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차(패스 4일차)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 일정은 키슈철도의 '철차륜 버스' 탑승 후 덴덴타운 찍고 큐슈로 내려가는 일정입니다.
고보역까지 노린 열차가 있어서 조금 일찍 출발합니다. 1박 했던 곳은 오사카후생회관으로, JR서일본에서 운영하는 외부인숙소 같은데 1박 4700엔데도 인터넷이 안됩니다. 어제 묵었던 나고야APA호텔이 4800엔이었던걸 감안하면 돈날렸단 생각이 듭니다. 오사카역에서 도보 5분거리라는거 빼놓고 메리트가 별로 없습니다.
오사카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녁에 신칸센을 타고 내려가는 것도 있고 고보까지 타고 갈 특급열차가 신오사카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일단 신오사카역으로 가야 합니다. 전광판판에 뜬 열차 중 어떤 열차를 타고 갈까요?
06시 55분발 교토행 각역정차로 왔습니다. 신쾌속은 일부러 보냈고, 마이바라행 쾌속열차에 사람들이 몰려서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은 열차를 타고 왔습니다.
코인락커에 배낭을 넣어 놓고, 특급열차 타는 곳으로 갑니다. 저는 쿠로시오 1호로 고보역까지 갑니다.
잠을 줄여서까지 쿠로시오 1호를 탄 이유는 아래 사진이 답입니다.
283계가 타겟이었습니다. 시각표에도 친절하게 '오션애로우 차량으로 운행' 이라고 써져 있으니 이걸 보고 예약하시면 됩니다. 이 차량도 내년이면 데뷔 20년이 된다는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린샤 맨 앞열까지는 성공했는데 1인석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맨 앞이 어디입니까. 바다를 보려면 고보까지 가는걸로는 안될것 같지만 앞이 탁 트인 걸로도 만족합니다.
바다 방향으로 창문과 좌석을 내 놓은 라운지도 있지만 이번에는 여기서 바다를 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07시 33분, 신오사카를 출발합니다. 텐노지까지 오사카환상선을 경유, 한와선/키세이본선을 경유해서 고보까지 갑니다.
네비게이션 비스무리한 장치가 달려 있는데요, 승무교대시에도 저걸 바꿔 다는 걸 보니 개인별로 지급하는 것 같습니다.
텐노지역에서 승무교대 중에 잠깐 찍어봤는데요, 일본 쪽 철도차량들은 구형/신형 안가리고 심지어 신칸센에서도 CrS 방식의 출입문스위치를 사용중이더군요. 의외였습니다. 저건 2종면허 이론 때 그림으로만 봤었는데 일본에 오니 정말 많이 보이네요.
381계 한편성이 단체열차로 운행중인 모습도 잡아봤습니다.
승무원들이 나와서 현수막을 들고 서있는 이 역은 와카야마역입니다. 그래도 와카야마 하면
뭐니뭐니해도 와카야마전철이죠. 마침 이치고덴샤가 지나가길래 한컷 찍어봅니다. 오늘 덴덴타운 갈 일만 아니었다면 저기도 가보려고 했는데, 덴덴타운에 가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합니다. 한국 와서 생각해보니 고보를 갈게 아니라 저길 갔다왔어야 했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슈퍼역장 타마가 천국행 열차를 탔다는 뉴스를 보고서 더 후회중입니다.
지금 타고 있는 283계는 틸팅열차인데요, 생각보다 기울어지는게 크게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이렇게 기울어져 있는데 몸으로 느끼기에는 별 느낌 없었습니다. 작년에 슈퍼 호쿠토를 탔을때는 약간 느낌이 있었는데요.
잠시 멍때리고 있다가 정신차려보니 고보역 도착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하차를 위해 통로로 나왔는데, 쓰나미가 발생할 경우 쓰는 차량탈출용 사다리가 놓여져 있고 설명도 자세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해안을 따라 달리는 열차이다 보니 도호쿠대지진 이후 설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보역에 내렸습니다. 당시 고보역은 배리어프리 공사중이라 조금 혼잡했습니다.
고보철도 타는 곳은 와카야마 방면 타는 곳에서 와카야마쪽으로 조금만 가면 나옵니다. JR고보역을 출발, 가쿠몬, 키이고보, 시야쿠죠마에, 니시고보가 끝이며, 키이고보까지는 편도 150엔, 니시고보까지는 편도 180엔이고, IC카드는 사용할수 없습니다.
니시고보행 열차가 들어왔습니다. 일본에 남은 최후의 2축 기동차입니다. 키테츠 1형, 2형 이렇게 두 대가 있는데 오늘은 2형이 운행합니다. 일단 외관만 봤을때는 완벽한 버스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열차같아 보입니다.
통표가 걸려 있고, 출입문 취급용 스위치 4개랑 역행/제동핸들 등만 놓고 보면 열차로 보이지만
창문도, 공조기 루버도, 출입문도, 히터도 모두 영락없는 버스입니다. 특히 히터의 경우 아예 '버스 히터'라고 써놨는데, 작동방식도 실제 시내버스 히터와 똑같습니다.
출입문 잠금장치도 버스와 다를게 없습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도 에어로스페이스 LD/LS(폴딩도어 모델)나 하이파워에서도 이런 걸 본 적이 있었는데요, 여기서 보니 신기합니다.
시간이 되어 고보역을 출발합니다. 종착역인 니시고보까지는 8분이면 갑니다.
키이고보역 근처에 키슈철도의 차량기지가 있습니다. 예전에 운행했던 키하 600형인데요, 이렇게 차고 근처에 유치되어 있었습니다.
시야쿠죠마에역을 출발했는데요, 저 멀리 X자 표지가 보이는 곳이 종착역인 니시고보역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걸어가도 되겠네요.
니시고보역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니시고보역에 도착한 열차는 10시 40분에 다시 출발하게 됩니다. 차량의 외형을 찍어보기 위해 그냥 출발까지 이곳에서 기다릴 예정입니다.
니시고보역 역명판입니다. 원래는 이 뒤로 노선이 더 있었다고 하는데, 89년도에 폐선되었다고 하네요.
사진 순서가 좀 안 맞긴 합니다만, 이게 예전에 뒤로 노선이 더 있었다는 흔적입니다. 종단점 뒤로 레일이 깔려있는게 보이시나요?
일본 내에서 '가장 길이가 짧은 사철' 구 고보임항철도 라고 써 있습니다. JR고보~니시고보간 거리는 2.7km인데요, 현재 최단거리 사철 기록은 시바야마철도 (2.2km)가 갖고 있다고 합니다.
열차 출발 시각까지 이곳을 더 둘러본 후 다시 오사카로 돌아갑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