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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Q&A 게시판

선택에 대해

작성자자연|작성시간22.11.06|조회수5 목록 댓글 0

“수행이란 과보가 나쁘다면 아무리 좋아도 딱 멈출 줄 알고, 아무리 싫어도 하는 게 이익이면 딱 할 줄 아는 것입니다. 그래야 좋고 싫고로부터 좀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내가 욕망과 성질에 끌려서 어떤 행위를 해버렸다면 그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돼요. 이미 일어나 버렸는데 그 결과를 안 받아들이니까 괴로울 수밖에 없잖아요. 이미 일어난 건 받아들여야 됩니다.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방법

수행은 뭔가를 안 하는 것만 수행이 아니에요. 우리는 살다 보면 실수를 하게 됩니다. 실수를 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과보를 받되, 그걸 항상 참고하세요. 지혜로운 자는 인생을 살면서 ‘아, 이런 일은 미연에 방지하는 게 낫겠다’ 하고 늘 배움을 얻습니다. 이렇게 하면 본인이 갖는 선택의 자율권이 점점 커져서 결국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있어요. 누구한테 의지하거나 요행을 바라는 게 아니라 자기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됩니다.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었을 때 붓다라고 합니다. 불법을 배우면서 점점 자신의 선택권을 넓혀가는 것이 수행자입니다.

선택권이란 뭘까요? ‘어느 쪽이 선택을 잘한 것일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잔머리를 굴리는 것입니다. 어떤 선택도 잘하고 잘못한 건 없습니다. 잔머리를 굴리는 이유는 선택에 따르는 과보를 안 받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은 취하고 싶지만 그 결과를 안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잔머리를 굴리게 되는 겁니다. 수행자라면 그런 생각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을 안 해요?’라고 하겠지만, 이 말은 생각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잔머리를 굴리거나 자잘한 계산에 빠지지 말라는 뜻입니다.

불법을 알면 점점 삶이 자유로워지고 지혜로워집니다. 살면서 우리는 누구나 잘못할 수 있어요.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 과보를 기꺼이 받아야 해요. 제가 한반도 평화 문제를 얘기하거나 북한 동포를 돕자는 말을 하면 칭찬보다 비난을 많이 받습니다. 세 살 때까지는 꼭 엄마가 애를 키워야 한다고 말하면 젊은 여성들로부터 비판을 많이 받습니다. 그럴 때 ‘이 말을 하면 칭찬받겠지’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이 말을 하면 비난을 받을 것이 예상되지만 그래도 나는 이 길을 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항상 좋은 일을 하고 나면 칭찬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항상 칭찬만 돌아오는 것이 아니에요. 누가 볼 때 좋은 일이냐에 따라서 비난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난도 기꺼이 감수해야 자신의 삶이 자유로워집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비난받을 짓은 많이 하면서 칭찬을 받으려 하죠. 가능성이 별로 없는 일을 바라니까 당연히 괴로움이 많은 겁니다. 또 칭찬받을 짓을 해도 ‘칭찬만 받겠다’ 하고 기대하기 때문에, 비난이 들어오면 괴로워지는 거예요.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비난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좀 억울하죠. 그래서 예부터 욕을 얻어먹으면 명이 늘어난다고 했던 겁니다. 그냥 욕을 얻어먹는다고 명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칭찬받을 만한 일을 했는데도 비난을 받았을 때 명이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옛날에는 복 중에 가장 큰 복이 수명을 연장하는 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것이 바른 길이라면 비난에도 구애받지 말라는 거예요. 그런 관점을 가져야 여러분의 삶이 점점 자유로워집니다.


사실 누구나 칭찬받으면 좋고 비난받으면 싫죠. 마음이 그렇게 일어나는 건 자동 반응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러나 수행자라면 좋다고 들뜨지 말고, 싫다고 움츠러들지 말아야 합니다. 좋고 싫고 하는 감정보다는 어떻게 삶을 사는 게 더 중요한가에 더 중심을 둔다면 우리는 조금씩 더 자유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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