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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규 시인 시집 『그렇게 했을 것이다』

작성자김수환|작성시간26.06.11|조회수46 목록 댓글 0

독자에게 전하는 말 

 

 

당신 덕분에 간절한 하나의 소원이 이뤄졌습니다 

당신 덕분에 작업 속 캐릭터들이 살아가게 되었습

니다 당신 덕분에 저는 다양한 삶을 이어갈 수 있

었습니다 당신 덕분에 저는 무모하지만 용감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 덕분에 제 과거는

살아있고 앞으로도 살아 있을 것입니다 당신 덕분

에 슬픈 일들은 더 슬퍼졌고 기쁜 일들은 더 기뻐

졌습니다 당신 덕분에 어색했던 신(神)과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당신 덕분에 제 영혼의 한

발은 지상에, 다른 한 발은 공중에 있을 수 있게 되

었습니다 당신 덕분에 저의 세계는 조금 더 밝고 조

금 더 괜찮아졌습니다.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습니

다 

 

 

 

 

1

 

 

달력은 달려오는데 전전 혹은 긍긍으로 

열고 싶지 않았어 숫자는 늘, 불안하니까

잘 우는 사람이 될 거야 오래 남는 1처럼 

 

창문 지우는 여름이 왔어 맘대로 떠난 마음 찾아서  

내 옆 얼굴에 말 걸었지만 무능하게 입 닫을 거야 

침묵에 물 주는 날이거든 벌칙이야 1은 

 

 

 

 

나는 시월의 왕이로소이다 

 

 

맨 처음 어머니께 

받은 건 울음뿐인데 

나 역시 어머니께 

울음만 드리고 가요 

사월에 

시월의 곡조를 더해 

섧고 길게

우시겠죠 

 

가난한 어머니는 

외아들 왕을 잃었습니다 

하늘이 사라지고

꽃과 새는 등을 돌렸대요 

눈물을

먹고 자란 나무들이 

낙엽을

흘립니다

 

말 없는 어머니는 

얼굴을 잃어갑니다

그러나 아직도 여긴

왕의 나라 왕의 땅

모두가

어머니의 얼굴을

닮아가요 어머니 

 

 

 

 

슬픔의 노래

 - chatGPT 풍으로 

 

 

1.

밤에 잠긴 어둠의 시간 손끝에 흘러내리고 

 

눈물이 다하면

눈물이 다 한다면

 

슬픔은 

나를 품에 안고서 

귓가에

노래하리

 

2.

흰 종이에 빨간 펜이 따라가는 길처럼 

 

자정은 어쩔 수 없이 

당신을 향할 것이나

 

세상의

모든 유리창이

말없이

흐느끼리 

 

 

 

 

싱크대

 

 

그들은 말없이 오늘 식기만 문지릅니다 

 

기도하듯 손 모으고 우는 듯 물을 틀고 

 

창문에

얼굴 뺏깁니다

먼 숲에게

눈까지 

 

엎어놓은 국그릇과 세워둔 슬픔 몇 쌍

 

하루내 마를 것이고 곧 다시 젖을 겁니다 

 

등 뒤로 

건성으로 듣는 외로움 

그렇게 오래 

서 있겠죠 

 

 

 

- 시집 『그렇게 했을 것이다』 헤겔의휴일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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