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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揠苗助長(알묘조장)

작성자백청|작성시간05.06.23|조회수314 목록 댓글 0

   苗助長(알묘조장)

 

【字 解】 (뽑을 알) 苗(싹 묘) 助(도울 조) 長(길 장)

 

 【 뜻 】  '(빨리 크게 하려고) 곡식의 고갱이를 뽑아 올린다'는 말로
                '성공을 서두르다가 도리어 일을 망친다'는 뜻.

 

【동의어】 拔苗助長(발묘조장), 拔苗(발묘), 苗(알묘).

 

【出 典】  孟子(맹자) 公孫丑(공손추) 上(상)

 


【풀 이】

 

  맹자(孟子)는 공손추(公孫丑) 상(上)에서 호연지기(浩然之氣)에 관하여 이야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반드시 의(義)를 쌓는 것을 일삼고 그 효과를 미리 짐작하지 말며, 혹 가득 차지 않게 될 경우에는 다만 마땅히 자기가 할 일이 있음을 잊지 말도록 할 일이지, 일을 꾸며서 그것이 자라나도록 도와서는 안 된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하였다.

 

  "중국 송(宋) 나라에 어리석은 농부가 있었다. 모내기를 한 이후 벼가 어느 정도 자랐는지 궁금해서 논에 가보니 다른 사람의 벼보다 덜 자란 것 같았다. 농부는 궁리 끝에 벼의 순을 잡아 빼보니 약간 더 자란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식구들에게 하루 종일 벼의 순을 빼느라 힘이 하나도 없다고 이야기하자 식구들이 기겁하였다. 이튿날 아들이 논에 가보니 벼는 이미 하얗게 말라 죽어버린 것이다. (농부는 벼의 순을 뽑으면 더 빨리 자랄 것이라고 생각해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였다.)

 

  이 세상에는 이렇게 싹을 뽑아 올리는 일을 하지 않는 자가 적다. 호연지기(浩然之氣) 같은 것은 무익하다고 해서 내버리는 자는 곡식을 김매지 않는 자이다. (또 호연지기가 귀한 줄은 알면서도 북궁유나 맹시사처럼)이를 억지로 자라게 하는 자는 싹을 뽑아 올리는 자이다. 이런 일은 한갓 유익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해로운 것이다."

 

必有事焉, 而勿正, 心勿忘, 勿助長也.
無若宋人然, 宋人有閔其苗之不長而之者, 芒芒然歸, 謂其人曰, '今日病矣! 予助苗長矣!'
其子趨而往視之, 苗則槁矣.
天下之不助苗長者寡矣. 以爲無益而舍之者, 不耘苗者也, 助之長者, 苗者也. 非錟陝益, 而又害之."
 

 

  공자(孔子)도 '서둘러 가려다 오히려 이르지 못한다[欲速則不達]'라고 이와 비슷한 말을 하였다. 


  한국 속담에도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빨리 서두르면 도리어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는 의미가 있다. '알묘조장(苗助長)'이나 '발묘조장(拔苗助長)'은 긍정적인 면으로 사용되지는 않으며, 줄여서 '알묘(苗)' 또는 '조장(助長)'이라고 한다.

 


※ 조장(助長)은 현대국어에서도 여전히 부정적 의미를 나타내지만 조금 달리 쓰인다.

    조ː장(助長) [흔히 의도적으로 어떠한 경향이 더 심하여지도록]도와서 북돋움. 도와서 성장시킴.
            ¶소비를 조장하다. 사행심을 조장하다

 

 

 

  [경남신문 허권수 칼럼]   苗助長 - 벼 싹을 뽑아올려 크는 것을 도와준다

 

    옛날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송(宋)나라 사람 가운데 멍청한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그가 자기 집 논의 벼를 빨리 크도록 해야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서는 들로 나가서 논에 들어가 벼 싹을 손으로 하나 하나 뽑아 올렸다. 일을 다 마치고는 허둥지둥 집으로 돌아와 집안 사람들에게. “내가 오늘은 몹시 피로하다. 들에 나가서 벼가 자라는 것을 도와 주었기 때문이야”라고 했다. 그 아들이 이상해서 급히 들로 달려 가보니 벼 싹이 다 말라 있었다.


    오늘날 이 이야기를 듣고는 사람들은 다 그 사람을 바보라고 여겨 혀를 찰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들이 하고 있는 일 중에서 이 멍청한 사람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정도가 더 심한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그 가운데서 한 가지 예를 들면. 어린 학생들의 영어(英語) 조기교육(早期敎育)이다. 많은 초등학생들이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조기유학을 가 있고. 심지어는 젊은 어머니들이 자기 아들이 영어를 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아이들의 혀와 목을 수술까지 한다고 한다. 그 어린 학생이 앞으로 한국과 완전히 인연을 끊고 미국에 이민 가서 미국 사람이 되려고 하면 모르되. 한국에서 살려고 한다면. 우리 말을 완전하게 구사(驅使)할 수 있은 뒤에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어린애가 사고의 틀이 다 크기도 전에 외국어를 배운다고 모국어(母國語)를 하지 않으면 사고의 틀이 더 이상 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 조기유학 가서 영어를 배운다면 영어는 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을 잘 모르게 되고 올바른 우리말 구사와 한글 맞춤법의 정확한 표기에 평생 애로를 겪게 된다.


    외국에 조기 유학가면 처음에는 영어를 잘할 수 있지만. 얼마간의 시기가 지나면 자기 모국어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한다. 모국어의 수준이 높지 않으면 외국어의 수준이 더 이상 진척(進陟)이 없다고 한다.


    어떤 언어학자 한 분이. 자기 나라말을 확실하게 배운 북경(北京) 사람 가운데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 천여 명과 어릴 때부터 영어와 중국어로 이중언어생활을 하는 홍콩 사람 가운데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 천여 명을 뽑아 어느 쪽이 영어 수준이 높은가를 실험한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영어를 사용해 온 홍콩 사람들의 영어 실력이 훨씬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북경 사람들의 영어 수준이 훨씬 높았다. 자기 나라 말을 확실하게 배워 사고의 틀이 높은 수준에 이른 사람만이 외국어의 수준을 높게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어릴 때 조기 유학 해 봐야 결국 일상생활에 쓰이는 간단한 생활어(生活語)를 배울 뿐이고. 학문이나 사상이 담긴 수준 높은 문화어(文化語)는 배울 수가 없는 것이다.


    벼 싹을 뽑아 올리면 벼가 빨리 크는 것이 아니고. 벼 싹이 말라죽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다. 조기 유학을 너무 선호(選好)하다가 한 번 잘못되면 돌이킬 수 없는 자식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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