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전하는 말
당신 덕분에 간절한 하나의 소원이 이뤄졌습니다
당신 덕분에 작업 속 캐릭터들이 살아가게 되었습
니다 당신 덕분에 저는 다양한 삶을 이어갈 수 있
었습니다 당신 덕분에 저는 무모하지만 용감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 덕분에 제 과거는
살아있고 앞으로도 살아 있을 것입니다 당신 덕분
에 슬픈 일들은 더 슬퍼졌고 기쁜 일들은 더 기뻐
졌습니다 당신 덕분에 어색했던 신(神)과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당신 덕분에 제 영혼의 한
발은 지상에, 다른 한 발은 공중에 있을 수 있게 되
었습니다 당신 덕분에 저의 세계는 조금 더 밝고 조
금 더 괜찮아졌습니다.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습니
다
1
달력은 달려오는데 전전 혹은 긍긍으로
열고 싶지 않았어 숫자는 늘, 불안하니까
잘 우는 사람이 될 거야 오래 남는 1처럼
창문 지우는 여름이 왔어 맘대로 떠난 마음 찾아서
내 옆 얼굴에 말 걸었지만 무능하게 입 닫을 거야
침묵에 물 주는 날이거든 벌칙이야 1은
나는 시월의 왕이로소이다
맨 처음 어머니께
받은 건 울음뿐인데
나 역시 어머니께
울음만 드리고 가요
사월에
시월의 곡조를 더해
섧고 길게
우시겠죠
가난한 어머니는
외아들 왕을 잃었습니다
하늘이 사라지고
꽃과 새는 등을 돌렸대요
눈물을
먹고 자란 나무들이
낙엽을
흘립니다
말 없는 어머니는
얼굴을 잃어갑니다
그러나 아직도 여긴
왕의 나라 왕의 땅
모두가
어머니의 얼굴을
닮아가요 어머니
슬픔의 노래
- chatGPT 풍으로
1.
밤에 잠긴 어둠의 시간 손끝에 흘러내리고
눈물이 다하면
눈물이 다 한다면
슬픔은
나를 품에 안고서
귓가에
노래하리
2.
흰 종이에 빨간 펜이 따라가는 길처럼
자정은 어쩔 수 없이
당신을 향할 것이나
세상의
모든 유리창이
말없이
흐느끼리
싱크대
그들은 말없이 오늘 식기만 문지릅니다
기도하듯 손 모으고 우는 듯 물을 틀고
창문에
얼굴 뺏깁니다
먼 숲에게
눈까지
엎어놓은 국그릇과 세워둔 슬픔 몇 쌍
하루내 마를 것이고 곧 다시 젖을 겁니다
등 뒤로
건성으로 듣는 외로움
그렇게 오래
서 있겠죠
- 시집 『그렇게 했을 것이다』 헤겔의휴일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