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행은 서지 않는 작은 역입니다. 이제 철도박물관으로 향하려 신주쿠에 일단 접속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오다이바에 가려 했지만 급하게 휴관 일정이 잡혀 다음으로 미룹니다. 열차는 약 5분정도 지연되어 들어옵니다. 오다큐의 정시성이 좋은 편은 아니더군요.
신주쿠역은 금방(두 정거장)입니다. 우리는 쇼난신주쿠라인을 타려 합니다.
물론 복잡하지만, 환승통로가 일자이고 어떤 노선인지 모두 써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구로역이 좀 확장된 기분?
때마침 들어오는 E231계 근교형 열차에 올라탑니다. 쇼난신주쿠라인 특별쾌속이었습니다.
근교형 열차의 특징은 저렇게 4인용 박스 시트가 도처에 있다는 건데요, 일반패스를 사용했다면 저것도 감사합니다 하고 앉았겠지요.. 하지만 그린샤 패스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린샤로 갑니다.
허구한 날 혼잡으로 고통받는 동인천급행이 아니라 천안급행 정도라면 일반 전동차 말고 고성능의 근교형 열차를 굴려도 될 법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무궁화호 팀킬인지라 그럴 의지는 없어 보입니다.
중층 그린샤에 이번엔 앉기로 했습니다. 행선지는 타카사키, 출발하겠습니다.
승차감도 그렇고 높이도 그렇고 의자의 질감도 그렇고, 광역버스에 앉아 가는 느낌입니다.
쇼난신주쿠라인은 철도의 네트워크성을 한껏 이용한 현대식 광역 철도의 산물입니다.
'쇼난신주쿠라인' 은 별도의 선로 이름이 아니지요. 1호선처럼 계통 이름입니다만, 수 개의 철도 노선이 각자 힘을 합쳐 1개의 광역노선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시기엔 우에노-도쿄라인이 미개통 상태엿기 때문에, 도쿄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유일한 급행 광역철도의 역할 또한 수행하기도 했고요.
안 그래도 빠른데 더 빠르게 밟는 특별쾌속의 경우 정차역을 과감히 뛰어넘어 일부 구간에선 오다큐 특급에 필적하는 속도를 낼 정도입니다. 일반열차 요금으로 말입니다. 여러 개의 철도회사가 난립하고 있는 일본의 실정에 딱 맞는 열차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타는 구간에서는 그렇게 큰 정차역의 차이는 없습니다만...
야마노테선과 같은 선로를 쓴다면 4분에 한 대씩 완행열차를 대피해야 하는데, 그러면 너무 까다로우므로 화물선 등으로 우회하기도 합니다. 저 위쪽에 보이는 선로가 야마노테선 선로입니다.
이케부쿠로역...인 모양입니다. 옆에 린카이선 직통 열차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꽤 독특한 형태의 특실입니다. 스이카에 승차권을 주입한 후 위로 갖다 대면 저렇게 초록불로 바뀌게 되는데요, 저는 그린샤 패스 이용자인지라 사용할일은 없었습니다. ITX청춘에서 도입하려다 감사원 감사를 받으면서 원가절감 차원으로 잘려 나갔죠.
곧 오미야에 도착합니다. 그린샤 출입문은 너무 좁고 불편해서 아예 일반실로 넘어왔습니다.
이 열차는 앞으로 타카사키까지 더 먼 거리를 달려야 합니다. 힘내!
참고로 이 불쌍한 열차는 약 1시간 정도 더 달려야 했습니다.
오미야역은 우츠노미야선(토호쿠 본선)과 타카사키선의 분기역이기도 합니다.
참 다양한 풀컬러 LED 신칸센 행선판...
수도권 북부의 대형역인 오미야역의 중요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뉴셔틀 앞까지 와서 이 날 철도박물관이 휴일이라는 믿기 힘든 소리를 듣게 됩니다.
오후 일정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신난다!
멘붕한 가슴을 쓸어내리고 일단 밧데리 좀 사고 밥부터 좀 먹자- 해서 나고야코친으로 만든 덮밥을 먹었습니다만 다행히도 제 마음을 어루만져줄만큼(ㅠㅠ) 맛있었습니다.
편의점에서도 철도 관련 물품을 팝니다. 장난감...마우스...닥터 옐로우 볼펜...많군요.
그럼 뭘 할까 해서 급조한 우스이 고개 탐방입니다! 짜잔!
우스이 기념관 역시 휴관이긴 했습니다만 정말 할 게 없었습니다. 일단 니가타행 토키 323호로 일생 첫 신칸센을 탑승합니다.
제 생애 첫 신칸센을 정말 돌발적으로 타는군요 -_-
협창형의 E2계 0번대 J편성이 들어옵니다.
이 신칸센은 호쿠리쿠 신칸센의 급구배에 대응하기 위해 30퍼밀에도 견딜 수 있는 장치를 달았죠. 원주강릉선 KTX에 투입될 열차도 비슷한 장비를 하고 뛸 예정입니다. 30퍼밀 정도면 고속철은 가속도, 감속도 힘들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옵니다. (경의중앙선 용산 - 공덕 구간이 약 35퍼밀) 원래는 그랬지만 지금은 E7계가 양산되어서 정작 호쿠리쿠 신칸센 구간에선 보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그린샤엔 풀 액티브 서스펜션을 다는 등 승차감에도 꽤 공을...아...의자 정말 좋다...
예상대로 의자는 너무 좋았습니다. 정말이지 이런 의자는 구 새마을호 이후 처음입니다.
여기엔 새마을호나 우등버스에는 없는 충전기도 있어요!
치치테츠의 환승역인 쿠마가야역을 지나고, 한 개의 역을 더 통과합니다.
지금 약 240km/h 정도로 달리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고속열차는 2011년 이후 탄 기억이 없습니다.
멋들어진 E2계의 로고. 제 첫 신칸센은 매우 좋은 기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