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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Q&A 게시판

이사를 반대하는 시어머니, 어떡하면 좋죠?

작성자자연|작성시간23.02.19|조회수10 목록 댓글 0


“저희 아들이 4월에 결혼할 예정입니다. 직장과 가까운 아주 적당한 곳에 신혼집을 구했는데, 저희 시어머니께서 그 집은 안 된다고 하십니다. 대장군이 서쪽에 있어서 서쪽으로 이사를 가면 안 된다고 노발대발하시는데요. 아들이나 저희 부부는 문제 삼지 않고 일을 추진하려고 하는데 시어머님의 성화가 걱정입니다. 어머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머님을 편안하게 해 드릴 수 있을까요?”

“어떤 일이든 ‘안 된다’ 할 때는 될 수 있는 비상 대책이 있습니다. 그걸 ‘비방(秘方)’이라고 합니다. 어머님이 다니시는 절이 어느 절인 지, 어머님이 믿을 수 있는 스님이 어느 스님인지 알아보고, 그 스님을 찾아가서 이사를 해도 되는 부적을 한 장 써달라고 해보세요. 돈을 좀 써야 됩니다. 돈을 좀 드리고 부적을 한 장 받아서 어머니께 보여드리면서 이렇게 말해 보세요.

‘어머님이 다니시는 절에 그 스님이 이렇게 부적을 써서 부착하면 어디를 이사 가도 괜찮다고 합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 어머니를 안심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게 맞느니 맞지 않느니 하는 얘기는 만 번 해봐야 어머니의 마음에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늙으신 어머니의 생각을 바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이미 집을 구해놨는데 그 집을 포기하고 다른 쪽으로 이사를 가려면 경제적 손실이 큽니다. 그러니 비방을 한번 써보면 어떨까 싶어요.”

“네,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돈을 조금 쓰세요. (웃음) 구해 놓은 집을 물리는 것보다는 그 방법이 돈이 적게 들 겁니다. 그렇게 해서 어머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드리는 게 좋습니다. 부적을 쓰면 사고가 안 난다는 게 아니에요. 살다 보면 사고가 날 수도 있고, 병이 날 수도 있죠. 그런데 안 된다는 것을 했는데 사고가 나면, 어머니가 ‘봐라, 가지 말라는 데를 가서 사고가 났다’ 하면서 계속 분란이 될 소지가 있습니다. 그러니 부적의 효과가 있느니 없느니 이런 걸 따지지 말고 어머니가 믿으시는 게 뭔지를 알아보세요. 어머니를 설득할 수 있으면 좋은데 현실적으로 그건 어려우니까, 부적을 쓰든지 비방을 써서 일단 어머니와 타협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 손자가 부적을 딱 가슴에 붙이고 다니겠다고 약속을 하든지, 아니면 집에 붙여 놓겠다고 약속을 하든지요. 그래서 어머니가 ‘그 정도면 됐다’ 할 수 있게 안심시켜 드리는 게 좋습니다.”

“네. 어머니 마음을 편안하게 해 드리기 위해 돈을 좀 써보겠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큰돈을 쓰면 안 돼요. 반대로 돈을 하나도 안 쓰고 공짜로 먹으려고 해서도 안 됩니다. 어머니에게 선물을 사드리는 수준의 상식 범위 안에서 쓸 수 있는 돈은 써도 된다는 거예요. 협박에 넘어가서 수 천만 원을 쓰거나 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어머니가 믿는 곳에 가서 방법을 찾아보세요. 절이든 점집이든 어머니가 믿을 수 있는 곳이라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믿음에 해당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뭐든지 ‘안 된다’ 할 때는 항상 비방이란 게 있습니다. 비방은 돈이 조금 든다는 차이 밖에 없어요. 장례식을 치를 때도 3일 장이나 5일 장을 해야지 4일 장은 하면 안 된다고 하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4일장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지관한테 돈을 조금 주고 비방을 물으면 알려줍니다. 이게 다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자고 하는 것이니까요. 가족들을 위로하거나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식사 한 끼 하듯이 그렇게 가볍게 하시면 됩니다. 노인이 진실을 깨우치는 건 좀 어려운 일이에요. 노인에게는 맞추는 게 좋습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모범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고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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