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례 10 (높은 석축)
구조기술사 백 정 수
제목 : 동명불원 부지 축대
연대 : 1976년
상황 :부산시 남구 용당동 동명불원 부근의 산록에 동명합판에서 택지를 조성할 때에 있었던 일로써 경사지를 정지하는 과정에 설계도면도 없이 너무 높은 석축을 쌓고 있어 허가청에서 안전검토 지시를 했던 것이다.
당시는 동명합판의 사세가 활발히 확장되던 시기여서 사원기숙사 부지로 조성하고 있었는데 허가과정의 행정절차가 뒤따라가는 공사였다. 이 때 허가청에서는 경험해 보지도 않은 8m 높이의 찰쌓기 석축을 40㎝의 깬돌(4각뿔 모양의 면으로부터 꼬리까지의 길이가 40㎝인 깨어 만든 돌)로 부지의 여러 곳에서 쌓고 있었으므로 불안하여 내린 조치였다. 일반적으로는 건설부 제정 시방서에는 높이 3m이상의 석축은 제한하고 있다. 설계도면이 없는 공사를 하고 있어 현장조사로서 도면을 작성하였는데 당시 기준으로 적용하던 석축 표준도와는 전혀 다른 다음과 같은 특이한 구조이었다.
석축의 높이가 8m에 기초폭을 3.75m로 하고 두께가 30㎝인 철근콘크리트 기초판 위에 깬돌 석축을 쌓으면서, 뒤채임을 석축 이면의 기초판 끝에서 수직으로 쇄석을 채웠다. 구조상으로 보아서는 배수 기능이 좋고, 일체는 아니더라도 석축 단면이 육중해 보였고, 넓은 석축면 중에 균열이 2-3개소 있었으나 위험스럽지 않은 미세 균열이었다. 여기에 더욱 가공할 것은 8m 높이의 석축 위에서 4~5m 후방에 6.0m 높이의 석축을 쌓은 2단 석축부였다.
이러한 공법의 공사지휘는 건설분야의 공학을 하지 않은 동명합판의 창업주(강석진옹)였는데 자가공사를 통한 경험과 시련 끝에 채득한 기술로 많은 건축공사와 토목공사를 설계도 없이 집행하였지만 대가없이 이루어 낸 분이다.
안전도 검토 결과 : 오래된 문화 유적지에는 대부분 축대가 있고, 남아 있는 축대는 고전 문화의 시대를 밝혀 내는 역사자료가 되기도 하며 우리 인류생활에서 문화의 척도 이기도 하다. 이러한 축대는 몇 천년이 지나도 건전하게 남아 있을 뿐 아니라 자태가 우아하여 오늘의 관광자원이 되고 있고, 근래에는 콘크리트 옹벽으로 바뀌어 가면서도 외양을 석축으로 보이려고 벽면에 돌문양을 넣고 있다.
콘크리트 보다 수명도 영구적이고 모양도 좋은 석축이 인류문화 발상이래 오늘날까지 사용되어 오면서도 안전성 판단을 하는 해석법이 이론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것과 옛 축대의 설계도가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아마도 경험공학으로만 가능한 구축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고사찰의 높은 축대나 성곽의 축대는 사람의 힘으로 옮길 수 없는 큰돌을 사용하고 뒤채임 돌을 많이 넣어 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동명불원 축대는 작은 깬돌을 쓰고 찰쌓기를 하였으므로 옛 축대와는 다르지만 뒤채임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
역학적인 석축 해석방법은 개개의 돌이 안정한가를 보아야 할 것이고 뒤채임 사석의 횡압력에 석축 자체가 전도와 활동에 안전해야 할 것이며 뒤채임 다음에 있는 토사의 횡압력에 축대 전체가 밀려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또 기초의 지압력에도 지반이 안전한가를 보아야하며 비탈 전체의 원호활동에도 안전해야 한다는 것을 안정조건으로 하여 검토를 하였다. 여기에서는 찰쌓기이므로 깬돌 자체의 안정검토는 생략하고 내부마찰각(Ø)을 뒤채임사석은 40˚, 토사는 35˚로 보고 붕괴선(45˚+ Ø/2)의 영향범위 내에서 횡압력을 구하여 검토한바 상단석축은 안전도가 충분하고 하단 석축의 안전율은 충분하지 않았으나 석축 자체와 축대 전체가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원호활동에도 안전하였다. 석축을 쌓은 후 24년이란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아직 건전하게 남아 있다.
석축이 붕괴되는 원인은 고임돌의 부실로 개개의 돌이 안정되지 못하거나, 돌을 몇 단 쌓은 후 뒤채임을 밀어 넣으므로 석축 뒤가 밀실하게 채워지지 않거나 뒤채임돌 양이 작을 때이고 기초를 작게 만들어 기초가 침하하거나 회전변형을 일으킬 때 일어난다. 대부분의 붕괴현상은 석축높이의 중간부가 배부른 형상으로 휘어져 나오다가 복부가 삐져 나가면서 붕괴된다.
이 석축을 조사하고 검토하면서 더 높은 석축도 안전하게 쌓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이론적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사진 10.1] 석축 전경 (현재도 건재함. 2000.12 촬영)
[그림 10.1] 석축 단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