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구름의 남쪽 솔바람>
08년 8월에 쓴 시음기입니다.
노반장의 차나무들은 대부분 몇백년씩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심은 지 삼사년 정도 된 나무가 있습니다.
그 나무 심은 사람이 비닐 봉지에 조금 담아 준 차가 제게 조금 있는데요,
줄곧 두 차는 어떤 차이가 날까 생각만 하다가 오늘 마셔보았습니다.
먼저 3-4년 된 나무입니다.
시골 사람들은 작은 차나무에서 딴 잎이라 해서 소수차(小樹茶)라고 합니다.
6그람입니다.
잎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엽저입니다...
차 탕색 사진을 찍긴 찍었는데 완전 이상하게 나와서 올릴 수가 없네요...
맛은,,, 첫 느낌만으로는 노반장 차구나,,, 하고 알겠는데, 싱겁습니다.
너무 싱거워서 두번째 우릴 때는 시간을 30초 정도로 오래 우렸는데,
쓰고 떫은 맛은 나도 깊이 있는 맛이 나지를 않습니다.
입에 넣으면 첫느낌은 확 오지만 여운이 지속되지 않고 바로 뚝 끊겨버린다고나 할까요...
설명하기 힘든데, 아무튼 맛도 여운도 싱겁습니다.
잎을 만져보아도 좀 얇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수차를 마시고, 다음은 고수차입니다.
잎만 언뜻 봐서는 위의 소수차와 별 차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아래서 다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탕색 찍은 사진이 좀 제대로 나왔습니다.
맛은 확실히 차이가 난다고 느껴집니다.
깊이가 있고, 마시고 난 다음에 입 안이 허전하지 않고 여운이 오래갑니다.
그리고 오래오래 우릴 수도 있습니다.
엽저입니다.
이번에도 해가 너무 들어와서 사진이 좀 안 좋은데요,,,
잎을 골라서 만져보니 두툼합니다.
얄팍한 소수차의 잎과는 차이가 납니다.
두 종류의 차를 비교해서 마셔보니,
고수차 쪽이 맛이 더 깊이가 있고, 더 오래 우러나오고,
잎도 더 두꺼웠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차이점을 찾았습니다.
아래 잎을 크게 확대한 사진이 있습니다.
전에 이무의 건문씨가 자기는 이렇게 고수차와 대지차를 구별한다면서
알려준 방법이 있었는데요, 바로 어린 잎의 털을 본다고 했습니다.
건문씨 말로는 고수차는 털이 길고 많은 데 반해, 대지차는 털이 적고 짧다고 했는데요,
위의 두 사진을 비교해 보세요.....
사진이라 차이점이 제대로 부각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위의 것이 소수차이고 아랫쪽이 고수차입니다.
소수차는 잎의 털이 짧고 수가 적은 반면,
아랫쪽 고수차는 잎의 털이 길고 수북합니다.
거의 빈 자리가 안 보일 정도입니다.
건문씨가 고수차와 대지차를 구별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
노반장의 고수차와 소수차에도 적용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엽육종학>이라는 책에 야생차와 재배차의 차이점이 나와 있는데요,
거기서는 잎에 난 털로 구별하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털에 관한 이야기가 있긴 있는데, 그것은 씨앗을 감싸는 껍질에 난 털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 책에는 야생차에는 씨앗 껍질에 털이 없고, 재배차에는 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노반장과 이무의 차만으로는 이렇다 저렇다 하고 결론을 내릴 수 없으니
앞으로도 같은 지역의 고수차와 대지차를 지속적으로 비교해 보아야겠습니다.
숙제가 한 가지 더 늘었네요...
<출처 - 구름의 남쪽 솔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