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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까 또 간다~]

[오까 또간다~!!!] -제 10회- 세토대교선 이야기 ~마린라이너 여행 하편~

작성자*[오까/玉家]*|작성시간12.01.12|조회수461 목록 댓글 6

 

세토대교선 이야기를 좀 더 하고 넘어가보자. 이미 동호회 내에서는 상식 중의 상식이지만, 세토대교선은 보통혼슈 오카야마(岡山)와 시코쿠 다카마쓰(高松) 71.8km를 연결하는 노선을 통칭한다. 사실 세토대교선이라는 공식 철도선(鉄道線)명은 없다. 오카야마~챠야마치 간은 우노선(宇野線), 챠야마치~우타츠(宇多津) 간은 혼시비산선(本四備讚線), 우타츠~다카마츠간은 요산선(予讃線)인데, 이를 뭉뚱그려서 세토대교선이라고 칭하고 있는 것이다. 일종의 애칭인 셈. 개통 첫 해인 1988년에 1074만 명의 수송 실적을 기록한 이래 1997년까지 1000만 언저리의 수송 실적을 기록했으나, 아카시 해협 대교로 유명한 고베아와지나루토자동차도가 개설된 1998년부터 수송객 숫자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 2004년에 787만 명까지 떨어졌다가 2006년에 800만 명으로 다소 회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JR 시각표나 JTB 시각표의 세토대교선 부분을 보면 상당한 열차 운행 횟수에 놀라게 된다. 세토대교선 간판, 마린라이너에 시오카제, 우즈시오, 난푸 등 특급열차에 우노선, 세토대교선 보통열차에 시각표에 나오지 않는 화물열차까지 정신없을 정도로 많은 열차들이 이 구간을 오가고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단선 구간이었던 오카야마~챠야마치 구간은 다이어가 살짝만 꼬여도 회복이 불가능한 대 혼란사태가 벌어지곤 했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복선화다. 물론 막대한 공사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세토대교선의 이용객수는 1997년 이후 2006년까지 약 200만 명 정도 감소했다. 때문에 무리하게 완전 복선화 공사를 할 수도 없는 상황. 때문에 JR서일본에서는 카가와현, 에히메현과 함께 세토대교고속철도보유주식회사를 설립, 빗츄미시마(備中箕島)~쿠구하라() 3.3km를 복선화하고, 챠야마치~코지마(児島)간의 고속화 개량을 통해 130km 운전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과밀화에 대응하였다. 뭔가 이 근방에 엄청난 개발 호재가 생기지 않는 한, 우노선 구간의 복선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세노오를 출발한 열차는 오른쪽으로 진로를 살짝 틀었다. 오카야마 도시권을 확실히 벗어난 듯, 좌우에는 논과 밭들이 펼쳐져 있었다. 선형은 좋다. 기관사로 하여금 풀 놋치를 유혹할 만큼 쭉 뻗은 것이 일품이다. 얼마간 달리자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플랫폼이 하나 덩그러니 서 있다. 빗츄미시마역이다. 마린라이너가 달리는 구간 중 대피선이 없는, , 홈이 하나 뿐인 유일한 역이다.

 

빗츄미시마역을 통과하면 선로가 Y자로 갈라진다. 3.3km짜리 교행선이다. 하야지마(早島), 쿠구하라()를 지나면 다시 선로가 합쳐진다. 분기할 때와는 달리 하선이 상선에 합류하는 구조다. 쿠구하라 근방에는 주택들이 꽤 많이 눈에 띈다. 다음 역이 결절점이라서 그런지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는 모양이다.

 

 

 

선로가 합류하자마자 열차는 고가를 올라가기 시작한다. 챠야마치(茶屋町)역에 도착이 임박한 것이다. 챠야마치역은 23선 구조로, 중간의 오리카에시 선로는 우노선이 사용하고, 양 끝 선로는 세토대교선 열차가 사용하고 있다. 주변에 시가가 형성되어 있어서인지 꽤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듯했다.

 

 

챠야마치역을 지나면 드디어 세토대교선의 메인, 혼비시산선 구간에 돌입한다. 지상 단선구간을 100km 남짓한 속도로 달리던 우노선 구간과는 달리, 완벽한 복선 고가 구간을 재래선 최고 허용 속도(일부 구간을 제외하면)로 내달릴 수 있다. 그러나 다이어가 널널하기 때문인지 열차는 120km 정도만 속도를 낸다.

 

세토 내해 인근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진행방향 전방에는 야트막한 산들이 진을 치고 있다. 선로 노반이 산요신칸센이나 도호쿠 신칸센에서 보이는 슬라브 구조인데다 고가 구간이 메인이다 보니 마치 신칸센을 타고 도호쿠나 죠에츠 어딘가를 달리는 느낌도 난다.

 

챠야마치부터 코지마(児島)역까지는 별달리 특기할 만한 역은 없다. 마린라이너는 이따금 마주치는 플랫폼을 쏜살같이 지나쳐 버린다.

 

 

그렇게 얼마간 달리자 혼시비산선 내 핵심역, 코지마역에 다다랐다. 코지마역은 크게 두 가지 특기할 만한 점이 있다. 우선 JR 서일본과 JR 시코쿠의 경계역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이곳에서 승무교대가 이루어진다. 사실 운행 선구가 그다지 긴 편이 아닌 만큼, 한 쪽의 운전사가 전 구간을 운행해도 괜찮아 보이는데, 각 사별로 유사시 운행 책임을 명확히 하는 차원에서 칼같이 승무교대를 한다고 한다.

또 한 가지 특기할 만 한 점은 운행하는 열차의 길이에 비해 본선과 부본선의 길이가 무척 길다는 것이다. 이는 세토대교 구간의 풍속이 25m/s 이상일 경우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데, 이때를 대비해 열차를 유치해 두기 위한 공간이라고 한다.

 

 

코지마역을 출발했다. 열차는 다시 스피드를 올리며 세토 대교를 향해 달려 나갔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 위에 관람차가 서 있다. 저 곳에서 세토 내해를 구경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터널을 통과하면 드디어 세토대교다. 마린라이너는 쭉 뻗은 선로를 100km 내외로 달렸다. 그렇게 빠른 속력은 아니었지만, 철골 트러스교 특유의 웅웅 울리는 소리는 귀에 확실히 박력 있게 꽂혀 온다. 오사카에 있을 때와는 달리 날씨가 구름을 잔뜩 먹은 흐린 날이어서 붉게 물든 세토 내해를 구경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아름다운 경관이 눈을 즐겁게 했다.

 

세토대교는 고가 구간을 포함해 전장 9368m에 달하는 거대하고 긴 다리다. 9km가 넘어간다고 해서 그 자체가 단독교량은 아니고, 섬을 따라서 징검다리 형식으로 놓았기 때문에 6개 다리가 연이어 놓인 구조다. 코지마 방향에서부터 시모즈이세토대교(下津井瀬戸大橋/1447m), 히츠이시시마교(櫃石島橋/792m), 이와쿠로시마교(岩黒島橋/792m), 요시마섬교(与島橋877m), 키타비산세토대교(北備讚瀬戸大橋/1611m), 미나미비산세토대교(南備讚瀬戸大橋/1723m) 순으로 놓여 있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 11338억 엔. 막대한 금액임에 분명하다. 당시 일본 경제가 한창 버블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지어졌으리라 생각된다.

 

 

 

창 밖 풍경에 정신을 빼앗긴 사이, 열차는 어느 새 시코쿠로 접어들었다. 가스를 태우는 듯, 불을 뿜고 있는 탑이 있는 플랜트 단지를 왼쪽으로 끼고 지나자 본격적인 시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고속으로 달리던 마린라이너도 이제 혼비시산선과 이별을 고하려는 듯 속력을 줄였다. 우타츠 방면으로 본선을 보내고는 삼각선을 타고 사카이데 방면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반적인 삼각선과는 달리 공중에서 입체교차까지 완벽하게 이루어져 평면교차가 발생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구조다.

 

 

 

 

제한 80이 걸린 삼각선을 돌아 요산선에 합류하고 나면 곧 사카이데역이다. 코지마역 규모와는 달리 의외로 23선 구조의 단촐한(?) 구조. 출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탔다.

 

사카이데역부터 다카마쓰역까지는 정말 엎어지면 코 닿을 만한 거리다. 소요시간도 겨우 15. JR 화물 다카마츠 화물 터미널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건물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다리를 건너면서 상선과 하선 간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강을 건너자마자 그 사이에 JR 시코쿠 다카마츠운전소가 자리를 차지한다. 한 시간 남짓한 마린라이너 여행의 마지막 볼거리다. 좀처럼 볼 수 없는 JR 시코쿠만의 독특한 차량들을 구경할 수 있어 눈이 즐겁다. 뿐만 아니라 JR 시코쿠 소속 버스 차고 또한 위치해 있어서 재미있다.

 

 

 

 

 

이마저도 지나치면 드디어 마지막, 다카마츠역이다. 위 아래로 일직선을 그리던 신호등이 사선으로 변하면서 열차의 발걸음을 늦춘다. 이어 오른쪽으로 단선인 고토쿠선(高徳線)이 합류한다. 터미널식 역답게 꼼꼼하게 열차의 진로를 체크한다. 우리 열차도 주의 신호와 함께 5번 선으로 입선. 옆 플랫폼에서 동료 마린 라이너가 반기는 가운데 정차했다. 정시도착이다.

 

*계속/つづ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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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오까/玉家]*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1.13 자동차 인터체인지와는 비슷하면서도 훨씬 더 공간을 많이 잡아먹는 일일 테니 쉽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 작성자시로이소닉 | 작성시간 12.01.12 드디어 시코쿠에 들어왔네요^^
  • 답댓글 작성자*[오까/玉家]*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1.13 왔습니다! ^^
  • 작성자E231系500番 | 작성시간 12.01.12 세토 대교를 건너서 시코쿠로 가시는군요
  • 답댓글 작성자*[오까/玉家]*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1.13 머리털 나고 처음 밟아 보는 시코쿠땅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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