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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와 대기업 중소기업 취업 문제에 대해

작성자자연|작성시간23.01.12|조회수34 목록 댓글 0

고독사가 점점 늘어나서 마음이 아파요

“저는 작년에 ‘고독사법’이 새로 제정되면서 고독사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됐는데요. 50대와 60대가 가장 많이 고독사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가운데 청년들도 자살로 인해서 고독사를 한다는 게 굉장히 마음이 아파요. 왜냐하면 저도 아이 둘을 키우고 있거든요. 그런데 최근 기사들을 보면 20대와 30대가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어려워서 2개 내지 3개의 직업을 가지고 뛰는데도 연봉이 2000만 원 미만이고, 이웃 나라인 일본도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많이 고민했어요. 결론은 전법을 많이 해서 한 명이라도 더 건강한 가족 구성원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점점 더 살기 힘들어지고 있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고독사가 최근에 많이 늘어난 이유는 1인 가구가 많이 늘어난 것에 따른 결과라고 보셔야 합니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혼자 죽는 사람의 수가 갑자기 늘어난 게 아니고, 혼자 생활하는 가구가 옛날엔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40퍼센트까지 되다 보니까 고독사가 늘어나는 결과가 생겨나는 겁니다. 혼자 살다 죽으니까 아무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고, 냄새가 나거나 연락이 안 되어서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이미 죽어있는 거죠.

이런 일은 갈수록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데에 비례해서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고독사의 증가가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독해서 죽는 것이 고독사가 아니고, 죽는 걸 아무도 옆에서 모르는 것을 고독사라고 해요. 1인 가구가 늘어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살이 늘어난 이유는 정신질환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청년들의 생활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그러나 실제로 생활이 어려운 건 아닙니다. 30년 전에 제가 문경에 처음으로 수련원을 지을 때만 해도 1인당 하루 일당이 여성은 3천 원이고 남성은 5천 원이었어요. 그래서 문경 수련원에 백화암이라는 작은 암자를 지을 때는 아주머니에게 3천 원을 드리고, 아저씨에게 5천 원을 드렸습니다. 그것도 비싸다고 생각해서 고용을 못 할 때도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세 명이 땅을 파고 등짐을 져다 나르면서 조그마한 암자를 지었거든요. 지금 물가가 올랐다 하더라도 지금의 인건비는 그때보다는 굉장히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젊은이들이 살기가 어려워진 이유는 생활 조건의 변화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한 방에 다섯 명씩 살다가 결혼하면 셋방을 얻어서 살아도 둘이서 살 수가 있었어요. 그러니 결혼하면 생활 조건이 좋아지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부모가 사는 집에서 자기 방 하나씩 다 가지고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넓은 응접실을 갖고 삽니다. 그러니 결혼을 하게 되면 생활공간이 다시 좁아지게 되는 거예요. 열에 아홉은 결혼하기 전에 살던 공간보다 결혼한 후에 사는 공간이 더 좁아지는 거예요. 그리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일이 더 많아져요. 부모님과 살 때는 방도 넓고, 밥도 엄마가 해주고, 빨래도 엄마가 해주잖아요. 젊은이들이 결혼을 안 하는 이유는 이성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고, 결혼하면 생활 조건이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부모님 집에 사는 것이 방도 넓고 생활도 편하기 때문에 결혼 연령이 자꾸 뒤로 늦어지는 거예요.

또 자동화가 자꾸 이루어지니까 아주 소수의 직업만 고액을 받고, 나머지 대다수 직업은 저임금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열 명 중에 한두 명 갈 수 있는 곳에 몰리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다수의 생산직은 아무리 사람을 구해도 사람이 없어서 문제라고 해요. 이런 현상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노동자 사이의 임금 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져서 생기는 거예요. 그러면 국가가 임금 격차를 줄여 줘야 하는데, 국가는 그런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 않죠. 시간이 흐를수록 빈부격차는 자꾸 늘어나니까 기업에서는 노동력이 더욱 부족하고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는 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빈부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야 하는데 국민은 제도를 바꿀 수 있는 정치에 별 관심이 없어요. 패를 나눠서 싸우기만 하고, 정치인들은 그저 권력 잡으려는 이권 투쟁만 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국가의 성장 동력이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일본처럼 되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점점 일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압박해서 이익을 많이 남기는 구조입니다. 대기업 노동자 입장에서는 연봉이 1억이라도 기업이 가지는 이익에 비해서 적게 분배받는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노동 투쟁을 하는데 일반 국민들이 볼 때는 공감이 안 되는 거예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기업이 중소기업으로부터 과도하게 이익을 가져오지 말고 중소기업과 이익을 일정하게 나눠야 합니다. 그러면 대기업 노동자도 기업이 갖는 이익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더 내놓으라고 투쟁을 안 할 거예요. 중소기업에 이익이 많이 돌아가면 중소기업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월급도 더 많아지겠죠. 그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좀 줄어들면 대기업에만 청년들이 몰리는 문제가 덜해질 겁니다. 그런데 이걸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에요. 사람들이 다 자기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여러분이 보기에는 억울하고 분한 문제지만 세상에 일어난 일은 다 자연 현상처럼 원인에 따른 결과가 있을 뿐이에요. 겨울에 기온이 떨어지면 추위를 느끼고, 여름에 기온이 오르면 더위를 느끼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세상 문제를 두고 너무 속상해할 것도 없어요. 살기가 점점 어려워지면 사람들이 더 악을 쓰게 되죠. 그러면 상황은 더 나빠지고, 사회가 정체하다가 후퇴하기 시작합니다. 역사가 죽 그렇게 왔잖아요. 계속 성장만 할 수는 없는 거예요. 성장하면 안주하게 되고, 안주하면 분열하고, 분열하면 다시 후퇴하는 게 세상이에요. 이것을 ‘성주괴공’, ‘흥망성쇠’라고 합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그래도 조금이라도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를 지키고, 빈부격차를 줄이고, 인권을 존중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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