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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Q&A 게시판

부처님은 깨닫고 나서 왜 속세로 돌아가지 않으셨나요?

작성자자연|작성시간23.03.08|조회수23 목록 댓글 0


“I wonder why Buddha didn't return to secular or home life after attaining enlightenment but continued to live as homeless and built his monastic order. Couldn't he have tried to become a good king, honorable, generous, wise, who really watches out for his people? I am asking this question because unlike Buddha or Jesus teaching, think I was taught to achieve both, success & happiness. I understand there is no end to the desires, however I am not sure if I can be happy being homeless either.

Is worldly success and being happy mutually exclusive? And Given someone like Buddha had to leave home to attain enlightenment, am I being greedy wanting to be happy and free without giving up any worldly possessions? What do I need to do if I want to really wake up, not just trying to avoid a nightmare?”

(저는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은 후에도 속세로, 가정생활로 돌아가지 않으시고 왜 걸식을 하고 상가를 구성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명예롭고, 관대하고, 지혜로운 전륜성왕이 되어 정말로 백성들을 살피는 왕이 되실 수는 없으셨을까요? 저는 부처님과 예수님의 가르침과 달리 성공과 행복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고 배웠던 것 같습니다. 욕망은 끝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저는 집을 떠나서 행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습니다.

과연 세속적인 성공과 행복은 상호 배타적인 걸까요? 그리고 부처님 같은 분도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집을 떠나야 했던 걸 보면, 제가 어떤 세속적인 소유물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행복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욕심일까요? 악몽을 피하려고만 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깨어나고 싶다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질문자가 그렇게 살고 싶으면 그렇게 살면 돼요. 왜 부처님의 삶을 시비합니까? 세속에 사는 질문자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남의 집에 가서 얻어먹으면서도 먹는 문제로 괴로워하지 않으셨습니다. 질문자는 부처님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 속에 살고 있잖아요. 형편이 아무리 나빠져도 부처님보다는 잘 먹지 않겠어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먹는 문제로는 어떤 불평불만도 없어야 해요. 부처님은 길거리에 버려진 천으로 몸을 가렸습니다. 질문자가 입고 있는 옷은 그것보다 좋잖아요. 앞으로 아무리 가난해져도 부처님보다는 좋은 옷을 입을 거 아니에요? 부처님은 나무 밑이나 동굴에서 살면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질문자가 가난해져서 텐트에서 살더라도 부처님보다는 좋은 잠자리가 아닐까요? 부처님은 혼자서 살았습니다. 그러니 가족이 떠났거나 죽는다고 해서 괴로울 일이 없잖아요. 부처님은 어떤 지위도 없이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자가 가졌던 모든 지위가 사라져도 괴로울 일이 없지 않을까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한다면 지금 이대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 괴로울 일이 없어요. 무엇을 더 해야 행복해진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부처님이 가르친 내용과 달라요. 이대로도 좋고, 변화가 생겨도 좋습니다. 집이 커져도 좋고 작아져도 좋습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집이 더 커야 하고 지위도 더 높아져야 하고 입는 옷도 더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해탈의 길이 아니에요.

부처님은 왕위를 입에서 뱉은 가래침처럼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처님은 출가하기 전에 다 누려봤어요. 맛있는 것도 먹어보고 좋은 옷도 입어봤지만, 꼭 좋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부처님은 밥은 얻어먹고 잠은 나무 밑에서 자야 한다고 하신 게 아니에요. 먹고 입고 자는 것에 구애받지 말고 괴로움 없이 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질문자가 왕궁을 갖고 싶으니까 ‘부처님이 왕궁으로 돌아가면 안 되나?’하고 생각하는 겁니다. 질문자가 갖고 싶으면 가지면 됩니다. 다른 사람을 문제 삼을 필요는 없어요. 그것은 마치 저에게 ‘스님은 왜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삽니까?’하고 질문하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혼자 잘 살고 있는데 왜 시비를 합니까? 질문자가 결혼을 하고 싶으면 결혼해서 잘 살면 됩니다. 저는 질문자에게 결혼하지 말라고 하지 않잖아요. 다른 사람을 보지 말고 자기 삶에 집중하고 충실했으면 좋겠습니다.”


“I'm not really complaining about what Buddha did, and I'm nowhere near unhappy. I'm generally happy with where I am. But my question is more about achieving what I want to achieve. I'm grateful for what I have and everything I've received, but at the same time, it actually requires effort and resources to maintain my financial stability, happy marriage, and relationships with others. These are the things I continue to focus on and put my energy into. When I listen to Buddha's teachings, sometimes they feel like there's a lot of convergence stories. For example, from the Jungto Dharma School, I'm like, am I missing something? What am I missing that those people who abandon everything and follow Buddha got? It's just more of a question than complaining about his teachings or his lifestyle.”

(네, 제가 부처님이 하신 일에 대해 불평하는 건 아니에요. 저는 현재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달성하고 싶은 것에 대해 질문하고 싶은 점이 많은데요. 저는 제가 가진 것과 받은 모든 것에 감사하며, 동시에 재정적인 안정, 행복한 결혼,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것들에 대해 저는 계속해서 집중하고 에너지를 투여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을 때, 불교대학에서도 그렇고 교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는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부처님을 따르며 모든 것을 버리고 가는 사람들과는 무엇이 다른 건지 궁금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생활 방식에 대한 불만이 아닌 질문입니다.)

“뭔가 놓치고 있어요.” (웃음)


“I've been trying to figure out for a long time what it is I'm missing, and that's what I'm asking you. It's really hard to figure out myself. One day, I feel like I've got it, and the next, I feel totally lost.”

(저는 오랫동안 무엇이 부족한지 찾아내려고 해 왔어요. 그게 바로 제가 여쭤보고 싶은 내용이에요. 제 자신을 파악하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어느 날은 이해가 되는 것 같고, 다음 날은 완전히 헷갈리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만약 질문자가 교통사고가 나서 신체의 일부를 못 쓰게 되었다면 그래도 편안할까요?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편안할까요? 회사가 부도가 나서 재산이 다 없어져도 편안할까요? 늙어도 편안할까요? 얼굴에 화상을 입어도 편안할까요? 그래도 편안하다면 놓친 게 없어요. 그런 일이 없어야 편안하다고 생각한다면 ‘조건부 편안함’입니다.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유리그릇 같은 편안함이에요. 질문자는 깨지지 않은 상태니까 편안한 거예요. 지금은 ‘뭐, 이 정도면 됐지!’라고 하지만 저런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과연 편안할까요? 부처님은 얻어먹어도 편안했고, 길거리에서 자도 편안했고, 다 떨어진 옷을 입어도 편안했습니다. 남이 나를 욕한다고 해도 편안했습니다. 편안하니까 남이 뭐라 말하든 상관하지 않았어요. 굳이 잘 먹으려고 애쓸 일도 없었습니다. 몸만 유지하면 되지 남에게 잘 보일 이유가 뭐가 있어요? 꾸밀 일이 없잖아요. 나만 완전하면 되지 남에게 잘 보여서 뭐 하려고요?

그래서 질문자가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거예요. 조건이 조금만 변해도 언제든 깨지기 쉬운 행복은 지속 가능한 행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아요. 수행이란 ‘언제 어떤 상황이 되어도 나는 괴로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가?’를 탐구하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부처님도 젊었을 때 왕자로 사는데 생활에 뭐 특별한 문제가 있었겠어요? 그런데 ‘늙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죽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만약 내 나라가 외국이 침략해서 다 몰살당하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끊임없이 탐구했습니다. 실제로 이후에 석가족은 대국의 침공을 받아서 다 몰살당했죠. 출가한 사람들만 살아남고 세속에 있던 사람들은 다 살해당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괴로움 없이 사는 경지를 해탈과 열반이라고 합니다. DNA 검사를 했더니 내 딸이 아니었다거나,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거나 하는 문제는 별문제가 아니에요. 세상에 수많은 남녀가 몰래 바람을 피우기도 하면서 어우러져 살고 있습니다. 바람피운다고 알면 피운 게 되고 모르면 바람피우는 데도 아닌 게 됩니다. 또 바람피우지 않았는데 내가 그렇게 생각하면 또 바람피운 게 됩니다. 그런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내 딸인 줄 알고 살아왔는데 어느 날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때 혼란이 옵니다. 그런데 만약 딸이 ‘나는 아빠 딸이 아니야!’라고 말한다면 ‘오, 그래, 잘됐네! 그럼 너와 내가 싸울 일이 없겠네.’라고 말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냐는 거예요. 질문자는 조건부 편안함을 목표로 하니까 ‘이만하면 됐지, 뭐 특별히 문제 될 게 있는가?’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놓쳤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놓친 줄은 언제 알게 될까요? 지금은 알 수가 없어요. 잠꼬대하는 사람이 꿈에서 깨어나야 그것이 꿈인 줄 알듯이 유리그릇이 깨져야 자기가 놓친 줄 알게 되겠죠. 그렇다고 굳이 유리그릇을 깰 필요는 없어요. 설령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수행을 하는 겁니다.”

“Yeah, I think I've got it, so I think I can deal with it when it comes to me. I don't really have to worry about those hypothetical concerns, but I just need to try to be happy where I'm at. And, yeah, I may not welcome the suffering, but at the same time, I think I should be able to deal with it. Thank you.”

(네, 이해가 된 것 같습니다. 상상 속의 걱정을 멈추고 실제 상황으로 닥치면 그때 해결하면 되겠네요. 지금 있는 곳에서 행복하려고 노력하면 되고요. 고통을 반기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감당할 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괴로움이 어디서 오는 게 아니에요. 그런 일이 일어나도 괴로울 일이 없는 것입니다. 괴로운 일, 좋은 일, 이렇게 ‘일’을 부쳤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내 생각일 뿐입니다. 수행이란 어떤 일이 일어나도 괴로울 일이 없다는 관점을 가지는 거예요.


지구 전체를 생각하면 나이 든 사람들은 죽어야 합니까, 아니면 계속 살아야 합니까? 가을이 되면 잎이 떨어져야 합니까, 아니면 계속 붙어 있어야 합니까? 우리가 원하는 일이 일어난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반드시 과보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면서도 자기를 죽이는 사람들을 향해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말하셨습니다. 그런 하나님의 심성을 배워야 해요. 부처님은 가진 것 하나 없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면서 평생 고통받는 중생을 교화하며 사셨습니다. 부처님과 비교해 보면 우리는 훨씬 더 좋은 조건 속에 살고 있어요. 그러니 괴로울 일이 없습니다. 어쩌면 부처님은 우리에게 그 가르침을 온몸으로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Sunim, you actually remind me that I should just wake up instead of asking you how to wake up. I probably didn't want to wake up, so thank you so much for the reminder. And I want to take this opportunity to really show gratitude for everything that you do for Korean society, as well as everyone here and for global society. Thank you.”

(스님, 깨어나는 법을 묻지 말고 그냥 깨어나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마 깨어나기를 원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 이 자리를 빌어 스님께서 하는 모든 일과 한국사회, 여기 모든 분들, 그리고 세계사회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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