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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를 찾아서

2008년 보이차를 찾아서 - 노만아 3

작성자다향|작성시간12.02.07|조회수53 목록 댓글 0

 

<출처 - 구름의 남쪽 솔바람>

 

 

 

유념하는 모습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천천히 센 힘을 가하지 않고 여유롭게 합니다.

그래도 유념이 잘 됩니다...

 

 

 

 

신기하게도 이 마을의 몇몇 집에서는 유념을 세 차례에 걸쳐서 합니다.

처음에 살살 몇번 문질러 주고, 오분 정도 방치했다가 다시 유념하고,

또 몇분 후에 마지막 유념을 합니다.

이렇게 세번 유념하는 집은 차가 가늘게 잘 말려집니다.

그래서 같은 크기의 잎이라도 좀더 작아 보입니다.

 

육대차산 쪽에서는 살청을 막 끝내고 김이 펄펄 날 때 유념을 해서

잎이 잘 말린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보니 유념시의 온도가 크게

상관이 있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왜 세번씩이나 유념을 하느냐>고 물으니 자기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이리 하셨다고, 그 대로 따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2006년도에 포랑산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미얀마와의 국경 근처에 있는 낯선 마을이었는데, 거기도 포랑족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거기서 모차를 조금 사는데, 온몸에 문신을 새긴, 무표정한 아저씨들이 나와서 속으로

덜덜덜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문신이 별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닙니다만, 여기 사람들은 너나할 것없이

모두 문신을 합니다. 그런데 그 문신이란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동그라미의 연속이거나

123456,,, 등의 숫자의 나열이거나, 혹은 바둑판 같은 무늬입니다...

 

 

 

 

 

 

우리가 있던 며칠은 찻잎이 막 많이 나오기 시작한 때라 집집마다 덖고 유념하느라 바쁩니다.

온 동네에 차향기가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유념해서 햇빛에 널어둡니다.

온도계가 44.1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세로 사진인데, 돌리기 귀찮아서 그냥 가로로 넣었습니다.... ㅋ)

올해 차 만드는 며칠 동안 해가 쨍쨍하고, 비 한 방울로 오지 않아서 잘 말랐습니다.

 

 

 

 

 

 

몇 시간만에 이렇게 꾸득꾸득 잘 마릅니다.

 

 

 

 

 

 

유념을 마친 차를 저렇게 높은 곳에 띄워서 건조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첫째는 개나 고양이, 닭 등으로부터 멀리해서 깨끗하게 말릴 수 있고,

두번째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지열이 차에 스며들지 않습니다.

 

두번째 내용은 교과서에는 안 나오는 것이지만, 지열이 차의 맛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타당성이 있어 보입니다.

대충 차를 만드는 지역에서는 차를 시멘트 바닥에 널어서 말리거나

흙바닥에 멍석을 깔고 말리기도 합니다만, 정성껏 차를 만드는

지역에서는 꼭 차를 바닥에서 얼마라도 띄워서 공중에 말립니다.

 

 

 

 

 

 

그렇게 해서 차가 잘 만들어졌습니다.

 

 

 

 

 

 

여기 사람들, 차를 만드는 정성이 보통이 아닙니다.

차에 대한 애정도 대단하고, 자부심도 큽니다.

황편도 몇번씩 골라냅니다.

황편 골라내다 보면 바닥에 아주 가늘게 부서진 찻가루가 생깁니다.

어느 아저씨가 자기네는 그걸 거름으로 쓴다고 했습니다.

주용씨도 집앞 텃밭에 푸성귀를 심고 찻가루를 거름으로 주는데 잘 자란다고 합니다.

 

 

 

 

 

 

노만아의 차는 쓴맛이 아주 강하다고 했는데요,

그중에서도 더 쓴 차가 있고 조금 덜 쓴 차가 있습니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차나무를 마을 사람들이 구획을 나누어 관리하고 잎을 따는데

그중에서 일부 지역의 나무들은 맛이 더 쓰고, 일부 지역은 덜 쓰고 그렇습니다.

 

더 쓴 차는 쓴맛이 무척 강한데 그만큼 회감이 아주 좋습니다.

그보다 조금 덜 쓴 차는 맛이 진합니다...

 

 

 

 

 

차산에서는 대부분 이렇게 유리잔에 물을 부어서 마십니다.

동생은 이제 버릇이 되어서 집에 와서도 종종 유리잔에 마십니다.

이렇게 마시면 차의 맛이 더 진하지요... 무엇보다 대단히 편합니다.

그러고보니, 사무실에서 여러 다구 복잡하게 펼쳐놓기 곤란한 사람은

저렇게 유리잔에 잎을 넣고 몇번 우려 마셔도 괜찮겠습니다.

아, 하지만 사무실에는 펄펄 끓는 물이 없네요.

보이차는 펄펄 끓는 물로 우려야 제맛인데요.

 

<출처 - 구름의 남쪽 솔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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