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에 기대오는 느슨한 아침 햇살
산 너머 저쪽에서 시나브로 오네요
바쁠 게 없어졌어요 살아 있어 슬픈 날
평지를 걷는데도 발이 턱턱 걸려요
잇새도 머리칼도 뼈마디도 성글어요
모든 게 헐거워졌어요 천천히 가라네요
이거 쿡 찔러보고 저거 툭 건드려보던
욕심은 풀이 죽고 패기는 버렸어요
잊어도 부질없네요 눈감아요 잊어요
어설픈 게 더 무섭죠 잡힐 것 같은 그 무엇
해바라기 해를 따라 제자리서 맴을 돌듯
이제는 때가 됐대도 사는 일이 시들해요
-《시조21》2026 여름호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