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8일
강릉바우길 14구간 '초희길'은 강릉시청에서 출발하여 시외버스터미널과 강릉역을 지나 춘갑봉을 거쳐 허난설헌이 살았던 초당마을을 경유하여 경포해변에서 마무리되는
숲길과 호반길, 그리고 해변길을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는 구간이다
대부분 산이나 바다, 호수를 끼고 있는 다른 바우길 구간과 달리 강릉 도심을 관통하여 걷는 길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강릉시는 2012년 '영동대학'에서부터 초당 '허난설헌' 생가까지 이어지는 길 12.2km를 '동서횡단 숲길'로 조성했다.
그 가운데 '원대재'부터 '초당마을'까지가 바우길 14구간과 겹쳐지는 구간이다
바우길 14구간에서는 강릉시청에서 출발하여 원대재와 화부산, 봉수대, 춘갑봉 등 이름도 정겨운 강릉 도심의 숲길을 걸어 경포해변까지 갈 수 있다
바우길 14구간 초희길 (카카오맵)
나의 궤적
마무리 부분에서 경포호수 동쪽 '달빛품은호수정원'에서 '강문해변'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지난 5코스 탐방 때 걸었기 때문에 생략하고, 경포호수 서쪽의 '가시연습지'와 '경포대'를 잇는 길을 걸었다
5시 20분에 버스에 탑승한 이후 4시간 걸려 9시 20분쯤 바우길 14구간 출발점인 강릉시청에 도착하여 기념사진 남기고 탐방을 시작한다
날씨는 화창하고, 기온도 17도~20도 내외로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바우길은 시청의 북쪽 끝 주차장을 지나 숲길로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다
시청을 빠져 나와 지하도를 통하여 큰 도로(동해대로)를 건너면 강릉의 출입문인 '종합시외버스터미널'이 나온다.
바우길은 횡단보도를 건너 터미널 맞은편에 위치한 '원대재산림욕장(교동 7 공원)'으로 이어간다
탐방 경로
교동 7공원(구 원대재산림욕장) 입구
교동 7 공원은 강릉 시민들이 즐겨 찾던 원대재 산림욕장이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통해 대규모 현대식 공원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솔올미술관 방향으로...
다목적 문화휴식공간인 앵글하우스(ANGLE HOUSE),
이곳은 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이 쉬면서 가벼운 독서를 할 수 있는 '북카페' 용도로 사용된단다
앵글하우스를 지나 언덕을 올라서면 왼쪽에는 자연 속에서 다양한 놀이와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숲속모험마당'이 있고
바우길의 진행방향인 오른쪽으로는 '데크로드'가 설치되어 있다
숲속모험마당 입구를 지나 데크로드 방향으로...
데크로드(스카이워크 보행교)
롯데캐슬 시그니처 아파트
'교동 7 공원'은 민간 사업자가 공원의 70% 이상을 조성해 시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데크로드에서 보는 강릉 시내
공원 내에 설치된 데크로드의 길이는 약 370여 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만첩홍도
꽃사과나무
공원을 내려와 롯데캐슬 아파트 방향으로 이동하여 다시 좌측 방향으로 이동
이동 경로
교동 현대아파트 사거리
바우길 14구간은 군데군데 도심 도로를 관통해 지나는 구간이 많기 때문에 주위를 살피며 안전에 주의하여 걸어야 한다
백금당(白金堂) 카페
카페 이름이 특이하여 과거에 금은방이었던 건물을 개조한 곳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전국적으로 체인을 둔 카페 브랜드란다
백금(白金)은 '하얀 즐거움이 있는 집' 혹은 '소중하고 가치 있는 공간'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백금당' 카페에서 도로(화부산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교동대게' 식당
외관은 허름하지만 입구에 붙어 있는 메뉴의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오늘의 시세 : 1kg당 킹크랩 140,000원, 대게 110,000원, 홍게 90,000원
바우길은 '교동대게' 식당을 지나 좌측 언덕길로 올라선다
(10:10)
언덕길을 몇 발짝 올라서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 지점에서 산으로 올라서면 알바!
바우길은 오른쪽 길로 직진하여 영동초등학교 방향으로 이어가야 한다
카카오맵이나 네이버지도의 바우길 14구간 이동 경로를 보면 숲길로 이어지는데, 아마도 차후에 코스 변경이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 일행은 무심코 숲길로 올라서는 바람에 알바로 인하여 30분가량 시간을 허비하였다.ㅠ
알바는 하였으나 걷는 동안 숲길은 좋았다.^^
숲길을 한참 걷다 보니 갑자기 길이 없어지고...
절개지가 나와 길을 잘 못 들었음을 알고 우왕좌왕하다 어쩔 수 없이 절개지를 내려와 도로를 따라 '강릉제일고등학교' 방향으로 내려간다
(제일고등학교 방향으로 내려가기 전 마을 주민의 말을 듣고 길 건너편 숲길로 들어갔으나 길이 없어 되돌아와야 했다.ㅠ)
(10:44)
강릉제일고등학교(右) 옆길
'교동대게'집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5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를 알바하는 바람에 34분이나 걸렸다
알바로 인하여 대략 30분을 허비하였다
길을 잘 못 들어 헤매고 다닌 흔적.^^
강릉시립미술관
지나온 교동 7 공원에도 시립미술관(솔올관)이 있었는데 가까운 곳에 또 다른 시립미술관이 있다
알바를 하는 바람에 시간을 많이 허비하여 들어가 보지 못하고 패스...
국가데이터처 강릉사무소
'데이터처'는 과거의 '통계청'이 승격되면서 이름이 바뀐 국가기관이다
바우길은 시립박물관에서 1백여 미터를 내려와 '이명고개'를 따라 좌측으로 3~4백 미터쯤 오르다 횡단보도를 건너 '화부산'으로 이어진다
(10:53) 이명고개
강릉의 주산인 화부산의 줄기가 내려오는 곳으로, 옛날 강릉부사가 이 고개를 넘을 때, 갑자기 귀가 번쩍 뜨이듯 밝아지면서 강릉 시내의 온갖 소리와 백성들의 형편이 잘 들렸다고 해서 '이명고개'라 불리게 되었단다
이명고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강릉향교' 방향으로 1백여 미터를 이동하다 다시 좌측길로 들어서면 '화부산'의 들머리에 있는 '계련당'이 나온다
(10:56) 계련당(桂蓮堂)
계련당은 강릉 지역의 선비들이 모여 시를 짓고 학문을 논하며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세운 일종의 사설 사교 장소란다
화부산 정상으로...
'화부산'에 올라서며 좌측으로 보이는 교동 마을
(11:01) 화부산 쉼터
화부산에 올라 서니 멋진 소나무 숲이 우리 일행을 맞는다
(11:06) 화부산(花浮山) 정상(68m)
해발 고도는 낮지만 강릉의 주산(主山) 중 하나로 꼽히는 산으로 '꽃이 물 위에 떠 있는 형국'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숲길은 언제나 좋지만, 특히 소나무 숲에 들어오면 왠지 마음이 더 차분해지고 다른 숲과는 또 다른 쾌적함을 느끼게 된다
소나무는 보통 나무보다 10배나 강한 피톤치드를 발산한다고 하니, 소나무 숲에서 유난히 쾌적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화부산을 내려온 바우길은
강릉역 방향으로 이동하다 강릉역을 1백여 미터 전방에 두고 횡단보도를 건너 '당두터널' 옆 계단을 따라 '당두공원'으로 올라선다
당두터널
2025년 초에 개통된 당두터널은 당두공원 하부를 관통하며, 강릉역에서 올림픽파크까지의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였다
당두공원에는 산책코스가 잘 마련되어 있어 가벼운 트레킹을 즐기기에 좋다
당두공원을 오르면서 뒤돌아 본 '화부산'
당두공원 전망대
공원 정상부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강릉 시가지는 물론, 멀리 대관령 산맥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조망 명소로 꼽힌다
당두터널 위에서 보는 종합운동장(올림픽파크) 방향
당두공원에서 내려온 우리 일행은 봉수대가 있는 '소동산(所同山)' 방향으로 향한다
시청이 있는 강릉시 '홍제동'에서 출발하여 '교동'을 거쳐 이제 '포남동'으로 들어서는 지점이다
이동 경로
봉수대로 올라서는 입구
포남배수지
(11:47) 소동산 봉수대
이곳 소동산(所同山) 봉수대는 「신 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 따르면 조선 중기까지 사용된 봉수대 터이다
이 봉수대는 원래 포남 배수지 중앙부에 봉수대 기단 일부가 남아 있었으나, 1986년 포남 배수지 설치과정에서 흔적이 사라질 우려가 있어
강릉시는 향토문화자원을 보존하고자 1986년 12월 현재의 위치에 봉수대 모형을 설치하였다
(출처 : 현지 안내문)
조선시대 봉수대는 기본적으로 5개의 굴뚝(연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낮에는 연기(수, 燧), 밤에는 불빛(봉, 烽)을 이용하여 변방의 급박한 소식을 중앙으로 전달하던 체계이다
평상시에는 이 중 1개만 사용하다 상황의 긴급도에 따라 불을 붙이는 굴뚝의 개수를 늘려 정보를 전달했다.
조선시대 봉수제도는 세종 때 확립된 5단계 신호 체계(오봉법)를 사용하였다
| 횃불/연기 개수 | 상황 설명 | 내용 |
| 1개 (평시) | 평온무사 | 아무 일이 없을 때(매일 한 번 올림) |
| 2개 (적 출현) | 적 도래 | 적군이 국경 근처에 나타났을 때 |
| 3개 (적 접근) | 적 변경 | 적군이 국경에 가까이 다가왔을 때 |
| 4개 (적 침입) | 적 범경 | 적군이 국경을 침범하여 교전이 시작되었을 때 |
| 5개 (전투 중) | 적 접전 | 적군과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을 때 |
* 이곳 소동산 봉수대는 모형을 설치하여 굴뚝이 하나만 있지만, 정상적인 봉수대라면 다섯 개의 굴뚝이 세워져 있어야 한다
<수원 화성의 봉수대>
비상.^^
(12:00) 봉수대에서 하산하여 춘갑봉(春甲峰)으로 향한다...
춘갑봉 경로당
봉수대에서 하산하여 7~8분 걸으니 춘갑봉에 들어선다
강릉최씨용관동파 운곡세장동(江陵崔氏龍關洞波 雲谷世藏洞)
춘갑봉으로 올라서는 입구에 최 씨 문중의 세장동임을 알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보니 이 지역이 최씨 문중의 세거지(世居地)인 모양이다
춘갑봉은 강릉 시민들이 즐겨 찾는 인기 등산로였지만 제대로 된 이름도 없는 마을 뒷산으로 지내다, 한때 명예퇴직자들이 많이 다닌다는 이유로 '명퇴산'으로 불리기도 했었단다
그러다 2007년 5월 강릉시 포남2동 사무소에서 매일 수백 명의 시민이 찾는 이 등산 코스에 정식 명칭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공모와 의견 수렴을 거쳐 '춘갑봉'이라는 이름을 확정했다고 한다
춘갑봉(春甲峰)이라는 이름에는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산봉우리' 또는 '봄 경치가 으뜸(甲)'이라는 뜻을 담고 있단다
춘갑봉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울창한 소나무 숲이다
인위적으로 가꿔진 소나무가 아닌 자연 그대로의 키 큰 소나무들이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춘갑봉 소나무 숲길은 경사가 완만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걷기에 딱 좋다
춘갑봉 서낭당
춘갑봉의 주산인 춘갑봉 정상에 위치한 이 서낭당은 30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온 유서 깊은 곳이다. 춘갑봉 서낭제 계원들이 매년 음력 8월 중정일(中丁日) 새벽 1시에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위해 정성껏 제를 올리고 있다
(출처 : 현지 안내문)
서낭당 뒤편에는 성황신(마을의 수호신), 토지신(땅을 관장하는 신), 여역신(역병을 퍼뜨리는 신)을 모시고 각 위마다 제상을 따로 마련한다.
왼쪽에서부터 여역지신위(癘疫之神位), 성황지신위(城隍之神位), 토지지신위(土地之神位)
발 씻는 곳
춘갑봉 능선은 경사가 완만하고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부드러워 맨발 걷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겠다
춘갑정(春甲亭)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 탁 트인 조망을 바라보며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다
춘갑정에서 보는 경포호수
솔숲을 천천히 걸으며 심호흡을 해보면 피톤치드가 온몸을 감싸는 기분이 들어 머리가 맑아지는 걸 경험할 수 있다
춘갑봉 산책길은 화려한 편의시설은 없지만, 자연 그대로의 투박함과 따뜻한 정서가 살아있어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비가 촉촉하게 내린 다음 날 진한 소나무 향 속에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새소리를 들으면서 걸으면 신선이 따로 없겠다
(12:57) 춘갑봉을 하산하여 허균, 허난설헌 기념공원으로 향한다
허균, 허난설헌 기념공원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
전통차 체험관
哭子 곡자(아들과 딸을 여의고서...) / 허난설헌
去年喪愛女 지난해에는 사랑하는 딸을 여의고
今年喪愛子 올해에는 사랑하는 아들까지 잃었네.
哀哀廣陵土 슬프디 슬픈 광릉 땅에
雙墳相對起 두 무덤이 나란히 마주 보고 서 있구나.
蕭蕭白楊風 사시나무 가지에는 쓸쓸히 바람 불고
鬼火明松楸 솔숲에선 도깨비불 반짝이는데,
紙錢招汝魄 지전을 날리며 너의 혼을 부르고
玄酒尊汝丘 네 무덤 앞에다 술잔을 붓는다.
應知弟兄魂 너희들 남매의 가여운 혼은
夜夜相追遊 밤마다 서로 따르며 놀고 있을 테지.
縱有腹中孩 비록 뱃속에 아이가 있다지만
安可冀長成 어찌 제대로 자라나기를 바라랴.
浪吟黃臺詞 하염없이 슬픈 노래를 부르며
血泣悲呑聲 피눈물 슬픈 울음을 속으로 삼킨다.
夢遊廣桑山몽 몽유광상산 / 허난설헌
碧海浸瑤海 창해는 요해로 스며들고
靑鸞倚彩鸞 청란은 채란과 어울리는데
芙蓉三九朶 연꽃 스물 일곱 떨기 늘어져
紅墮月霜寒 달밤 찬 서리에 붉게 지네
* '몽유광상산'은 허난설헌의 묘에 시비로 남아 있는 시로, 허난설헌이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것으로 유명한 시이다.
이 시에서 '연꽃'은 허난설헌 자신, 27은 당시의 나이, 마지막 연은 '요절'을 의미한다
조선 중기, 강릉이 낳은 천재 시인이자 비운의 여성 문학가인 '허난설헌(허초희, 1563~1589)은 한국 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는 인물이다
허난설헌은 명문가인 양천 허 씨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의 누나이다.
당시 여성에게 교육을 시키지 않던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깨어 있는 집안 분위기 덕분에 오빠와 남동생들과 함께 글을 배웠다.
8세 때 이미 '광한전 백옥루 상량문'이라는 시를 지어 '신동'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재능을 보였다.
허난설헌의 세 가지 한(恨)과 비극적인 삶
1. 여자로 태어난 것 : 능력을 펼칠 수 없었던 조선의 유교 사회
2. 조선에서 태어난 것 : 여성의 외부 활동이 제약된 환경
3. 김성립과 결혼한 것 : 남편과의 불화와 고무 갈등으로 고통받았다
특히 사랑하는 두 아이를 병으로 연이어 잃고, 친정집마저 정치적 사건에 휘말려 몰락하는 등 개인적인 슬픔이 깊었다
허균, 허난설헌 생가
녹색도시체험센터
강릉 메타버스 체험관
경포천
경포 가시연습지
采蓮曲(채련곡) / 허난설헌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 가을날 깨끗한 긴 호수는 푸른 옥이 흐르는 듯 흘러
蓮花深處繫蘭舟(연화심처계난주) 연꽃 수북한 곳에 작은 배를 매어 두었지요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련자) 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或被人知半日羞(혹피인지반일수) 멀리서 남에게 들켜 반나절이 부끄러웠답니다
충혼탑
경포대(鏡浦臺)
경포대는 1326년(충숙왕 13년)에 강원도 안찰사 박숙정이 현재의 방해정 뒷산(인월사 옛 터)에 처음 지었고,
조선시대 1508년(중종 3년)에 강릉부사 한급이 "경치가 더 잘 보이는 곳"을 찾아 지금의 위치로 옮겨지었으며, 이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경포대(鏡浦臺)라는 이름을 한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거울처럼 맑은 호숫가에 세워진 누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마터면 현재의 경포대는 2023년 4월에 발생한 강릉 지역의 대형 산불로 인하여 다시는 보지 못 할 뻔했었다
당시 강한 태풍급 강풍을 타고 불길이 경포대 바로 턱밑까지 번져 경포대를 둘러싼 소나무 숲까지 불이 붙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경포대에 걸려 있던 숙종의 '어제시' 등 주요 현판들을 떼어내어 인근 오죽헌 박물관으로 긴급 대패시킬 정도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으나
소방대원들과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경포대 주변에 물을 뿌려 '수막'을 형성하고, 불길이 번지지 못하도록 사투를 벌인 끝에 본 건물을 지켜낼 수 있었다
御製詩 어제시 / 숙종(肅宗)
汀蘭岸芷繞西東 물가의 난초 언덕의 지초 동서로 둘러싸고
十里煙霞暎水中 십리 물안개 물속에 비치누나
朝曀夕陰千萬狀 아침 그을음 저녁 그늘 천만 가지 형상인데
臨風把酒興無窮 바람 앞에 술잔 드니 흥은 무궁하구나
* 숙종은 경포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그림을 보고 흥을 이기지 못해 어제시(御製詩)를 남겼다
경포대는 정면 5칸, 측면 5칸의 총 25칸 규모로 흔치 않은 정방형 구조를 띠고 있고, 총 48개의 기둥이 건물을 떠받치고 있으며, 여덟 팔(八) 자 모양의 팔작지붕이 웅장함을 더한다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경포대에서 술을 마시면 다섯 개의 달을 볼 수 있는데
하늘에 뜬 달, 호수에 비친 달, 바다에 비친 달, 술잔에 비친 달 그리고 님의 눈동자에 비친 달을 볼 수 있다고 한다
鏡浦臺 경포대 / 매월당 김시습
萬里扶桑望眼賖 만리 해 뜨는 곳 바라보니 아득한데
蒼波淼淼蘸朝霞 창파는 아물아물 아침 놀에 잠겨 있네
秦皇謾愛三山藥 진시황은 도 넘게 삼신산 약 사랑했고
漢使空浮八月槎 사자(使者)는 헛되이 팔월에 배 띄웠네
白浪滔天鼇背抃 흰 물결 높이 솟아 자라 등을 때리고
紅雲揷地蜃樓斜 붉은 구름 땅에 꽂혀 신기루로 비껴 있네
從今陡覺仙遊壯 이제 문득 신선놀음이 장하게 여겨져
杯視東溟碧海涯 푸른 바다 언덕에서 동해 보며 술잔 드네
(14:34) 탐방을 마친 후 경포대 근처 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