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귀국선은 더는 오지 않았다
해 지는 비탈에서 하늘을 쳐다보는 이
철모른 모든 파도를 데려다가 울었다
광복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련이었다
추위와 굶주림으로 향수병 앓아가며
버려진, 국적 잃은 채 눌러앉은 땅이다
반세기 망향 속에 박제된 사할린 섬
어둠의 막장에는 한인 징용 희생자들
산비탈 은빛 위령탑 파이프 배 솟았다
날마다 몸에 돋는 엉겅퀴 이파리처럼
칼바람에 휘청이는 눈발의 울컥임은
사무친 그리운 얼굴 낱씨 되어 흩어진다
한 생각 밤이 되고 한생각은 낮이 되는
짧은 여름 햇살이 유모차를 밀고 가고
정박한 배들의 침묵 그 항구는 말이 없다
-《서정과현실》2026 상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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