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도 제집을 찾아드는 해거름 녘
산은 하나 둘 제 식구를 불러 모은다
하늘에 흩어져 노닐던 어린 새 돌아오고
마지막 그림자가 조용히 끌어안고
저무는 저녁 길 걸어 강가로 내려서는
어머니 자궁 속 같은
물속을 찾아든다
고단한 하루의 피로 말갛게 씻고 누운
산의 푸른 이마 위로 잠은 설핏 내려앉고
흰 달빛 어둠 속으로 깊어만 가는데
나직한 강물 소리 자장가로 베개 삼은
고이 잠든 산의 등을 바람이 쓸어주면
정갈한 꿈길을 따라
여물어 가는 초록빛
-《서정과현실》2026 상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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