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계 NL편성(10량편성 총 40량, 코우즈 차량센터) 편성DB 보러가기
1. 출퇴근 쾌속용으로 개발한 완전 복층차량
도쿄 중심부의 팽창이 가속화되면서 50~80km 떨어진 오다와라나 히라츠카 등 쇼난시 지역에서 출근하는 사람이 점점 증가했다. 그러나 기존 전동차는 롱시트 아니면 세미크로스시트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의자에 앉지 못하고 매일매일 서서 출퇴근해야만 했기 때문에 상당히 불만이 많았는데, 그래서 JR은 1991년부터 2층 차량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1.5층의 차체크기에 2층을 집어넣는 복층구조(Bilevel)의 415계 1900번대를 만들어 테스트에 들어갔으며 1992년에 본격적으로 출퇴근 러시때의 혼잡을 줄이기 위해 선두차량을 제외한 전차량을 2층구조로 제작한 215계를 선보였다.
215계는 최초에 도카이도본선의 쾌속 "아크티"에 진출했으며, 오오미야-오후나를 연결하는 쇼난신주쿠라인의 라이너열차로 활동했다. 라이너열차란, 출퇴근시의 혼잡을 싫어하는 승객을 위해 운임 외의 추가요금을 받고 전차량 좌석제로 운행하는 통근열차를 말한다.(우리나라로 치면 정원제인 광역급행버스 정도?)
2. 211계의 구조를 따라
215계는 211계의 구조를 계승하고 있어서, 211계와 같은 스테인리스 차체나 볼스터리스 대차, 회생제동이 가능한 계자첨가 여자제어 방식과 직류직권전동기 MT61(120kW) 등을 채택하고 있으며 651계 전동차와 같은 MON-3 열차정보관리장치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 차량은 10량 고정편성인데, 1,2호차와 9,10호차가 동력차 부분이고 나머지 3~8호차가 부수차로서, 4M 6T의 MT비를 이루고 있으며, 상당히 무겁기 때문에 기동가속도가 1.7km/h/s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제어기기를 고속운행에 맞게 셋팅해 최고시속은 120km/h까지 나온다. 원래는 장기적으로 5량 부속편성을 더하여 15량편성으로 할 생각도 있었지만, 부속편성은 생산하지 않았다.
각종 제어기기가 전부 양 선두차인 1, 10호차에 몰려있는데 팬터그래프는 선두차 지붕 뒷쪽에 짜투리 공간을 만들어 장비했으며 주저항기와 공기압축기 등 소음이나 열이 많은 기기는 차체 하부에 배치되고 쵸퍼, SIV, 필터리액터 등은 차체 내부에 설치되었다. 따라서 1호차와 10호차는 2층에만 객실이 있으며 1층 부분은 전부 전장품으로 채워져 있다. 2,9호차는 동력차이나 이 부분에는 대차에 견인전동기만 갖춰져 있기 때문에 복층구조이며 3~8호차까지는 전부 복층구조로 되어있다.
- 215계의 선두차는 이렇게 2층만 있다. 1층은 전장품으로 채워넣었다.
- 선두차 구석에 있는 팬터그래프. 211계에 기초하므로 커다란 능형 팬터그래프지만 크기는 슬림하게 줄였다.
- 선두차는 2층만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사진. 하부에는 각종 기기가 채워져 있다.
3. 쾌속열차 최대의 편성당 정원을 자랑
215계는 2층차량인 관계로 상당히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데, 10량편성의 185계가 800명 정도를 싣고, 크로스시트의 211계가 700명 정도의 착석인원을 보이는데 비해, 215계는 보통차 830명에 그린샤 180명, 도합 1010명이라는 편성당 최대 인원을 수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215계는 낮에는 별로 사용되지 않으며, 출퇴근 시간의 쇼난 라이너나 쇼난신주쿠라이너 등 러시대응으로 많이 사용된다. 도입당시 타마치 전차구(타마치 차량센터)소속으로 타마치 차량센터 폐지후 코우즈 차량센터로 이적하여 활동중이며, 4편성 40량이 만들어져 있다.
215계 2차투입분은 1차투입분에 비해 여러 가지가 달라졌는데, 우선 요코스카선 구간에 투입되기 위해 ATC대응으로 제작했다. 그리고 츄오선 타카오 이서지방의 소단면 터널(높이가 낮은 터널)에 대응하고 요코스카선의 도쿄지하역에도 들어갈 수 있도록 팬터그래프를 특수제작하였다. 즉, 팬터그래프를 편 상태에서도 3980mm의 높이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2층차량이 츄오선의 소단면 터널을 통과하는 진기한 일도 발생하게 되며, ATC구간인 요코스카선 시나가와 이북구간에도 운행할 수 있게 되었다.(ATC는 소부쾌속선 지하구간(킨시쵸-도쿄-시나가와)이 ATS-P로 변경됨에 따라 현재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 ALL 2층차량 215계의 위용. 휴일 쾌속열차인 "뷰 야마나시"로 운용되는 모습.
- 2호차와 9호차는 동력차지만 전동기가 달린거 외엔 차이가 없는 복층구조이다.
- 215계의 운전실. 데스크 타입으로 되어 E217계의 제어대 디자인으로 이어지는 초석. LCD터치패널 방식의 모니터장치도 달려있었다.
4. 크림도색에 보라색 데코레이션
215계는 과거 신간선 차량들을 디자인해온 테제니 마사미치(1935-2005) 교수가 이끄는 "트랜스포트 디자인 기구"에서 디자인을 담당해 기존 차량과는 좀 색다른 모습으로 관심을 끌었다. 하얀색 선두부에 자주색 관통문의 현대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도카이도본선 열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적인 쇼난색(오렌지바탕 녹색띠)을 탈피하여, 215계는 크림색 바탕에 자주색 데코레이션을 추가해서 더욱 이채로운 모습을 띤다. 215계 앞면을 자세히 보면 로고가 있는데, 그 로고는 DDL로써, 더블 데커 라이너(Double Decker Liner)를 의미한다.
- 당시엔 파격적인 디자인을 하고 나왔던 215계의 선두부. 관통문에 그려진 DDL 마크가 인상적이다.(사실 너무 작아서 알아보기 어렵지만...)
5. 쾌속열차 최고의 그린샤
4호차와 5호차는 그린샤인데, 1-2층이 전부 그린샤로 이루어져 있고, 정원은 180명이다.
그린샤는 회전식 프리스톱형 리클라이닝 시트로 이루어져 있으며, 쾌속열차 치고는 최고의 그린샤라고 평할 수 있을 만큼 안락감이나 쾌적감이 뛰어나다. 3호차, 5호차, 8호차에는 화장실-세면소가, 2호차-4호차-9호차에는 카드식 공중전화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보통열차로 운용되기 때문에 SUICA그린샤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 그린샤 2층부분 SUICA 그린샤 시스템을 장착하기 전의 사진이다.
- 그린샤 1층부분. 역시 창문과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갱웨이 구조로 되어있다.
6. 준수한 박스시트의 보통차
보통실의 열차는 리클라이닝은 되지 않는 박스형 시트이다. 그러나 독특한 베개(?)의 형상과 아울러 좋은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좌석의 프레임을 프랑스에서 제작했다고 한다. 좌석별로 분리되어 있는 유럽형 시트구조이다.) 그리 불편한 감은 느끼지 못하는 시트이며, 쾌속열차에서 이정도면 되었다고 싶은 느낌을 받는다.(물론 라이너권 내고 탄다면 좀 아까울지 모른다. 츄오라이너 183계나 E257계의 푹신한 시트에 중독되신 분이라면...)
- 보통차 2층 부분. 왠지 프랑스 파리 근교의 복층열차(Transilien) 같은 느낌.
- 1.5층(승강장 높이) 부분에는 우선석도 있다.
7. 1층? 2층? 어디를 택하시겠습니까?
보통 2층열차의 자리는 자유석이라면 2층이 빨리 차는 법이다. 왜냐 하면 대차에서 오는 진동이나 소음도 적고, 무엇보다 커다란 전망창으로 방음벽 너머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그런데다가 단층열차에서는 절대 꿈도 못꾸는 엄청난 시야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높이가 높으니까) 사람들은 많이 2층을 선호하는 편이다. 홀리데이 쾌속 뷰 야마나시호를 타보면 그 이유를 잘 알 게 될 것이다.(츄오선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해보자. 물론 타카오 서쪽지방으로) 또한 열차의 측면창문에는 온도조절을 위한 이중창이 설치되어 있고 열선반사유리로 되어 있어서 따가운 태양빛에도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 계단은 직선형으로 되어있다.
9. 痛勤의 고통을 줄여주는 열차.
215계의 커다란 의의라면 출퇴근시의 엄청난 러시에서 벗어나 승객들에게 '앉아서 통근하는' 즐거움을 주었다는 것이 제일 큰 의미라고 하겠다. 지금까지 만원 전철에 끼여 고생하던 돈있는(?)샐러리맨들에게 살길을 열어주었고, JR동일본에게도 쏠쏠한 라이너권 수입을 제공해 주었다.
215계는 1992년 도입 후 도카이도본선의 쾌속열차 "아크티"에서 운용을 시작했는데 낮시간대의 쾌속 "아크티"를 전담하는 등(라이너권이 필요없던 열차였다!) 도카이도본선 쾌속열차 라인업의 주력열차로도 활약했으며 츄오선의 휴일쾌속 "뷰 야마나시"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전체 2도어의 구조상 승하차에 시간이 많이걸리는 단점이 있어 2001년부터는 "아크티"에서 물러나 요코스카선이나 쇼난신주쿠라인에서 쾌속열차로 일부 운용되었는데 이후 2004년부터 쇼난신주쿠라인의 E231계 통합화로 이곳에서도 쫓겨나 친정집인 도카이도본선으로 돌아와 라이너 전용 열차로 운용되고 있다. 다만 독특한 차량구조상 임시열차로의 활용도 돋보여 관광 시즌의 임시 쾌속열차로서는 최강의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덧붙여 우리나라는 20년이 지난 2011년에서야 이런 개념의 차량을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그 목적은 관광용에 가깝지만 최종적인 목표인 "痛勤의 고통을 줄여주는"목적의 열차로서 조금 더 크게 활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 김성수
최신화 : 2011-11-28 / 송승학(부운영자, 787-ARIAKE)
사진 : 일철연 사진DB, Wikipedia, Onpuch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