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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Q&A 게시판

불교를 믿고 봉사를 하는데 집안에 어려움이 생겨요. 왜죠?

작성자자연|작성시간23.02.15|조회수9 목록 댓글 0


“저는 담마를 공부했고, 부인과 함께 봉사활동도 하고 있고, 사회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집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두 번이나 수술을 하게 되었고, 형은 척추가 안 좋아서 3년 전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외에도 계속 집안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청정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도 왜 이러한 어려움이 계속 생기는지, 제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그런 것인지, 어떤 벌을 받아서 그런 것인지, 스님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그건 전생의 죄도 아니고, 벌도 아닙니다. 그냥 사고가 났고, 병이 생겼을 뿐입니다. 불교를 믿으면 이런 병이 안 생기고 사고도 안 난다고 생각하는 건 복을 구하는 마음입니다.


담마는 이런 일이 생기든 저런 일이 생기든 그것에 구애받지 않는 것입니다. 다리가 부러지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됩니다. 그때는 ‘두 다리가 다 부러졌으면 큰일인데 그래도 한 개만 부러져서 다행이다’ 하고 웃어야 합니다. 그러니 담마는 날씨를 따뜻하게 하거나 춥게 하는 게 아닙니다. 날씨가 더우면 옷을 벗고, 날씨가 추우면 옷 하나를 더 입는 것입니다. 즉, 날씨가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내가 그것에 구애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담마입니다.

병이 나면 치료받으면 되고, 죽음이 찾아오면 죽으면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습니다. 여기 안 죽는 사람 있어요? 다만 조금 먼저 가거나 조금 늦게 갈 뿐입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이 니르바나(Nirvana, 열반)이지, 안 죽는 게 니르바나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죽을 필요도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아직 담마를 배우는 게 아니라 불교를 믿고 복을 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좋은 일을 해서 뭔가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라고, 다음 생에 좋은 곳에 태어나기를 바라고, 복을 받겠다는 생각을 하잖아요. 그건 윤회의 삶입니다.

니르바나(Nirvana, 열반)는 이런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일이 생길 때마다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면서 거기에 놀아나는 게 아니라, 이런 일이 생기든 저런 일이 생기든 그것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니르바나입니다.

만약 봉사하면 돈도 많이 벌고 사고도 안 난다고 하면 봉사를 계속하고, 봉사를 해도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면 이제 봉사활동을 그만둘 거예요?”

“그래도 계속할 겁니다.”

“내가 봉사활동을 했다고 해서 사고가 안 일어나고, 봉사활동을 안 했다고 해서 사고가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옛날에는 왕이 부인을 두고 다른 여인을 만나면 하늘이 노여워해서 비가 안 온다고 믿었어요. 그런데 그런 이유 때문에 비가 오고 안 오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건 다 비가 내리는 원리에 대해 잘 모를 때 하는 생각입니다. 마찬가지로 세상의 이치를 잘 모를 때 이런 일을 하면 복을 받고, 저런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 건 다 뭘 잘 모르는 옛날에 하던 생각입니다. 무지의 시대에 사람들이 하던 생각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거예요.


그러니 남을 도우면 나중에 복을 받기 때문에 남을 돕는 게 아니라, 지금 내가 남을 외면하는 것보다 돕는 것이 나한테 좋기 때문에 남을 돕는 겁니다. 만약 내생에 복을 받기 위해서 남을 도왔는데 복을 안 받으면 내가 속은 게 됩니다. 그러면 내가 괴로워져요. 담마는 이런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단야바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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