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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쓰려면...

유혹하는 글쓰기

작성자댄디|작성시간11.12.10|조회수131 목록 댓글 0

 

부사는 여러분의 친구가 아니다. 여러분도 영어 시간에 배웠겠지만, 부사라는 것은 동사나 형숑사나 다른 부사를 수식하는 낱말을 가리킨다. 흔히 '...하게(-ly)'로 끝나는 것들이다. 수동태와 마찬가지로 부사도 소심한 작가들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낸 창조물인 듯하다. 부사를 많이 쓰는 작가는 대개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할 자신이 없다. 자신의 논점이나 어떤 심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이 문장을 보라. '그는 문을 닫았다(He closed the door firmly).' 아주 형편없는 문장은 아니지만, 여기서 '굳게'라는 부사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 보라.
물론 이 문장은 '그는 문을 닫았다(He closed the door)'와 '그는 문을 꽝 닫았다(He slmmed the door)' 사이의 어떤 다른 상황을 표현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텐테, 나도 반대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문맥이 있지 않는가? '그는 문을 굳게 닫았다'라는 문장에 앞서 이미 자세한 (비록 감동적이지는 않더라도) 설명이 나왔을 것이 아닌가? 그것을 읽었다면 그가 문을 어떻게 닫았는지쯤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앞에서 벌써 설명해버린 내용이라면 '굳게'는 굳이 필요가 없는 말이 아닐까? 다시 말해서 사족이 아니냐는 말이다.
 
지금쯤 내가 쓸데없이 따분한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다고 나무라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고 나는 믿는다. 지붕 위에서 목청껏 외치라고 해도 기꺼이 하겠다.
 
달리 표현하면 부사는 민들래와 같다. 잔디밭에 한 포기가 돋아나면 제법 예쁘고 독특해 보인다. 그러나 이때 곧바로 뽑아버리지 않으면 이튿날엔 다섯 포기가 돋아나고... 그 다음날엔 50포기가 돋아나고... 그러다 보면 여러분의 잔디밭은 철저하게(totally), 완벽하게(completely), 어지럽게(profligately) 민들레로 뒤덮이고 만다.
 
그때쯤이면 그 모두가 실제 그대로 흔해빠진 잡초로 보일 뿐이지만 그때는 이미-으헉!!-늦어버린 것이다.
                                                       -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중에서
 
 분당 한겨레 문화센터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스티븐 킹.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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