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시로(釧路)의 히가시쿠시로(東釧路)역에서부터 출발한 센모 본선(釧網本線) 여행은 이곳 아바시리(網走)역에서 마무리됩니다. 센모 본선 보통열차가 아바시리역에 도착한 것은 17시 17분.
11월 기준으로 아바시리에서 해가 지는 시간은 오후 4시가 조금 넘는 시간... 이제는 진짜 캄캄한 밤입니다.(참고로 오늘의 아바시리는 오후 6시 42분 일몰인 것으로 되어있네요 ㅎㅎ)
쿠시로 방면의 센모 본선(釧網本線)과 아사히카와 방면의 세키호쿠 본선(石北本線)이 만나는 곳, 두 노선의 종점인 아바시리역입니다.
과거엔 나카유베츠(中湧別)-아바시리(網走) 사이를 잇는 유모선(湧網線)이라는 노선도 있어서 3개 노선의 종점인 적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유모선은 1987년에 폐선된 바 있습니다.
종점인 아바시리역에 도착해 하차하는 승객들. 열차가 시레토코샤리(知床斜里)역을 지나 오면서 승객들이 꽤 탑승한 편이어서, 종점에 와보니 제법 많은 승객들이 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역사에 접한 단식 승강장과 섬식 승강장 하나, 이렇게 2면 3선의 승강장 구조를 갖춘 아바시리역. 삿포로로 향하는 특급열차는 1번선에 정차중이기 때문에 과선교를 건너 승강장을 건너갑니다.
삿포로(札幌)와 아바시리를 잇는 특급 오호츠크(オホーツク). 키하283계 동차로 운행되는 이 특급열차는 아바시리가 면하고 있는 바다 오호츠크해(オホーツク海)에서 유래하였으며 전편에서도 언급했듯이 겨울엔 유빙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위 사진의 특급열차 전면에도... 제가 보기엔 유빙이 떠있는 바다를 묘사한 그림인 것 같은데 맞겠죠?ㅋㅋ
1번 승강장과 접해있는 아바시리역의 대합실. 하지만 특급열차가 17시 26분 출발예정... 그렇게 여유가 많지 않아서 역 밖으로 나갔다 와보진 못했네요.
삿포로역의 1번에서 아사히카와(旭川)역의 28번을 거쳐 세키호쿠 본선을 따라 이어지는 역번호, A69번을 달고있는 아바시리역의 역명판입니다. 양쪽에 있는 요비토(呼人)역과 카츠라다이(桂台)역은 서로 다른 노선이기는 하지만, 하루에 2번 정도 직결되는 열차가 있기도 하지요.
출발이 임박한 특급 오호츠크.
이 열차를 타고... 장장 5시간 반... 일본 최북단을 가는 특급 소야(宗谷)보다도 소요시간이 긴... 특급 오호츠크의 아바시리→삿포로 귀환 여정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지쳐서 잠듬. Zzz...
메만베츠(女満別), 비호로(美幌)역을 지나 키타미(北見)역에 정차한 열차. 인구 11만명으로 아사히카와를 제외하면 세키호쿠 본선(石北本線)의 연선 도시들 중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있는 키타미시(北見市)의 중심역으로, 과거엔 제3섹터 철도회사인 홋카이도 치호쿠고원철도(北海道ちほく高原鉄道)의 고향은하선(ふるさと銀河線) 종점이기도 했었지만 이 노선 또한 2006년에 폐선된 바 있습니다.
루베시베(留辺蘂), 이쿠타하라(生田原)역을 지나 엔가루(遠軽)역에 정차한 열차. 엔가루역은 현재 ㅅ자 철길의 꼭대기 끝부분에 승강장이 있고, 그 위쪽으로 선로가 끊겨있기 때문에 열차가 진행하기 위해서는 들어왔던 방향 그대로 나가야만 합니다. 그래서 엔가루역에 도착하기 직전에 안내방송이 나와서, 자다가 깬 제가 앉아있는 의자를 180도 돌려야만 했네요... 이걸 승객을 시키다니ㅋㅋㅋ
엔가루역이 이런 구조가 된 것은 다들 짐작하듯이... 원래는 나요로(名寄)역-엔가루(遠軽)역을 잇는 길이 138.1km짜리 나요로 본선(名寄本線)이 있었는데 1989년에 폐선되면서 그대로 진출 방향이 끊겨 버렸습니다.
뜬금없지만 삿포로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렇다고 열차 안에서 쭉 숙면을 취한것도 아님ㅜㅜ 오래 앉아있으면 배겨서 계속 뒤척이게 되더라구요.
하여튼 엔가루역을 출발해 마루셋푸(丸瀬布), 시라타키(白滝), 카미카와(上川). 그리고 아사히카와(旭川)역을 지나 하코다테 본선(函館本線) 루트로 삿포로까지.
중간에 눈이 많이 쌓인곳을 지나면서 열차가 설설 기어가던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무난하게 삿포로에 도착을 했네요.
밤 11시가 되었으므로, 숙소에 들어가서 맥주 한캔하고 휴식을 취합니다. 다음날엔 하코다테(函館)까지 갈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