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22:30절 "이 땅을 위하여 성을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서 나로 하여금 멸하지 못하게 할 사람을 내가 그 가운데에서 찾다가 찾지 못하였으므로"
고대 사회에서 '성벽'은 적의 공격을 막아주는 유일한 생명선이었습니다. 전쟁 중에 성벽의 일부분이 무너지면(틈새가 생기면), 군사들은 목숨을 걸고 그 무너진 틈새를 온몸으로 막아서서 적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했습니다.
여기서 '성벽이 무너졌다'는 것은 이스라엘 사회의 죄악으로 인해 영적인 보호막이 가차 없이 깨져버린 상태를 뜻합니다. 에스겔 22장 앞부분을 보면 정치 지도자(고관), 종교 지도자(제사장, 선지자), 그리고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고아와 과부를 학대하고, 뇌물을 받고, 우상을 숭배하는 등 사회 전체가 총체적으로 타락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죄를 심판하셔야 하는 공의로운 분이시지만, 동시에 어떻게든 자기 백성을 용서하고 구원하고 싶어 하시는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하나님, 이 백성이 잘못했지만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라며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 앞을 가로막고 눈물로 중보기도 할 '진정한 지도자 혹은 의인 한 사람'을 찾으셨습니다. 과거 이스라엘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멸망할 위기에 처했을 때, 목숨을 걸고 가로막아 하나님의 마음을 돌이켰던 '모세' 같은 사람을 찾으신 것입니다.
그러나 에스겔 시대의 비극은 그 무너진 틈새에 서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진심으로 회개하고 기도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다들 자기 이익을 챙기기에 바빴고, 거짓 선지자들은 심판이 오는데도 "아무 일 없을 것"이라며 거짓 평안을 외쳤습니다(겔 13장).
결국 막아설 사람이 없었기에, 이 구절 바로 다음 절(31절)에서 하나님의 진노가 불처럼 쏟아지며 예루살렘 성읍은 바빌론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고 맙니다.
이 말씀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무거운 메시지를 던집니다.
내가 속한 곳의 '무너진 데'는 어디인가: 가정, 일터, 교회, 혹은 이 사회에서 영적으로 무너지고 상처 난 곳이 어디인지 보게 합니다.
세상의 타락과 무너진 모습을 보며 비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틈새에 온몸으로 서서 "하나님, 이 땅을 고쳐주시고 긍휼을 베풀어주세요"라고 기도하는 '그 한 사람'이 되기를 하나님은 지금도 찾고 계신다는 뜻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죄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완전히 무너졌을 때, 십자가에서 온몸으로 그 진노를 막아서신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이 구절이 말하는 완벽한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선 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