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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Q&A 게시판

모든 조건에서 자유로워 지는 길 (4가지 조건)

작성자자연|작성시간23.07.26|조회수6 목록 댓글 0

하기 싫은 마음이 일어날 때 어떻게 수행해야 하나요?


“요즘 저의 마음 상태를 살펴보니 교육에 참가하기 전에 항상 싫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그러나 교육을 마칠 때에는 교육에 참가하기를 참 잘했다고 느낍니다. 이런 패턴이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번에 전법활동가 교육을 받을 때 방대한 사전 학습 내용과 긴 회의 시간에 대해 싫은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전법활동가 교육을 마치고 나서는 교육받기를 참 잘했다고 느꼈고 감사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특히 도반들의 체험담이 감동적이었고 저한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은 불교대학 진행자 소임을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하기 싫어하는 마음이 계속 일어날 때 어떻게 수행을 해야 할까요?”

“수행이라는 것이 다른 것이 아니에요. 수행을 거창하게 생각하거나 너무 신비주의적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외부적으로는 갈 수 있는 조건과 갈 수 없는 조건이라고 하는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가고 싶은 나의 욕망과 가기 싫은 나의 욕망이라고 하는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양쪽을 조합하면 경우의 수가 총 네 가지가 나옵니다. 가고 싶은데 갈 조건이 되는 경우, 가고 싶은데 갈 수 없는 조건이 되는 경우, 가기 싫은데 꼭 가야만 하는 경우, 가기 싫은데 안 가도 되는 경우, 이렇게 네 가지 경우가 발생할 수 있죠. 가고 싶은데 갈 조건이 되는 경우와 가기 싫은데 안 가도 되는 경우는 아무런 문제 자체가 안 됩니다.

문제가 되는 경우는 나머지 두 가지입니다. 가고 싶은데 갈 수 없는 경우와 가기 싫은데 꼭 가야만 하는 경우입니다. 두 가지 경우에 처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괴로워합니다. 갈 수 없는데 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붙들고 있으니 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는 가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모든 욕구를 다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욕구대로 할 수 없는 조건인데 욕구가 계속 일어나면 괴로움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그럴 때는 욕구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가기 싫은데 가야만 하는 조건이라면 가기 싫은 마음을 내려놓아야 괴로움이 없어집니다.

만약에 하고 싶은데 능히 멈출 수 있고, 하기 싫은데 능히 할 수 있는 연습을 계속하면 어떻게 될까요? 모든 조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가고 싶으면 가도 되고, 갈 수 없는 조건이면 안 가도 되고, 하기 싫은데 해야 될 일이면 능히 해버리고, 안 해도 될 일이면 안 해도 되고, 4가지 조건에서 다 자유로워집니다. 이것을 해탈이라고 합니다.


아무런 수행을 안 해도 두 가지는 저절로 됩니다. 나머지 두 가지가 문제 되는 겁니다. 두 가지는 문제가 되고, 두 가지는 저절로 되기 때문에 즐거움과 괴로움이 되풀이되는 겁니다. 나머지 두 가지가 문제 되는 것을 해결해 버리면 괴로움이 사라져 버립니다.

아침에 잃어나기 싫으면 더 자도 됩니다. 그런데 일어나기가 너무 싫지만 벌떡 일어나서 기도를 하고 나서 돌아보면 ‘일어나기를 참 잘했다’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하기 싫은 마음에 사로잡혀서는 안 되겠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먹고 싶다고 먹었더니 배앓이를 했다면 ‘먹고 싶지만 능히 멈춰야겠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수행이란 이렇게 경험을 통해서 하기 싫은 마음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일어나기 싫은 마음이 일어나지만 능히 일어나 버리는 것을 몇 번 경험하면 인생이 점점 자유로워집니다. ‘싫은 마음이 안 일어나도록 해주세요’ 하고 질문하는 분이 있는데 그건 불가능합니다. 습관이 이미 그렇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저항감이 늘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하기 싫었는데 하고 나니 참 좋더라’

이런 경험들이 자꾸 쌓이면 하기 싫은 마음이 일어나도 거기에 별로 구애를 받지 않게 됩니다. 저도 매일 아침마다 풀을 뽑고, 수확을 하고, 농사일을 하고 있는데, 자고 일어나서 눈을 뜰 때는 항상 피곤합니다. 물론 잠을 더 자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일어나서 땀 흘리고 일을 하면 건강이 점점 좋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병이 들 정도로 무리를 하면 안 되겠지만, 일상적으로 농사일을 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도 좋고, 운동 효과도 있습니다. 그러니 조금 피곤해도 벌떡 일어나는 것이 낫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조금씩 체험해 나가는 것이 자유로 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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