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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Q&A 게시판

술만 마시면 인사불성이 되는 사람과 모임을 갖는 게 불편해요

작성자자연|작성시간22.11.07|조회수8 목록 댓글 0


“제가 참석하는 모임이 몇 개가 있는데요. 그중에 겹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그 사람은 눈치가 좀 없습니다. 술만 마시면 인사불성이 되어서 제가 챙겨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사람이랑 모임을 같이 하는 게 불편해집니다. 그 사람을 빼고 모임을 하자니 왕따를 시키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고, 같이 모임을 하자니 제가 불편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 하셨는데, 저는 모임에 참석하지 말아야 할까요?”

“네! 모임에 참석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모임에 참석해도 문제가 없고요. (웃음)

해결책은 아주 간단합니다.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첫째, 그분과 여러 모임에서 겹친다고 하니까 한 개 정도만 같이하고, 겹치는 다른 모임은 안 나가는 겁니다. 무슨 이유 때문에 그렇게 많은 모임에 나갑니까? 몇 개만 나가면 되죠.


둘째, 모임에 나가더라도 술에 취한 그 사람을 안 챙기면 됩니다. 무엇 때문에 술에 취한 그 사람을 챙깁니까. 술을 먹던, 뻗던, 내버려 두고 내 일을 하면 됩니다.

그러니 이것은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고 질문자의 문제입니다. 모임에 안 가도 되는 것을 굳이 가고, 그 사람을 안 챙겨도 되는 것을 굳이 챙기면서, 마치 그 사람이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한마디로 질문자가 자기의 상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의 눈의 티끌은 보고, 제 눈의 대들보는 못 보는 꼴이에요. 주제넘게 관여를 해 놓고, 마치 그 사람의 문제인 것처럼 하는 것은 수행자로서는 올바른 관점이 아닙니다.

고민할 것이 없어요. 그 사람을 챙기는 게 힘들면 안 챙기면 됩니다. 내가 그 사람의 부인도 아니고, 자매도 아니고, 딸도 아니고, 엄마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챙겨요? 챙기고 싶으면 챙기고, 챙기기 싫으면 안 챙기면 되는 일을 갖고 질문자가 굳이 챙기고 있는 겁니다. 그러고는 마치 그 사람이 문제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데, 관점을 잘못 잡고 있는 겁니다.”

“잘 들었습니다.” (웃음)

“이런 것을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그 사람이 주책바가지가 아니라 질문자가 주책바가지예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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