색 등으로 채색된 바위를 그린 그림이 많으며, 그밖에 모란만 있는 것, 화분에 심어진 것, 주위에 나비와 벌이 날아다니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꽃잎이나 잎이 크고 풍부하게 그려졌으며, 화면 가득 배경없이 멋지게 피어나 것이 일반적이다. 잎은 대개 녹색이나 청색계통의 채색이고, 꽃은 주색, 홍색같은 적색계통 아니면 황색이 주이며(백색이나 청색모란도 있다) 화면 전체가 극히 화려하고 풍요한 화정(畵情)을 담고 있다.(도9, 10)
8-10폭의 규모가 큰 표장이 많아 혼례식에 사용하는 일이 많았으며, 내용도 화려한 것을 좋아했다. 원래 모란은 부귀의 상징으로 여겨왔으며 또 뿌리밑의 바위는 남녀의 심볼을 본뜬 것이 많고 음양오행설에 유래하는 음(陰:女), 양(陽:男) 화합을 나타내고 있다. 청색계통의 채색으로 된 바위는 남근을 형상하고, 적색계통이 많고 가운데 구멍이 뚫린 것은 여성의 성기를 상징하고 있다.
모란도의 꽃은 무속이나 불교 같은 것의 영향으로 상징화, 양식화 된 경우가 많으며, 특히 무당의 집이나 사당에 그려진 그림은 모란 밑에 꽃병이 놓여졌다던지 꽃만 크게 그려진 것이 많으며, 그 과장과 입체감이 없는 평범한 구성을 주로 한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연화도는 회화적 특징으로 생채화(生彩畵)가 대부분으로 많은 열매를 맺는 꽃의 백색이나 홍색의 연한 색채는 대범하게 나부끼는 잎의 녹색과 아름다운 대비를 보여주며, 또 주위의 생물의 색채와 더불어 화면전체가 시원한 이미지를 준다. 8-12폭전후의 병풍그림이 많으며 폭마다 다른 연작보다 병풍전체에 수많은 연꽃을 그린 것이 대표적이다.(도11)
이와 같이 화조도는 중심소재를 강한 적, 청색의 보색대비의 효과로 돋보이게 했으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위해 차가운 색보다는 따뜻한 색을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색으로 구사하여 밝고 환한색의 아름다움을 구사하였다.
18 앞의 책, p.46
19 앞의 책, p.47
5. 결론
민화는 우리겨레의 생활양식 저변에 깔린 미적 감정이 가시적으로 표현된 그림으로 다양한 소재와 더불어 독특한 색감이 자유롭게 표현된 독창적인 그림이다.
본 논문은 민화가 가지는 색채에서 특수성을 분석해보고자 한 것으로 한민족의 색채관과 그 사상적 배경을 살펴보고 특히 화조도를 중심으로 민화의 색채를 고찰해 보았다.
민화에서 강조되고 있는 색채대비와 관념적인 묘사방법은 일견 치졸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러한 요소들은 장식적이고, 표현적인 매력과 동시에 순박한 정취를 느끼게 해주며 아울러 풍부한 상상력까지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우아미, 고결성보다는 친근미와 실용미에 가까운 민화는 개인으로서의 작가적 역량의 과시보다는 대중의 기호에 보다 더 밀착되어 있다. 즉 회화전반에 채색을 주요수단으로 이용하면서도 작가의 주관적 표현보다 내용이 갖는의미와 색 자체의 자율적의미로 색채를 사용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회화사를 통해서 독특한 화면과 색채로 우리 민족의 생활에 밀착되었던 민화의 독창성과 창조성을 띤 가치를 연구하고 재평가해서 기존의 정통화와 더불어 한국회화사속에서 평등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색은 미술의 핵심요소이다. 우리는 색을 통해 우리의 정서를 표현하고 전달하며, 색은 생활세계를 그대로 나타내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색은 우리생활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것이며 문화발전과정의 기본요소이다. 이러한 색채문화를 한 민족, 한 시대의 문화척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문화양식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색채문화는 전통적인 것과는 전혀 다른 논리적이고 감각적인 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색채에 대한 감성적이고 구체적 보편성을 실마리로 하여 한민족과 내면심상의 당위를 포착해야 한다. 그것은 옛것의 단순한 모방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이들 색채가 그 나름대로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 할 수 있도록 인간생활에 작용하는 심리적 영향을 깊이 있고 심도있게 연구해야 한다.
참고문헌
김호연 저 《韓國民畵》 경미문화사, 1976
조자용 〈李朝民畵槪論〉《李朝의 民畵》한국색채문화사 공급
김철순 〈민화란 무엇인가〉 《한국의 미 ⑧ - 民畵》중앙일보사, 1978
구미래 저 《한국인의 상징세계》 교보문고, 1992
김원룡 저 《한국미의 탄생》 열화당, 1992
최병식 〈한국미술의 자연미에 대한 연구 -자연환경과 고대 전통한국사 상을 중심으로〉 《한국미술사상사 강의노트》 2000
유준상 〈한국미술, 빛과 색〉 《1994-현대한국회화》 중앙일보사, 1994
하용득 저 《한국의 전통색과 색채심리》 명지출판사, 1989
원동석 〈우리민화의 미학과 현대적 조명 미술세계〉《미술세계 1988.3》
이우환 〈李朝民畵類別考察〉 《李朝의 民畵》 한국색채문화사 공급
김성실 〈채색화에 있어서 채색의 중량 및 극대화를 통한 현대적 표현연 구〉 세종대학교 석사논문, 1996
조은경 〈조선조 민화의 색채 연구〉 계명대학교 대학원 석사논문,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