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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이론

개념미술에 있어서 과정의 중요성에 대하여-양순실

작성자건널목|작성시간11.12.08|조회수602 목록 댓글 0

개념미술의 정의

 개념미술을 어떠한 사조로서가 아니라 어떤 태도나 시각의 문제로 바라보는 견해가 많다.  개념미술은 그 경계가 모호하기는 하지만,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짧은 시기동안  큰 영향을 끼친 현대미술의 국제적인 동향으로 종래의 예술가적 의식을 버리고 완성된 작품 그 자체 보다는 제작을 하는데 있어서 전제 조건인 ‘아이디어’ 와 ‘과정’을 예술이라 생각하는 반미술적인 태도를 말한다.

‘컨셉트 아트(Concept Art)’라는 표현은 1961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플럭서스 작가 헨리 플린트가 “‘컨셉트 아트’란 무엇보다도 ‘개념’이 재료이며, ‘개념’은 언어와 긴밀한 관계가 있으므로 컨셉트 아트는 언어가 재료인 예술을 말한다.”라고 언급하면서 언어를 다루는 방식이 두드러지는 미술을 가리키기 위해 이 단어를 썼다. 몇 년 후 솔 르윗이 고안한 ‘컨셉추얼 아트(Conceptual art)’라는 단어가 사용되었고, 1967년 경 처음 일반화되기 시작하였다.

 

개념미술의 형성배경

개념미술은 아방가르드가 만들어 놓은 공간에서 성장했고, 모더니스트 미술이 세운 가설인 배타적인 미학적 관점과 예술의 자율성 이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형성되었다. 모더니즘미니멀리즘으로 넘어가고, 반형식적 으로 전환하던 1960년대 초반에서 중반까지가 확장된 순간으로 보여지고 있다. 다시 말해 미니멀 아트 이후 현대 미술이 한 경향으로 네오 다다플럭서스로 대변되는 60년대 전후 형식파괴적인 운동에서 거의 동시적으로 발생됐다고 보면 될 것이다.

-시대적 배경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난 후 미국은 실질적인 세계문화의 주도권을 잡았으나 사회 내부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었다. 1950년대와 60년대에 걸쳐 급속히 이루어진 산업화, 기계화, 도시화는 인간의 실존적 문제를 제기하게 하였고,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테크놀로지지 발달과 대중매체의 확산은 새로운 사회질서를 요구하게 되었다. 즉 세계대전과 월남전을 치르면서 전쟁의 허구성을 대면하면서 기성세대들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과 제도로부터 일탈을 꿈꾸고 반전사상과 자유의 문제, 남녀평등, 반인종주의 등의 사회문제들이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반문화가 널리 확산되게 되었다. 이러한 반문화를 배경으로 정체성의 문제, 개인주의 등은 1960년대 미국문화 속에서 모든 가치기준의 경계를 허물어 버리게 하였고 예술계에도 커다란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즉 예술계는 미술소재의 소진, 창의성이나 실험정신의 고갈 등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예술외적인 요소인 정치, 경제, 문화적 상황들에 눈을 돌리고 작품 안으로 끌어들였으며, 가능한 예술적 도구들 다 동원하여 예술적 가치를 높이고자 하였다. 특히 60년대 말에는 개념이나 다양한 지식의 원리 및 범위에서 과학적 접근방식이나 사상적 보충으로 진행하는 활동들이 보였다. 예술이 논리적일 것과 대상제거, 혹은 비 강조, 언어사용 등으로 미술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로 접근을 시도하게 됨으로서 개념미술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철학적 배경

철학적 배경으로는 논리실증주의 철학과 언어분석 철학을 들 수 있다. 개념미술가증은 기존의 형식주의 미술이 가진 일루젼이 관객에기 작가의 의도나 내용을 왜곡시킨다고 생각하여 일루젼이 완전히 배재된 작가의 의도가 가장 직접적이고 명백하게 전달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그래서 미술이라는 것이 논리적으로 짜여진 사고로 다시 정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개념미술의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철학과 과학으로 눈을 돌리고 철학과의 조화를 위해서 논리실증주의나 언어분석 철학적 접근이 필요했다.

-미술사적 배경

1950년부터 70년에 이르는 서구 미술의 전개과정을 보면 그 양식들의 다양함이나 미학의 다발성에도 불구하고 개념미술의 미학적 결론으로 수렴되는 일련의 연속성을 지니게 되는데, 이 계통적 흐름의 성격은 유럽의 앵포르멜 운동과 더불어 50년대 미국미술을 주도했던 추상표현주의 운동의 미술작품에 강조된 물질성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새로운 시도들과 이후 다다운동에 근거하는 관념주의적인 태도의 부활로 특징 지워 지는데, 이 과정의 가장 중요한 점은 ‘물질적인 것의 비물질화’로 나타나고 있다.

1960년대 미술에 있어서 종말론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는 모더니즘 미술이 초기부터 가지고 있던 미술의 독자성 주장, 즉 예술과 사회의 분리를 시도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미술은 스스로 성립되어야 하는 필수 조건들을 약화시켰고, 실재하는 대상의 모습만을 분석하고 정의하는 것에 치중하는 형식주의를 성립시키게 되었다. 이렇듯 미술의 가치가 작품의 외적상황에 의해서만 결정되어 질 때, 미술이 하나의 사물로 취급되면서 가치의 등급에 따라 상품화가 가능해 지고 말았다. 그리고 미술이 상품으로 전락하자 미술은 상품의 수용자, 즉 화랑주나 미술관, 작품을 구매하는 대중들의 취향에 종속되어 질 수 밖에 없게 되고, 결국은 상업 시스템에 의해서만 미술이 미술로 존재하는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술계는 ‘미술의 본질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라는 비판적인 자문이 일기 시작하였고, 1950년대 말과 60년대의 미술계 전반에 걸쳐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시대를 앞서 갔던 뒤샹의 반형식주의가 선구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되면서 제스퍼 존스, 라우젠 버그, 이브 클라인 등과 같은 네오 다다이스트들의 작품에서 이 반형식주의가 왕성해지기 시작하였다. 또한 이 시기에 플럭서스나 해프닝이 등장하면서 더 과격하고 더욱 반형식적인 접근 방식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작품의 비물질화는 미니멀리즘과 만나게 되면서 가장 급진적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미니멀리즘은 모든 상징적인 요소들을 배제하고, 작가의 감정이입을 거부한 채 거의 기성품이라 불릴 만큼 가공되지 않은 산업용 재료를 사용하여 수학적 구조의 입방체들을 제시하였는데, 작품을 공장에 하청하는 방법으로 완성된 작품의 ‘형식적 표현’을 최소화하고, 모든 일루젼을 배재하여 객관적이고 순수한 근원적 존재로 환원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미니멀리즘의 이러한 특성으로 작품이 지적인 상태로 유도되었고, 형식적 축소개념은 뒤샹의 반형식주의적 사고와 맞물려 미술작품이라는 대상자체를 없애버리는 완전한 비물질화를 이룩하게 되었다. 이는 개념미술의 성립을 의미하고, 미니멀 아트의 양식적 연장으로 또한 뒤샹의 이념을 보다 체계화한 미술운동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개념미술의 표현방법

1. 시각적 표현

개념미술에서 사용되는 기록은 그 내용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보화를 가져오는 기록의 형식에 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 이러한 경향의 작품들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사진, 영화, 비디오 등으로 대체하여 작업의 과정이나 행위의 기록을 해야 하는데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사진이었다. 사진은 개념미술작가의 주요 장치로 텍스트와 더불어 사용되었다.

2. 언어적 표현

언어적 표현이란 언어 자체만으로도  관념을 전달하는 경향을 말하는데, 문자를 통해 전달하는 방법은 문학 작품의 유형과 밀접하다고 볼 수 있겠다. 1960년대 말의 많은 작가들이 언어를 왜 사용하였는가를 알아보면 첫째 미술 대상을 비물질화 하려는 경향이 있었고, 둘째 좀 더 폭넓게 대중과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욕구를 들 수 있고, 세 번째 ‘두뇌적인’ 작업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넷째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듯이 모든 미술작품이 근본적으로 언어적이라는 것, 다섯째 미술의 의미를 이론화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고, 마지막으로 비물질화 하려는 경향에 대한 중요한 이유가 되었던 미술시장에 대한 혐오를 들 수 있다.

개념미술가들은 언어가 공통적인 재료임과 동시에 그들의 작품을 진술하는 도구의 역할을 하며, 언어적 표현이 관람자와 작품사이의 갭에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3. 시각과 언어를 포함한 표현

시각과 언어를 포함한 표현에는 언어를 기본으로 다양한 매체, 즉 사진이나 비디오, TV, 컴퓨터 등을 포함하는 방법과 행위를 통한 방법, 자연환경을 통한 방법 등 여러 가지가 보여 지고 있는데, 작가들 대부분이 이러한 방법들을 유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1) 매체를 통한 표현

2) 행위를 통한 표현

3) 자연환경을 통한 표현


개념미술의 영향

-소재영역의 확대

-예술과 대중의 참여

-행위(과정)의 의미 확대

-공간영역의 확장

-대중문화 영역의 확장

-매체를 통한 소통의 기능 확대


결론적으로 개념미술은 모더니즘의 전통적 미술의 형식미학에 대한 부정으로서 미술작품이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과 미술의 본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경향이 드러나고 있으며, 만들어진 물질적 대상물로서의 작품보다 그것을 위한 의도로서의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비물질화’ ‘비대상화’의 시도가 주된 특징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비물질화’를 통해서 이들은 변두리에 위치해 있었던 정치적, 생태학적, 연극적, 철학적, 심리적인 것들을 중심으로 옮겨오고, 철학 정보, 언어학, 수학, 자서전, 사회비판, 농담, 일기, 이야기하기 등으로 예술의 개념과 범위를 확장했다. 또한 기존의 작품이 지니고 있었던 양식과 심미적 가치, 독창성, 아우라 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엘리트 의식과 화랑의 감식주의, 시장체계의 상업주의를 비판했으며, 예술대상의 질과 그 대상 자체의 존립까지 등한시 하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대신 예술자체에 대한 강한 철학적 집착을 보임과 동시에 예술을 학문적으로 검증할 수 있거나, 수학적 형식으로까지 변모될 수 있다는 신념을 보이며 글로 된 제안들, 사진들, 자료들, 지도와 영화, 비디오, 심지어 예술가 자신의 신체를 이용하는 방법들로 주제들과 관심사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개념미술은 현대미술의 연장선상에서 분명히 이어져 왔고, 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80년대 이후 등장한 각종 매체들의 발달과 함께 산업발전과 동반된 상업적 가치로 이용되어 왔던 것들이 기존의 개념미술에서 사용되어 왔던 방법적 매개체들인 언어와 사진, 텍스트, 문자, 영상, 비디오, 영화 등과 함께 대거 수용되었기 때문이다.


첨부파일 개념미술에 있어서 과정의 중요성에 대하여.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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