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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어디서 잠드는가/ 최정희 시인

작성자김수환|작성시간26.06.13|조회수22 목록 댓글 0

태양도 제집을 찾아드는 해거름 녘

산은 하나 둘 제 식구를 불러 모은다 

하늘에 흩어져 노닐던 어린 새 돌아오고 

 

마지막 그림자가 조용히 끌어안고 

저무는 저녁 길 걸어 강가로 내려서는 

어머니 자궁 속 같은

물속을 찾아든다 

 

고단한 하루의 피로 말갛게 씻고 누운 

산의 푸른 이마 위로 잠은 설핏 내려앉고 

흰 달빛 어둠 속으로 깊어만 가는데

 

나직한 강물 소리 자장가로 베개 삼은 

고이 잠든 산의 등을 바람이 쓸어주면  

정갈한 꿈길을 따라 

여물어 가는 초록빛

 

 

-《서정과현실》2026 상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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