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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이야기

우리 옛 그림 속 개이야기|

작성자신나라|작성시간11.10.15|조회수263 목록 댓글 0

개는 오랜 역사에 걸맞게 사람과 가장 친근한 동물입니다. 그래서 강아지, 복실이, 누렁이, 바둑이, 멍멍이, 살살이 등으로, 또는 가족 이름의 돌림자를 넣어 친근한 이름으로까지 부르고 있죠. 집과 주인을 지키는 영물인 개는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주인임을 알고 반깁니다. 그러나 낯선 발자국 소리는 먼저 듣고 위험을 가족들에게 알려 도둑을 막는 구실도 하고 있죠.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마루 밑이나 대문간, 부엌, 뒤뜰 등 사람과 가까운 곳에 집을 마련해 줄만큼 우리에겐 예로부터 친근한 동물입니다.

개는 십이지 동물 중 열 한번 째 지킴이로 방향으로는 서북서, 시간은 저녁 7시에서 9시를 상징합니다. 개는 집 지키기, 사냥, 맹인 안내, 호신 등의 역할뿐만 아니라, 잡귀와 요귀-재앙을 물리치고 집안의 행복을 지키는 능력이 있다고 전해져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악귀를 쫓기 위해 개를 그린 문배도를 집 대문-광문 등에 걸어 두고, 악귀가 집 안에 들어 오지 못하도록 막았죠.

전통 시대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곁에서 친구처럼 함께 한 개들을 옛 그림 속에서 찾아 보았습니다.

때론 충직한 모습으로, 때론 깜찍한 모습으로 참 다양하게 표현된 개들의 모습을 옛 그림속에서 만나니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고려 대학교 박물관 소장

달밤에 대나무 숲에서 개 한마리가 하늘을 쳐다보며 웃고 있습니다.

어쩌면 가을 밤 대나무 숲에 이는 고은 바람 소리에 취해 집나간 옛 여인을 그리워하며 쓴 웃음을 짓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왈왈

경기도 박물관 소장

마치 동그란 안경을 쓴 것처럼 깜찍한 눈을 한 강아지 두마리가 양귀비 꽃 아래서 놀고 있습니다. 튀어나올 것같은 눈이나, 생김새로 보니 시추나 페키니츠종 같은느낌인데요, 시추는 중국 왕실개로 알려졌는데....조선에도 전해졌던 것일까요?

어쨋든 예로부터 양귀비꽃은 가장 이상적인 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풍성한 꽃 아래서 방울을 매달고 이리저리 장난치는 모습이 귀엽네요.

김두량 <견도犬圖> 국립 중앙 박물관 소장 18세기

나른한 오후, 지루한 일상속에서 옆구리가 가려워 뒷 다리를 들어 몸을 긁고 있는 개의 모습이네요.

표정에서부터 평온하기 그지 없습니다.

아래 작품은 역시 김두량의 삽살개입니다. 귀신을 쫓는 다는 삽살개는 그 이름부터 고유의 우리말로써 삽은 '쫓는다'라는 뜻이며, 살을 '귀신, 액운' 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조선시대의 삽살개는 지금의 삽살개와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안그래도 그것때문에 논란이 많죠. 근래 복원된 삽살개는 눈 주위가 대부분 털로 뒤덮여 가려져 있어 얼핏 보면 눈이 없는 듯하합니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일반적으로 축사(逐邪)의 능력을 지닌 전통 유산에서 한결같이 나타나는 강렬한 인상과는 거리가 멀죠. 여느 절 입구를 지키고 있는 사천왕상의 무시무시한 표정은 못 보여준다 치더라도 귀신을 쫓아내려면 최소한 앞은 볼 수 있을 정도는 돼야 되는 것 아닐까요? 자기 앞도 제대로 못 보는 개가 귀신을 쫓는다는 게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아래 김두량의 삽살개 역시 지금의 삽살개와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김두량 <견도犬圖> 국립 중앙 박물관 소장 18세기

요즘의 삽살개

어유봉 <삽살개> 16세기

고려 대학교 박물관 소장

오원 장승업이 그린 쌍구도(雙拘圖)입니다.

털이 복슬복슬한 삽살개를 익살스럽게 표현했네요.

고려 대학교 박물관 소장

세 작품모두 나무 아래에 개가 있습니다.

예로부터 나무아래에 그려진 개는 집을 잘 지켜 도둑을 막는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조상들은 개가 그려진 그림을 집안에 붙이면 도둑을 막는 힘이 있다고 믿었고, 집을 지킬뿐만 아니라 잡귀와 병, 도깨비도 물리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흰색 개는 전염병과 도깨비,잡귀는 물론 미리 재난을 경고하고 예방해 준다고 여겼다고 하네요.

신윤복 <묘견도>

신윤복 하면 딱 생각하는건 '기생'이 아닐까요? 요즘 한창 '바람의 화원'때문에 신윤복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죠? 곧 있으면 영화나 드라마로도 제작된다고 하던데.....어쨋든 신윤복은 '풍속화가'라는 설명에 맞게 기생을 통해 조선시대 사회를 표현하는 작품을 많이 그렸습니다. 하지만 신육복도 드물게 기생이 아닌 다른 것을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묘견도'라는 작품입니다. 묘견도라는 제목에서도 고양이가 개 앞에 있듯이, 그림속에서도 고양이는 개를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이 상황이 어딘가 억울하다는 듯한 개의 표정이 재미있습니다.

김홍도 <맹견도>?!

김홍도의 작품이라고 알려진 맹견도! 십 수년 전까지만 해도 중,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서는 이 작품을 김홍도의 작품이라고 소개하고 있었지만, 그림에 찍혀 있는 호인과 성명인이 가짜인 것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어쨋든 이 작품은 굵은 쇠사슬에 묶인 채 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 있는 한 마리의 맹견을 그린 작품입니다. 맹견이라고는 하지만 가지런히 모은 앞발과 약간 처진 눈이 귀엽기만 하네요.

조선시대 호암의 명견도

이암 <어미개와 강아지> 15세기

이암은 1499년(연산군 5년)에 세종의 넷째아들인 임영대군의 증손으로 태어나 두성령에 제수된 왕족화가입니다.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정중(靜仲)이며, 초상 그림에도 뛰어나 1545년 중종 어진(中宗御眞)을 그릴 사람으로 이상좌와 함께 추천되기도 하였다고 <인종실록(仁宗實錄)>에 전해집니다.


이암은 특히 개나 강아지, 고양이 등 털이 난 동물 그림을 잘 그렸습니다.

개 그림을 비롯한 동물그림이나 화초(花草)그림에서 천진난만한 분위기와 한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독자적인 화풍을 이룩하였으며, 그런 화풍은 후세에까지 깊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의 명성과 그림은 대부분 일본에도 널리 알려지고 소장되고 있어, 한 때는 일본화가로 잘못 알려지기도 하였습니다

이암 <꽃과 새와 강아지>

꺄아~ 이 작품속 강아지들이 제일 귀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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