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열차 슈퍼 이나바(スーパーいなば)를 타고 오카야마(岡山)역에서 코게(郡家)역까지 와서 와카사 철도(若桜鉄道)의 와카사선(若桜線)을 완주해 보려고 했지만 열차 시간이 1시간 반이나 비는 관계로 잠시 인근의 큰 역인 돗토리(鳥取)역에 다녀오기로 합니다.
돗토리현(鳥取県)의 현청이 있는 돗토리시의 중심역인 돗토리역. 제가 코게역 방면에서 타고 올라온 인비선(因美線)과 산인지방을 끝까지 달려나가는 길이 673.8km의 간선철도노선인 산인 본선(山陰本線)이 만나는 역이기도 합니다. 마침 그런 산인 본선의 일부 구간을 달리는 JR서일본의 키하121계 동차가 쿠라요시(倉吉)역을 향해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네요.
이것은 제가 코게역에서부터 타고온 인비선 보통열차. 아직도 일본 전국의 로컬선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키하47형입니다.
제가 내린 승강장에서 촬영한 돗토리역 역명판. 인비선 쪽의 다음역인 츠노이(津ノ井)역의 역명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알고보니 제가 타고왔던 보통열차, 뒤쪽 칸은 이렇게 생겼었네요. 무려 돗토리현의 고향대사(ふるさと大使), 포켓몬스터의 모래두지가 그려져 있는 열차입니다.
고향대사가 무엇인가 하니 지역, 지자체 홍보대사같은 개념인 듯 한데요. 돗토리는 아무래도 모래가 쌓인 해안사구가 관광명소로서 가장 유명하다보니 모래 하면 모래두지라고 해서 임명된 듯.
이번에는 아까 쿠라요시행과는 반대 방향, 산인 본선의 하마사카(浜坂)역을 향해 출발 예정인 보통열차입니다.
하마사카역에서 두 정거장을 더가면 높은 철교와 바다풍경으로 유명한 아마루베(餘部)라는 역이 있는데요. 여행중에 이 역도 한번은 가보고 싶었는데... 무조건 하마사카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데다가 배차간격도 뜸해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고로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선 포기...ㅠㅠ
특급열차 슈퍼 마츠카제(スーパーまつかぜ). 돗토리역에 막 도착한걸로 보이는 이 열차는 시마네현(島根県)의 서부에 위치한 마스다(益田)역에서 돗토리현의 동부에 위치한 돗토리역을 잇는 특급열차입니다. 거의 두 현의 끝과 끝을 달리고 있는데, 둘다 동서로 길쭉한 형태이기도 해서 열차가 달려야 하는 거리가 무려 284.2km나 되는것이 특징이에요.(경부선으로 치면 서울역에서 구미역을 지난 정도의 거리)
한편에 반대편 승강장에는 돗토리역에서 출발을 기다리는 특급열차 슈퍼 오키(スーパーおき)의 모습이 보입니다. 바로 방금 전에 슈퍼 마츠카제가 달려야 하는 거리가 정말 길다고 했었는데요... 사실 그 슈퍼 마츠카제는 이 슈퍼 오키가 달리는 구간의 '일부'만을 달릴 뿐인 열차였습니다ㅋㅋ
슈퍼 오키는 마스다역을 지나 야마구치선(山口線) 구간으로 진입, 그대로 야마구치선을 완주해 신야마구치(新山口)역을 향하는 특급열차입니다. 제가 여행 첫날 SL야마구치호를 보러 갔던 그곳이기도 하지요.
하여튼 이 열차가 달려야 하는 거리는 378.1km로, 또 경부선 식으로 하자면 서울역에서 밀양역에 도착하기 직전 쯤의 거리가 되겠습니다.
두 특급열차를 한눈에 담아본 사진.
대합실 중간에는 아까 승강장에서 보았던 모래두지가 그려진 열차 판넬이 세워져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종이라고 얼음/강철타입의 모래두지도 있어요ㅋㅋㅋ 리전폼이 어쩌고 설명하긴 귀찮으니 대충 그런게 있나보다 하는걸로...
이번엔 코게역에서 봤었던 그 열차. 제가 타고왔던 보통열차의 뒤를 이어 돗토리역에 도착한 뒤에, 와카사(若狭)방면으로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전편에서도 소개드렸듯이 와카사철도 소유의 WT2500형 동차로 운행되는 이 열차는 관광열차 야즈(八頭)라는 이름으로 붉은색의 도색을 하고 있는데요. 야즈(八頭)가 뭔가 하면 코게역이 있는 동네 이름임...ㅎㅎ
아까 전에 저쪽 승강장으로 넘어가서 사진을 찍다가 다시 슈퍼 오키가 있는 승강장으로 넘어온 상태입니다. 그래서 특급열차 슈퍼 오키를 다시 한번 찍어봤어요.
그리고 와카사 철도 열차가 출발하기 직전에 건너편 승강장에서 발견한 '명탐정 코난' 래핑열차. 명탐정 코난의 작가인 아오야마 고쇼(青山剛昌)씨의 고향이 돗토리현인 관계로 돗토리에 오면 의외로 코난과 관련된 것들을 많이 볼 수도 있습니다. 출신지인 돗토리현 호쿠에이정(北栄町)에 있는 산인 본선 유라(由良)역에 가면 아예 애칭을 '코난역'이라고 해서 역과 주변 거리가 아예 명탐정 코난 테마로 꾸며져 있는 곳도 있을 정도라네요. 코난 오브라이언도 방문했다는 명소
잠깐의 돗토리역에서의 머무름을 마치고, 저는 와카사 철도의 완주를 위해 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실은 와카사 철도를 다녀오면 다시 돗토리역으로 돌아올 것이니 돗토리역 외부 등의 구경은 좀 있다가 해보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