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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Q&A 게시판

만물에는 다 제자리가 있다?

작성자우야꼬|작성시간20.05.06|조회수37 목록 댓글 0

“곡식을 심어야 할 곳은 부드러운 흙입니다. 땅이 질퍽한 곳을 우리가 걸어가려고 할 때는 그곳이 평평한 돌의 제자리입니다. 축대를 쌓을 때 돌과 돌 사이에 빈틈이 생겼을 때는 그곳이 뾰족한 돌의 제자리입니다. 어린아이가 음식을 먹고 똥을 쌌을 때, 그것이 방에 있으면 오물이라고 하지만, 밭에 가면 거름이라고 합니다. 방에 있을 때는 버려져야 하는 쓰레기가 되지만, 밭에 가면 구해야 하는 거름이 됩니다. 똥이 방에 있으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위치를 바꿔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 만물 중에 필요 없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이 물건은 필요 없다’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 물건이 제 위치에 있지 않는 겁니다.

칼로 무를 썰 때는 칼이 제 위치에 있는 것이지만, 그 칼이 누군가를 찌르거나 손을 다치게 하면 제 위치에 있지 않은 것입니다. 제 위치에 있지 않으면 칼을 흉기라 부르고, 제 위치에 있으면 좋은 도구라고 부르는 겁니다. 물질 자체에는 좋은 도구도 없고, 흉기도 없고, 똥도 없고, 거름도 없습니다. 공(空)입니다. 그것이 제 위치에 있을 때 거름이라 부르고, 도구라 부릅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할 일은 제 위치에 있지 않은 물건들을 제 위치로 옮기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물건들의 제 위치를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이치에 깨어있다는 뜻입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쓰레기들도 제 위치에 두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속의 괴로움도 이치를 모르고 제 위치에 두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마음의 쓰레기인 것입니다.


출처 스님의 하루
https://m.jungto.org/pomnyun/view/8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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