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단 나누기는 김민정씨께서 답안지에 작성하신 대로 나눕니다.
* 전문 타이핑 및 평가 업로드 담당자 : 오다인 :-)
<사랑의 매>
"이놈 새끼들! 너희 다 손바닥 대!"
이 선생네 반 학생의 돈이 없어졌단다. 엄마가 준 용돈이라 지갑에 잘 넣어놨는데 체육 시간이 끝난 뒤 감쪽같이 사라졌단다. '돈이 하늘 위로 솟을리도 만무하고…….'
이 선생은 아이들에게 눈을 감으라고 한 뒤 물었다.
"얘들아. 준원이가 돈을 잃어버렸단다. 삼만 원이다. 누구야. 샘이 솔직하게 말하면 용서해줄게."
손을 든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이 선생은 한 번 더 다그쳤다.
"이 자식들이……. 너네 이렇게 발뺌하면 단체로 맞는다. 마지막이다. 누구야."
모두 고개를 숙였을 뿐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이 선생은 머리 끝까지 화가 났다.
"야! 너네들 누가 이렇게 거짓말하래! 적어도 솔직하긴 해야지. 선생님이 평소에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기어코 회초리를 든 이 선생이 고사리 같은 손에 매질을 한다. 아이들은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입술만 세게 물 뿐이다. 전력을 다해 서른 명의 손바닥을 때린 이 선생이 소리친다.
"선생님은 거짓말이 제일 싫다. 너희같은 애들이 그러는 건 더 싫다. 범인이 자수할 때까지 집에 갈 생각하지 마라! 알았냐, 몰랐냐."
"……"
"알았어? 몰랐어? 대답해!"
"네!"
이 선생이 교실 문을 '쾅' 닫고 나온다. 이 선생이 나간 교실은 서른 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있는데도 고요하기만 했다. 그때, 눈이 동그란 학생이 혼잣말을 한다.
"거짓말 안 했는데……."
교무실로 돌아온 이 선생의 머리 위로 그림자가 진다. 출석부를 보던 이 선생의 눈이 위를 향한다.
교감 선생님이다.
"이 선생, 잠깐 나 좀 보지."
이 선생은 교감 선생님의 뒤를 따라 교감실로 들어섰다. 앉아서 녹차를 호로록 마시는 이 선생에게 교감 선생님이 말한다.
"이 선생. 자네 혹시 자네 반 학생한테 촌지 받았나?"
"네?"
"아니, 자네가 드링크 박스에 든 돈을 받은 걸 봤다는 사람이 있어서 말이야."
"누가 그러던가요? 제가 누구한테 돈을 받습니까. 아시잖아요, 선생님. 저 그런 적 없습니다."
이 선생은 난감했다. 저번 주 준원이네 어머님이 교실로 방문해 박스를 건네는 걸 누가 본 모양이다.
'무조건 잡아떼야 해. 일단 이 상황을 벗어나야 해.'
"아니. 나야 이 선생 믿지. 믿는데, 준원 어머님께 그렇게… 흠…… 아무튼 이번에 그런 건 나도 참 곤란해. 이런 소문돌면 학교 이미지만 나빠진다고. 이 건에 대해 다른 선생들과도 얘기를 좀 해봐야겠어."
"준원이어머니요? 저 그 분 얼굴도 모릅니다. 그리고 뭘 또 그런 걸로 회의까지 합니까. 선생님, 아시잖아요."
"이사장님이 말하셨지 않나. 촌지 같은 거 받아서 학교 이미지 망치는 선생들, 알려달라고. 나는 지시에 따르는 것뿐이야. 미안하네. 이 선생. 약속이 있어 먼저 일어나겠네."
"교감 선생님! 선생님!"
이 선생은 교감 선생님의 팔을 붙잡았다. 필사적이었다.
"자네, 이게 무슨 짓인가."
"선생님, 선생님도 급식업체 선정할 때 받으셨잖아요. 제가 받은 건 얼마 안 되는데. 선생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자네, 무슨 말 하는 건가? 급식업체? 뭘 받아? 참나. 그런 말할 거면 가겠네."
교감이 나간 방엔 이 선생만이 망연자실하게 서 있었다. '내가 받으면 얼마나 받았다고.'
이 선생은 거짓말로 잡아떼던 교감 선생님의 마지막 모습을 생각하며 이를 갈았다.
"역시 거짓말 하는 놈들이 제일 싫어."
<에필로그>
이 선생을 기다리던 3학년 2반 아이들은 한 마디 말도 꺼내지 않았다.
침묵을 깨뜨리는 목소리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어? 이게 왜 여기 있지?"
준원의 주머니에서 3만원이 나왔다.
모두가 씩씩대며 말했다.
"거봐. 우린 거짓말 안 쳤단 말이야!"
*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정혁준 쌤께서 제시한 기준 세 가지에 입각해서 평가하겠습니다.
1. 창의력 :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거짓말'하면 생각할 수 있는 전형적인 상황이라 도입부에서 조금 진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글 전체를 읽고나선 꼭 필요한 설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들의 위선적인 모습을 아이들과 대조시켜 끝까지 밀고나간 점, 상상력으로 흥미롭고 공감되는 글을 쓰신 점 높이 평가합니다! :-)
그래서 제 점수는요, 28/30. (2점 부족한 건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쓰실 거란 기대에서 뺐습니다.)
2. 통찰력 : 글이 전개되면서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그렇지!'하는 느낌을 주어서, 통찰력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드리고 싶어요. 자칫 진부할 수 있는 내용인데도 다시 한 번 공감할 수 있게 하는 통찰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통찰력 부문에서 제 점수는, 27/30. (창의력 부문이 통찰력 부문보다 좋았다고 생각해서 조금 낮은 점수를 드렸어요.)
3. 문장력 : 세 가지 기준이 다 맞물려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기본적인 문장력이 없이, 상상력으로 작문을 전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문장력 부문 제 점수는, 27/30 입니다. (역시, 창의력 부문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해서 조금 낮게 잡았어요.)
0. 첨언 : 1) 문장 부호 등을 썼다 지운 흔적이 꽤 있어서 눈이 글을 쭈욱 따라가는데 조금 불편했습니다. 2) '절대 그런 적 없다'고 발뺌하는 정치인들의 현재 모습과 맞물리는 글이고, 또 '드링크 박스'를 언급해서 시사성을 표현한 부분도 좋았다고 느꼈습니다.
여기까지 할게요! 글 쓰느라 수고하셨습니다.
_평가자 오다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